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식 괴기소설

오를라 ㅣ 기담문학 고딕총서 8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9월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이다.

<여자의 일생>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오를라>를 읽고 싶어질것이다.

그러나 막상 이 책을 읽게 되면 <여자의 일생>과는 너무 다른 내용에 당황하게 된다.

 

<오를라>는 모파상의 괴기단편소설집으로 모파상의 새로운 면을 엿볼수 있는 책이다. 책 제목으로 꼽힌 <오를라>는 그의 공포소설 중 최고로 꼽힌다고 한다. 글쎄, 누가 오를라를 최고로 뽑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박제된 손>이 가장 무서웠다.

 

<박제된 손>은 악명높은 살인자의 손을 손에 넣은 주인공이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그가 살아생전 저질렀던 악행들을 떠벌리며 그의 손을 자신의 집 초인종 줄에 매달아놓는데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느날 밤 그의 집 하인에 의해 발견된 주인공은 죽기 일보 직전이었다. 얼마나 극심한 공포와 폭력이 있었는지 정신을 놔버린 상태였다. 그는 끝내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를 매장하러 간 곳에서 박제된 손의 주인 시체를 보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난다.

이 이야기는 아주 짧지만 공포스런 분위기는 최고다. 아쉬움점이 있다면 내용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아쉬웠다.

 

그 다음에 나오는 작품이 바로 <오를라>다. 글쎄, 왜 이 작품이 최고의 찬사를 듣는건지 잘 모르겠다. 이 작품은 한남자가 환각을 통해 본 인물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가 그 환상의 인물에게 지어준 이름이 바로 <오를라>다.

 

<마드무아젤 코코트>는 처음엔 공포스럽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마지막 장면에 시체가 된 개가 수백킬러미터나 떨어진 강에서 자신의 주인과 만나게 되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끼친다. 어떻게 그렇게 만날 수 있었는지.. 아무래도 개가 주인에게 복수하려 그랬나? 어찌되었든 그 주인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재미보다 독특한 이야기로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에라클리위스 글로스 박사>다.

이 작품은 윤회론을 담고 있다. 처음 윤회란 말이 나왔을때 "아니 서양에서도 윤회를 믿는걸까?" 궁금했다. 책의 뒷면을 보니 피타고라스에 의해 윤회론은 서양에서 이미 제기된 이론이라고 한다. 이 작품도 막판의 반전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소재부터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까지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작품과는 확연히 다르고, 독특하다. 어쩌면 그 독특함이 <에라클리위스 글로스 박사>가 재미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모파상이 이런류의 소설도 썼구나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모파상의 정신세계가 궁금했다. 이야기 전반에 깔려있는 분위기가 그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어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의 생애를 살펴보니 그는 자살기도를 한 뒤 파리의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 마흔 셋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