작별하지 않는다 (눈꽃 에디션)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작별인사만 하지 않는 거야. 정말 작별하지 않는 거야?˝(192쪽)

˝그 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311쪽)

느릿느릿 전개되는 이야기는 중후반부터 거센 눈보라처럼 몰아칩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아픔을 갖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손가락을 절단 당한 사고를 당했음에도 자신의 새 아마의 생명을 생각하는 인선과 생을 끝내고 싶을 만큼의 우울감에도 인선의 부탁으로 제주까지 가게 되는 경하. 죽음의 세월을 지나 온 인선의 어머니 이야기는 그렇게 독자에게 가닿게 됩니다.

그 날의 증언은 제주 방언으로 기록되었기에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순 없었지만 신기하게도 그 비통함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소중한 이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사람은 황망한 마음을 뒤로 한 채, 계속 살아내야 하는 고통과 마주합니다. 그이들을 기억하는 것, 그건 남은 이들의 숙명이겠지요.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떠나간 무수한 사람들. 기억해야 할 아픔의 역사들은 우리와 작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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