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주제가 흥미로워서 읽었다. 저자는 박원순 성폭력 사건, 조국사태, 추미애와 윤석열의 분쟁, 김어준, 유시민 등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문재인정부 이후 자주 목격된 내로남불 정치를 비판한다.참 이상했다. 분명 이명박근혜 정부 때는 불합리함을 성토하며 비판했던 동지가 어느샌가 문정부를 엄호하고 보호하고 나섰다. 누군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으면 적폐로 몰아가고 조리돌림을 하고는 문재인정부와 그 인사, 민주당에 대해 비판할 수 조차 없게 만들었다. 참혹 그 자체였다. 나 역시 ˝내 의견을 말 했다가는 저렇게 조리돌림 당하겠지˝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그래도 가끔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때면, 감성에만 호소하는 그들과 더 이상 이성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조롱의 단어였던 ‘문빠‘는 문빠 그룹이 전유하여 스스로의 정체성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는 내놓고 정치 팬덤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언젠가부터 한국정치는 팬덤싸움으로 변질되고 말았다.독재로부터의 투쟁으로 민주화를 이끌어냈다는 자긍심은 586세대를 관통하는 핵심 정신이자 집단의식이다. 그들만의 특별한 역사적 경험은 태극기부대가 이념갈등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갖게된 반공의식과 다르지 않다. 두 그룹 모두 그들만의 경험을 토대로 믿고싶은대로 믿고 보고싶은대로 보고 있다. ˝모든 광신자는 똑같은 붕대로 눈을 가리고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586정치인들과 그의 추종자들은 태극기부대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저자는 더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은 사실들을 언급하며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정치 상황에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반복되는 내용에 읽다가 흥미가 떨어지긴 했지만 주제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