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슬픈게 누구일까?
전쟁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 여자들과 아이들이라고 한다.
그럼 두 사람중 누가 더 큰 피해를 볼까.. 나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즐겁고 행복해야 할 어린시절에 전쟁과 죽음, 그리고 기아란 아이들과 맞지 않는 단어와 먼저 친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슬픈 나막신>에 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한가지 슬픔이 더 있다. 그들은 나라를 일본에게 빼앗긴 식민지 국가의 아이들로 그들이 사는 곳은 일본땅이다. 일본인들과 섞여사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참 밝고 건강했다. 일본 아이, 조선아이들 사이에는 식민지 국가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듯 했다. 가끔씩 "조센징"이란 말로 일본아이들이 놀리기도 하지만, 그 말에 악의를 담지 않았고, 또 조선 아이들 역시 바로 맞받아치면서 싸우고 날이 밝으면 다시 하나가 되서 사이좋게 놀았다.
패전의 기운이 감도는 일본.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전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과연 살아서 돌아올까? 조선으로 돌아가게 될까?
일본 사람이 아닌 형은 누구를 위해서 싸워야 하나?
어린 소년는 궁금한게 많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속에서도 어둡고 아픈 전쟁의 상처는 다 걷어낼 수 없었다.
조국의 독립을 간절히 바라며,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 아이들에게 언제쯤 희망의 무지개가 떠오를까?
슬프게 비가 내리고, 폭격이 퍼붓고, 앞이 깜깜한 순간이지만, 그래도 그들은 마음속에 또다른 희망을 품고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