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풍전 : 권위를 깨트리다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12
신자은 지음, 황인원 정보글, 임미란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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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풍전 

 

권위를 깨트리다

신자은 글 / 임미란 그림

휴이넘

 
마당극으로 유명한 이춘풍전을 책으로 만나보니 조선시대 양반사회에 대한 풍자가 너무도 재미있어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을 뛰어넘는 즐거움을 맛보았습니다.
 
옛 성인들의 삶과 재치가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작품으로 바른 현실을 내다보게하고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흥미를 끌었네요.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역사적 배경, 또 그것이 전해주고자하는 의미를 천천히 곱씹을 수 있었고요.
 
시대마다 역사를 바라보는 각도가 바뀌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당시 사회상을 역추적할 수 있을뿐더러 작품의 배경이 되는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춘풍전>은 '양반입네~'허위와 위선으로 똘똘 뭉쳐진 조선사회를 풍자와 해학 속에 담아낸 셑 소설이라할 수 있는데 <금방울전>이나 <유충렬전>처럼 영웅적 일생의 주인공을 다룬 작품과 달리 평범한 서민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쓴 평민 소설이라할 수 있겠네요.
우리 옛이야기가 거의 그러하듯 <이춘풍전>또한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소설이라 작가,시대 미상인 것이 안타깝네요.
이 소설이 마당극으로 많이 풍자되고 있다고 거론했는데 '거동 보소', '볼작시면~'같은 사설로 문을 여는 것을 보면 판소리가 횡행하던 조선 후기에 씌여진 판소리계 소설이라 짐작하더군요.
 
타 영웅소설처럼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지배 양반 계층의 무능함을 피저리게 느낀 백성들의 불만이 극도로 높아졌으며 돈으로 양반의 위치를 사고파는 흔들리는 신분제 및 화폐 경제와 상공업의 발달로 서민 의식이 싹트게 되었어요. 또 실학과 동학사상의 영향을 받아 평등사상이 꿈틀대는 시대에 등장한 <이춘풍전>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무능한 남편을 빌미삼아 당시 '이'씨 성의 조선 왕조풍자및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으려는 의도를 웃음으로 살짝 포장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었답니다.
 
방탕한 생활로 밑바닥까지 추락한 남편 이춘풍을 나락에서 구한 아내의 슬기는그동안 시대적 탄압으로 억눌려 있던 슬기로운 인물이 집 밖으로 대문을 박차고 나옴을 의도하지않나 싶더라구요. 물론 소극적이며 일부종사하며 남편의 말에 무조건 순종적이여야하는 조선 통념상 불가능한 일이긴하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여성상이기에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제목은 <이춘풍전>인지 의아하기만 할뿐이예요. 이춘풍의 부인의 활약상이 나왔음에도 부패한 양반의 몰락을 좀 더 재미있게 지켜보라는 뜻인지 난해하기만 할 뿐입니다.
 
봄 춘에 바람 풍,
춘풍이라네~
1장의 제목처럼 가벼운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마냥 재미있게 읽고 그러나 따가운 비판적 시각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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