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훈씨의 책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어내려가는 편한 책을 놔두고, 인내심까지 발휘하면서 그의 책을 읽는 이유는 때늦은 여운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그의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며칠 혹은 몇달이 지난 후 두고 두고, 가슴 저리는 느낌을 받는다.
그 느낌은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크고 강하다
그러니 인내심을 발휘하면서까지 그의 책을 읽고 있다.


치욕스런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남한산성.
남한 산성을 읽는 동안, 누군가 내 목을 조르는 것 처럼 숨막히고 답답했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

남한산성에 나오는 인조의 대화를 읽다보면 그를 믿고 사는 백성들이 불쌍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청군이 대문앞까지 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싸우기에 바쁜 대신들, 그리고 그 와중에 "예"를 찾는 모습들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임금과 사대부로서 그리고 고위 관리로서 모든 걸 다 누리고, 백성들을 다그치던 그들에게 나라란 무엇이었을까? 백성들은 또한 어떤 존재였을까? 궁금했다.

힘없는 백성들에게 황궁하면 벼슬을 내리리라, 노비에서 면천시켜주겠다는 사탕발림을 하면서 전장터로 내보내려 하면서도 스스로는 뒤로 물러서는 그들..

누가 있어, 백성을 구하고 나라를 구할 것인가?
부덕한 임금과 대신들을 둔 백성들의 슬픔만이 가득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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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05 02:21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2007년 10월 31일 읽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을 책목록으로 11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빨리 읽게 되어 11월이 아닌 10월에 다 보게 되었다. 총평 김훈이라는 작가의 기존 저서에서 흐르는 공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매우 냉정한 어조로 상황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설이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읽었음에도 주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