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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평점 :
만화로 성공했던 <미생>과 <송곳>이
TV 드라마로 거듭나며 직장인뿐아니라 일반들에게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2015년도의 열기를 기억하나요?
그렇다면, 분명 문학성을 담고 있는 소설에도 그에 버금가라면 서러울만한
그 어떤 작품이 있을텐데......
일본 직장인들의 열광적 지지 속에 35만 부 판매 기록을 세운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라는 소설을 접하고
뭔가 시원하고 한마디로 형언할 수 없는 묘한~ 매력에 쏘옥 빠졌던 어느 오후가
생각납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어른을 위한 도서보다는 애들을 위한 책만 접하고 읽혀주느라
일반 소설을 차치한지 오래돼 솔직히 책을 받고
'이걸 언제 다 읽을까?'
고민하다 펼쳐든 종이장이 한페이지를 넘기기 무섭게 다음 페이지를 달리고있는
저의 모습에 저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사실 책 읽는 속도가 무척 느린데다 애를 핑게로 끝까지 못읽는 책이 많았는데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2시간만에 독파하는 괴이한 힘을
발휘했더랍니다.
워낙 상받은 작품들이 우후죽순하여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도 그닥 믿음이 가지못했는데
일단 책 속의 글밥이 눈에 잘 들어왔고
덕분에 읽어내려가기 시작한 내용은 주인공들을 위주로 한
빠른 전개덕에 흥미진진하게 작품을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어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직장인이 아닌 Housewife랍니다.^^
입사 반년 된 신입사원 아오야마.
어렵게 취업은하지만 계속되는 야근과 휴일근무, 그리고 부장의 구박에 지쳐갑니다.
그만두고 싶다. 이런 회사인 줄 몰랐다.
채용설명회에서는 좋은 점만 말해 놓고......
하지만 입사 반년도 안 되어 어떻게 그만둔단 말인가.
그런 근성 없는 놈을 다른 기업이 고용할 리가 없다.
현실에 찌부러 살던 어느날,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일부러 정신을 잃어 선로에 떨어질 뻔한 아오야마의 팔을
누군가 꽉 붙잡고.
그 남자는 아오야마의 초등학교 동창이라 주장하는 야마모토.
그는 이후로도 계속 찾아와 아오야마의 회사생활에 활력을 주네요.
그러나 뜻하지 않은 실수로 전보다 못한 회사생활이 이어지고
아오야마는 야마모토가 정말로 초등학교 동창인지 의심하게 된다.
게다가 야마모토에 대한 충격적인 뉴스 기사까지 발견하고
그 과정에 뜻하지 않았던 회사 선배의 배신, 상사의 호된 질타,
그리고 야마모토는 아오야마의 동창이 맞는건지?
갑자기 나타난 이 친구는 누구?
잘 진행될 것 같았던 회사생활이 예측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혀 사건을 만들어내고
친구, 가족애, 생명의 소중함등을 절실히 깨우칠 수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가
책을 한번 잡은 즉시 절대 놓지 않게 만드는 마력을 내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네요.
솔직히 막판을 달리는 후반부 살짝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걸리긴했지만
(저만의 느낌일지 모르겠어요.)
전반적으로 잘 씹히는 영양제마냥
쏙쏙 글밥이 머릿속에 들어오는게 정신적 피로를 싸악~ 씻겨 주었네요.
덕분에 기분 전환을 위해 '주말에는 영화관이나 찾을까?' 계획했던 무료한 생활에
요즘 말로 '사이다 같은 존재'로 상큼함과 신선함을 선물해준 작품입니다.
직장인이라면 백분 더 깊은 동질감을 느끼고 책 속에 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고요.
'요즘 젊음이들은 근본이 없네. 쉽게 일을 그만두네.끈기가 부족해'
질타하기보다 예전보다 더 치열해지고 힘든 전쟁터= 직장 생활을 고려해보고
아오야마가 살아갈 힘을 준 야마모토의 우정과
그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실어준 '가족애'를 생각하며
나또한 내 자식에게 남편에게, 주변 직장인에게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건네는
야마모토같은 존재가 되어보고자 서평을 마칩니다.
몇 해전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라는 간단한 말 한마디를 못하고
직장 스트레스로인한 자신의 모든 것을 놓아버린 같은 아파트내 어느 가장의 죽음을
기리며,,
본 서평은 다산북스에서 제공된 도서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