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궁에 다녀온 선비 - 한국고전번역원과 함께하는 금오신화 교과서에서 쏙쏙 뽑은 우리 고전 1
한교원 지음, 김언희 그림, 김시습 / 생각의나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굉장히 오랫만에 읽는 우리고전소설이다.

학교다닐때 김시습의 <금오신화> 이렇게 짝지어 시험문제 답안지용으로 외워는 봤어도 직접 그 소설을 읽게 될지는 몰랐다. 김시습이 언제쩍 사람인가! 더구나 최초의 한문소설이라는데, 그 내용과 문체가 얼마나 따분하고 지루할까? 

막상 읽어본 <금오신화>는 내 예상을 뒤엎고 슬픈 사랑이야기와 인생의 무상함을 남겨주는 의미있는 책이었다. <용궁에 다녀온 선비>는 금오신화에 담겨있는 총 5편의 소설 중 세가지만을 뽑아서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김시습이 어떤 인물이며, 그 시대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책 속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나 고사성어들, 그 외 궁금한 부분들을 따로 정리하는 등 여러가지로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이 책에는 저승길에서 만난 남녀(만복사저포기),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이생규장전), 용궁에 다녀온 선비(용궁부연록) 이렇게 3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저승길에서 만난 남녀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슬픈 사랑이야기다. 왜! 왜! 해피엔딩이 아닐까?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아팠다. 용궁에 다녀온 선비 이야기는 학식이 높은 선비가 그 학식덕에 용궁에 다녀온 이야기다. 그는 용궁에 다녀온 후 아무도 모르게 자취를 감췄다. 그의 이야기를 믿어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 읽고 나면 김시습의 생애가 글 속에 담겨있는 듯 하다. 뛰어난 학문적 재주가 있었으나, 단종의 비극적 삶을 보면서 그는 중이 되어 세상을 떠돌아 다녔다. 너무나 사랑했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는 만복사저포기와 이생규장전, 그리고 뛰어난 학문적 재주가 있었으나 끝내 산으로 들어가 자취를 감춘 한생의 이야기는 김시습을 노래한 듯하여 더욱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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