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초상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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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체로 역사 스릴러의 재미를 제대로 빚어내고 있으며,

 호쾌하면서도 담백한 사연들이 한국 역사소설에 이채로운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며

극찬을 받은

2013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최우수상에 빛나는

왕의 초상~

 

 

 

 

처음 책을 받아들고 

"아니? 누가 책을 이렇게??"

한켠이 누렇게 탄 표지 그림을 보고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멋모르는 내 아이들은

"우리 아무도 안만졌는데요?"

ㅋㅋㅋㅋ

 

눈 나쁜 에미가 표지를 잘못 본 탓에 죄없는 애들을 잡을뻔~ 했다는 ...

 

 

 

 

 

 

표지가 준 선명한 인상만큼이나

책 속 본문 내용또한 이목이 주목되지않을 수 없었는데,,

 

경남 함양 출신의 서철원 작가의 이력에 대한 간결한 설명을 시작한 책날개를 넘기면

조선 태종 이방원과 도화서 화원 명현서의 짧고도 굵은 대화가 오간다.

 

우리가 생각한 태종은 아버지 태조와의 견해 차뿐아니라

한 왕조를 짓밟고 새로이 태어난 조선에 저항하는 세력이 그의 목숨을

시시때때로 노리고 있다는 점을

명현서의 한마디로 읽어낼 수있다.

 

왕의 자리를,새로운 왕조 조선을 지키기위해

얼마나 많은 피비린내를 흩뿌렸던 태종 이방원인가!

 

 

 

 

 

 

 

 아비의 죽음을 목격한 명현서의 딸, 명무는 목숨을 연명하기위해

몸을 피하고 그로부터 6년 후, 태종어진을 그리기 위한 경연장에

명무도 붓과 칼을 들고 궁궐로 향한다.

 

 

 "붓과 칼, 그 끝이 왜 날카로운지 아느냐?"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습니다."

 "끝이 날카롭지 않고서는 그 어디에서도 치명적인 아름다움이 베어 나오지 않는다.

붓의 형상과 칼의 형상이 결코 다르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아느냐?"

 

 

복수를 위해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종 선택되어야 한다.

왕의 얼굴과 정신을 담는 숭엄한 경연장은

각각 복수를 품은 자들로 사뭇 전장을 방불케하는 기운이 맴돈다.

 

 

 

 

어진경연의 막바지 즈음, 어진화사들이 자신의 그림이 선택되길 목빠지게 기다릴때

한 어진화사가 죽임을 당하고 거기서 명무의 붓이 발견된다.

 

그리고 한 장의 어진에 숨겨 있는 반역의 증거?

때문에 형언할 수 없는 분위기,

또 명무는 어진화사가 되어 태종을 대할 수 있을것인지....

 

읽어내려가는 내내 숨막히는 전개와 글체가

사건이 전개될 수록 가파르게 진행되어 마치 스릴러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 작품이다.

 

 

 

 

 

 

 

고려인가, 조선인가?

어느 왕조에 충성을 맹세하여하는 것인지....

 

복수를 하고 사랑또한 느끼는 애증의 관계에서 내적갈등이 빚어지고

새왕조가 어렵게 시작되는 역사를 세밀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체로 기술되어 있다.

 

임금의 초상화를 그려나가는 어진 제작 과정에 대한 고증과 묘사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체로 

깜빡 실화인양 속을뻔한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도리질쳤던 우스운 순간이 새록 떠오른다.

 

사랑이냐?

복수냐?


 

 

조선왕조실록의 해제(解題)에서 문체적 영향을 받은 작가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작가는

“그 하염없는 인문학적 수사와 사유를 공감”하며

“이 소설이 실록에 대한 문학적 오마주”임을 밝혔다.

 

 

지난 해, 전주 한옥 마을에 위치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마주하며

나름 역사에 대한 이념을 정립할 수있다 자부했었는데

태종 이방원의 어진에 관한 <왕의 초상>을 읽으면서

역사는 여러 방향과 각도에서 해석되고 재조명될 수있겠구나~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기로 결심했답니다.

 

한국 역사소설에 이채로운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는 이인화 소설가의 평대로

역사를 여러 시점에서 조명하는 연습또한

재미있는 역사소설을 탄생시킬 수 있는 밑바침이 됨을 기억하고

현재 그려져있는 역사를 똑바로 알고

재조명하는 연습을 가져봐야겠다고

<왕의 초상>을 통해 감히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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