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여왕을 잡아다 물 속에 풍덩 담가버리면 하트여왕은 나를 향해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 저 여자의 목을 당장 쳐라" 얇은 종이쪼가리에 불가한 하트여왕은 성깔이 보통이 아니다. 여왕의 입에서 나오는 말 중 대부분은 " 목을 당장 쳐라!, 감옥에 가둬라, 처형하겠다!"등 살벌한 말 뿐이다. 그런데 막상 여왕 손에 죽은 카드들은 별로 없는 듯하다. 둥근 시계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가는 토끼. 그리고 하트여왕하면 바로 생각나는 것 그건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아주 어린시절 TV만화로 봤던 앨리스를 이렇게 훌쩍 커서 책으로 다시 만나니 그 감회가 남다르다.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만화라 그런지, 이 책을 읽는 동안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앨리스가 이렇게 말장난이 심한 책이란 것도 처음 알았다. 말장난이라 하면 좀 나쁘게 들리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말장난은 정말 재미있고, 어떻게 이 단어를 이렇게 풀어낼 수 있을까? 대단해란 말이 나오는 그런 말장난이다. 음.. 이런걸 좀 더 유식한 말로 표현하면 언어유희라고 해야하나..잘 모르겠다. 언어유희란 말이 맞는건지 틀린건지.. 암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상상력이 없는 사람들이 읽으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이 될 것이고, 상상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재미있고, 유쾌한 책이 될 것이다. 어쩜 이 책을 읽으면서 없던 상상력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재미있는 내용만큼 삽화가 돋보이는 책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함께 때묻지 않고 순수했던 그 시절로 잠깐 여행해보는 재미가 꽤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