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현기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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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버지>로 만났던 현기영님의 산문집을 접했습니다.

여지껏 아이책과 소설위주의 글을 읽었던 저인지라 오랫만에 접해보는 산문집은

'가벼운 산책(?)'그 자체였습니다.

일흔을 넘긴 작가분께 견줄 수 없는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그래도 20대,30대보다 긴 삶을 살아 온 저인지라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는 제목조차 마음에 와 닿았더랍니다.

 

 

 

 

 

한편 한편 작품을 넘길때마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던 글.

내가 살아보지 못한 50대,60대 심지어 70대의 마음 가짐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네요.

어른이 되어간다는걸까?

마음 속 지혜를 하나씩 쌓아가는 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었건만,

왜 세상은 이 아름다운 책 속의 말처럼 돌아가지 않는건지 한숨만 터져 나올뿐이였네요.

 

이론과 현실은 별개인가?

아쉬운 현실의 굴레.

 

 

 

 

 

거울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생체 시간의 흐름은 나를 서글프게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처럼 마음만큼은 노년이 아니기를 얼마나 기도하던가요.

 

늙는다는거~

중력에 이끌려 얼굴은 점점 밑으로 무너지고

어느 날 중력에 완전히 굴복하여 잔디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버린다면...

 

삶은 복잡합니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잘 돌아가고 도려 시간이 없어 쩔쩔매고있지만

노년은 삶은 이전보다 더 심하게 시간의 압박은 받아

남은 건 시간뿐, 도려 많은 시간이 백치의 공허한 표정으로 밀려오고

빈껍데기 속 공허함이

이제는 죽음의 그림자를 두려워하게 되지요.

 

 

 

 

제주 태생의 현기영님 덕에 한때는 폭동이였다 오인되었던

4.3 사건이 거론될 수 있었고

당시의 기억을 조심스레 끄집어 내는 힘도 느낄 수있었네요.

 

 

현무암으로 유명한 제주 지형까지 함께 할 수 있어

작가의 환경이 읽는 독자에게 얼마나 큰영향을 미치는지

작품을 읽어가며 새삼 상기시킬 수 있었네요.

 

 

 

 

 

옛말에 늙으면 흙내가 고소해진다는 말~

늙어 흙에 묻힐 때가 머지않았다는 뜻으로 죽음을 두려움이나 슬픔이 아니라

'고소한 흙내'로 흔연히 받아들였던 우리 선인들의 넉넉한 풍류가 가슴이 친다.

 

현대 황량한 도시인들은 흙보다 아스팔트길에 더 익숙해져

흙 냄새가 기억이나 나련지 시대 흐름에 따라 고개가 갸웃? 해지지만

작가가 1년 전부터 느끼는 자연친화적 마음이 '죽음'이라는 무서운 단어보다

사랑의 소리로 전해지는 듯하여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여유롭게 돌아서는 것 같아

책을 읽어가며 신세대를 따라야할 것과

세월의 흐름을 넉넉히 보는 어른들의 시선을 쫓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였다.

 

작품 구석구석 유명 시인의 시도 담겨있고

문학적 표현이 풍부하여 여유로운 시선을 갖게해줬던 책이네요.

바쁠땐 하나씩 추려 읽는 시간의 풍요로움을 느껴보며

어른의 지혜를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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