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이야기 생각하는 숲 13
모리스 샌닥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고등학교 때 학교 신문에 만화를 그리며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장난감 가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미술을 공부한 후,

독특한 표현 기법과 풍부한 상상력 가득한 그림책을 펴내는 모리스 샌닥의

MY BROTHER'S BOOK

 

나의 형 이야기

 

모리스 샌닥 글.그림 / 서남희 옮김

시공주니어

 

<괴물들이 사는 나라>,  <깊은 밤 부엌에서>등에서 기이한 환상 세계를 보여 준 모리스 샌닥은

병약한 어린 시절에 자신에게 위안을 준 형 잭과 어른이 되어 함께 그림책도 냈지만,

형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상실감에 빠진 모리스 샌닥은 형ㅇ르 기리는 시를 썼습니다.

모리스 샌닥은 이 시에서 셰익스피어 희곡 <겨울 이야기>의 일부 대사 한 대목을 살짝 변주하고

화가 블레이크나 샤갈을 연상시키는 그림을 넣어 이 책 <나의 형 이야기>를 선물합니다.

 

모리스 샌닥은 병원에 누워 이 책의 최종 원고에 마지막 눈길을 주고 나흘 뒤 세상을 떠나지요.

이별 혹은 분리와 고통스러운 모험, 재회로 이어지는 둥근 고리를 책에서 밟아 갑니다.

결국 형과 연인을 위한 비가는 색닥 자신을 위한 것이자, 우리에게 남긴 작별 인사가 되었습니다.

-서남희 (번역가, 그림책 평론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독특한 작품 구조를 들여다 본 저는

이 책의 작가가 모리스 샌닥이라는 사실에 친밀감을 보이고 아이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남과 다른 정신세계와 작품 구상력으로

아이들의 내면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한 권의 그림책으로 표현해 낸 그의 작품을 들여다 봤을때

'오호~ 정말 내면 세계를 정확히 나타냈구나!'

미소를 지을 수 있었지요.

 

<나의 형 이야기>또한 그림을 먼저 보고 글밥을 읽게 되었는데

모리스 샌닥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이 책을 접하게되면 ;똑같은 순서로 진행되지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원서로 MY BROTHER'S BOOK이면 한글 번역으로 내 형의 책일텐데

책의 전체적 흐름에 맞게 살짝 의역되어 TITLE이 올려졌네요.

셰익스피어 연구자이자 하버드 대학 교수인 스티븐 그린블래트는

모리스 샌닥의 이 아름다운 고별작에서

그의 상상 속에 자꾸만 떠오르는 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를 언급하며

샌닥은 셰익스피어 희곡의 한 인물이 지적한 도전에 스스로 뛰어들었던 것만 같습니다...

라고 여는 글을 쓰셨습니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형제, 잭과 가이


 

 

형과의 이별을 신화처럼 묘사한 글과 그림입니다.

신화의 시작은 태초의 인간 세상의 탄생을 알렸다면

샌닥의 <나의 형 이야기>는 형과의 이별을 알리고 있는 듯 합니다.

 

단단한 지구를 두 동강 내고 부드러운 보헤미아 땅으로 떨어진 가이는

곰의 굴속으로 떨어져

곰으로부터 숨통을 끊길 위기에 처하네요.

가이의 벗은 몸에서 아무것도 걸치지않은 에덴 동산의 아담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가이는 그 와중에 살 길을 찾기위해 수수께끼를 내고

곰은 그 질문에 화를 태며 자신을 갈가리 찢어

큰곰자리로,

하늘의 별자리가 되네요. 

 가이는 성실히 큰 곰의 목구멍 속으로 들어가

봄이 되고

가이는 초원의 새의 엄숙한 노래에 귀 기울이네요.

 

그는 산 것일까? 죽은 것일까?

 

"희망 한 줌 없는, 바로 지금 살아났구나."

잭이 훅, 숨을 쉬고

동생을 팔로 감싸요.

잭은 동생의 팔에 안겨 편안히 잠들고 가이는 속삭입니다.

"작 자. 우린 꿈속에서 보게 될 거야."

 

 

고학년 책이라하여 절대 페이지가 두껍지않습니다.

많지않은 글밥이 시를 읽는 듯합니다.

허나 짧은 글밥이지만 읽고 또 읽어야 그 뜻을 십분지 일이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내가 샌닥과 아직 일치되지않은 탓이겠지요......

 

그림은 마치 신화를 보는 듯, 명화를 접하는 듯 그림 하나하나가 명화를 연상케하며

혹 그림을 공부하는 친구라면 이 책을 두고두고 소장하여

비슷하게 묘사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듯 합니다.

 

우선 샌닥과 그의 형 잭의 뜨거운 형제애를 기리며

제발 눈 뜨자마자 으르렁대는 우리집 김남매들이

이 책에서 주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면을 사용하지않고 2/3 정도 글과 그림을 삽입하고 나머지는 여유를 두었는데

<괴물들이 사는 나라>처럼

분명 작가의 의도가 있을텐데 뜻을 정확히 이해 못하고 책을 덮어 아쉬움이 살짝 남는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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