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 보낼 수 없는 세월
최숙렬 지음, 윤성옥 옮김 / 다섯수레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이제 열살 안팎의 어린 남매가 죽을 힘을 다해 삼팔선을 넘는 장면을 읽을때 내 손에 땀이 날만큼 긴장했다.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동생을 데리고 삼팔선을 넘을 수 있었을까? 어린 소녀의 큰 용기에 감동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이 책은 일제 말기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평양에서 태어난 숙안의 집안은 원래 유복한 집안이었으나, 일제시대 일본놈들에게 미운털이 밖힌 집안이 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숙안은 강직한 할아버지, 독립 운동을 하러 만주에 가셨다는 아버지, 그리고 징용에 끌려간 오빠들과, 수녀가 된 언니, 가장의 역할을 완벽하게 하는 어머니와 남동생, 몸이 불편한 사촌오빠와 이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태평양전쟁 말기, 여기저기에서 패전의 기운이 감돌던 일본의 수탈과 만행은 극에 달한 상태였다. 양말 공장을 하던 어머니는 일본군들의 강요속에서 매일처럼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엄청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어머니를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던 나리타 순사가 갑자기 집으로 들이 닥쳤다. 그리고 양말 공장에서 일하던 젊은 언니들을 모두 트럭에 실었다. 그녀들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이다. 온 몸을 던져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녀들은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밤 그렇게 일본군들에게 끌려가버렸다.
 
  평생 끝날 것 같지 않던 일본의 식민지가 끝나고 드디어 해방이 되었다.
모두들 이제는 편히 살거란 생각에 행복했지만, 기쁨도 잠시..
소련사람들이 마을에 나타나면서 마을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공산주의 사상을 강요하고, 집단 노동을 시키면서 사람들을 교육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자유"를 갈망하던 사람들은 하나 둘 남으로 도망치지 시작했고, 이를 눈치챈 소련군들은 요소 요소에 사람들을 심어놓고 마을 사람들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오빠들의 소식을 몰라 애태우던 가족들은 그들이 이미 남한에 있다는 소식에 남으로의 탈출을 시도한다. 북한과 남한을 오가던 아버지와 함께 탈출하려던 계획이 무산되고, 엄마와, 숙안 그리고 남동생이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들을 삼팔선 근처까지 인도하기로 했던 안내자가 실은 소련군 앞잡이었다. 검문소에서 소련군들에게 억류된 엄마를 찾지 못하고, 노숙 생활을 하던 숙안과 동생은 마음씨 좋은 한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삼팔선을 넘는데, 성공한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10살도 채 안된 소녀가 그 보다 어린 동생을 데리고,
삼팔선을 넘을 수 있을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소녀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동생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했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남한에 와서 부모 형제를 모두 만나게 된다.
 
  마지막이 행복하게 끝나서 너무 다행스러웠다.
며칠 사이에 전쟁에 관한 책만 3권을 읽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고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한권 한권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전쟁은 절대 일어나면 안된다는 것이다. 너무 단순한 진리인데, 지나친 욕심과 이기심이 전쟁이란 극단적인 방법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봤다.
전후세대인 우리들이 한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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