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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꽃 한 송이 심고 - 온몸으로 쓰고 그린 40년의 일기
이한순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8월
평점 :
공익광고인지 모기업 광고인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음주운전자가 일으킨 사고로 전신에 큰 화상을 입은 이지선씨에 관한 광고가 최근에 자주 방송된다. 과연 나에게 그녀와 같은 불행이 닥쳤다면 나는 그녀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짜증스럽다가도 악에 받쳤다가도 그 광고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그녀의 환한 미소에 감동하게 되고, 그녀의 선한 목소리에 힘을 얻게 된다. 그런데 그런 힘을 나는 책 한권을 통해서 더 많이 그리고 더 강하게 얻었다.
이한순 할머님이 쓰신 " 내마음에 꽃한송이 심고"는 정말 힘들었던 한주를 보내던 나에게 가뭄에 단비같은 책이었다. 과연 할머님 앞에서 나는 무엇이 부족하다고 불평불만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받아들고 몇 장을 읽었을때 나는 먼저 할머님의 글솜씨에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이렇게 멋진 말을, 이토록 섬세한 감정을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 단순히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쓰신 글이라하여 감동하기전에 할머님의 글솜씨는 정말 대단했고, 감동 그 이상이었다.
꽃다운 20대 초반에 교통사고로 성한 곳은 다리 하나 뿐, 양 손이 잃은채 한쪽 팔목으로 힘들게 써내려간 할머님의 일기는 감동 그 자체였으며, 희망의 메세지였다. 그 힘든 순간 순간을 넘기면서도 단한번도 좌절하지 않으시고, 건강한 사람보다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사신 그 삶 자체가 너무나 존경스러울 뿐이었다. 글씨체 하나 하나 손수 그리신 그림이며 십자수 등등 과연 할머님이 못하시는게 뭐가 있을까? 궁금할만큼 할머님은 만능 재주꾼이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하나의 감동은 가족간의 사랑이었다. 따뜻한 할머님의 마음처럼 그 가족의 사랑이 책을 읽는 나에게도 전해지면서 아! 정말 이렇게 따뜻한 가족이 또 있을까? 부럽고 또한 그런 가족이 곁에 있어서 할머님의 인생이 덜 외롭고 쓸쓸했던 것 같아 다행이었다.
마음의 장애와 육신의 장애 중 어느것이 더 문제일까? 할머님의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장애가 있다해서 못하는게 아니라, 장애가 있으니 못해라고 막는 사람들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의 재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사그라들었던건 아닌지..
할머님의 책은 모든 사람들에게 큰 힘을 줄 것이다. 할머님의 당부말씀처럼 이 책을 읽으면 절망에 빠진 사람, 생과 운명의 힘든 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이 용기와 꿈을 가지고 힘차게 전진할 것이다.
할머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남은 여생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