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가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7
송미경 지음, 서영아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아이가

 

송미경 글  서영아 그림

시공주니어

 

 무채색의 좁은 공간에 '어떤 아이가'라는 노란 피켓을 든 아이의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주방인지, 서재인지 갸우뚱~해지는 공간 벽면에 작고 노란 딱지가 드문드문 붙여있는 것또한 이 책의 내용을 알고싶게 만드는데......(살짝 TV속 부잣집 부도시 빨간 딱지가 떠오르는 이유는? ^^) 

 

두껍지 않은 책의 분량을 고려하여 한 편의 소설이 펼쳐질것이란 예상과 달리, 책 속 내용은 5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 기묘(?)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책 표지에 적힌 송미경이라는 작가 이름이 눈에 익은게 분명 유명 동화작가이신데 어찌하여 이런 아이러니한 5편의 단편을 얼마 안되는 분량에 넣으셨는지 한 편 한 편 읽을때마다 살짝 고개가 틀어지는게 의문 투성이의 맺지못한 결말을 만들었답니다. 오죽하면 책을 덮은 우리 따님께서

 "조금 뭐라할까? 하여튼 이야기가 좀....."

제대로 표현을 못하시더라구요.

'뭐가 이러구저래서 이렇다!'는 커녕'재미있다!  재미없다!'는 간단한 표현도 없이 애매모호한 느낌을  던져주니 그것또한 저한테는 화두가 될 수 밖에 없었어요.

 

 

첫번째 이야기~  어떤 아이가

툐요일 잠결에 물을 마시던 문재는 정수기에 붙어 있는 노란 쪽지의 발견을 시작으로 온 집안 구석구석 붙어있는 노란 쪽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분명 같이 살고있는 가족들인데 바쁜 직장,학교생활등으로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거의 없고 설사 모였다하여도 서로의 얼굴조차 살피지 못하는 냉소적 가족을 비웃기라도하듯 집 안 곳곳에 어떤 아이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만약 우리집이라면?

아빠 출근후, 아이들 등교후 집 안에 혼자있는 엄마한테는 공포의 대상이 되겠지요?

가끔 혼자있을때 바람에 부스럭대는 비닐봉지 소리조차 예민하게 반응하는 저인데

어떤 아이가 우리 집에 몰래 살고있다면

내가 화장실가는 모습, 샤워하는 모습,손으로 혼자 몰래 코파는 모습까지 들켰을까 빨갛게 얼굴 달아오를 것 같네요.

 

하지만 문재네 집의 형과 아빠는

어떤 아이가 살다간 흔적을 남겨 준 노란 쪽지로 인해 그동안 자신들의 무관심과 메마름에 눈을 뜨게되고 서로에게 관심을 살짝이나 갖게됩니다.

 

가끔 해외토픽에서 이런 일이 실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참~웃긴 경우네? 웃어넘기지만

<어떤 아이가>속 어떤 아이는 가족 사진까지 같이 찍는 대담함을 보였지만 극단적 이기주의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문제점을 콕 꼬집어 주는 듯하여 한번쯤 가족간의 애정도를 Check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답니다.

 

두번째 이야기-어른동생

주인공이 열로 심하게 앓고있는 사이 어린 동생이 삼촌에게 전화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동생이 몸만 아이일뿐 정신은 34의 성인임을 확인하고 살짝 놀란다는 참 기묘한 발상을 글로 조금은 재미나게 엮은 작품!

이 글을 읽으면서 피터팬증후군으로 부모곁을 떠나지못하는 현 젊은 세대들을 떠올렸습니다. 주인공의 삼촌이 음악만 좋아하는 13살의 정신연령을 가졌다는 발상~ 참으로 기발한 연계아니겠어요?

 

'그렇다면 나는 내 나이에 맞는 정신연령을 가졌을까? 아님 몸만 40대인 어른아이일까?'살짝 의문이 들었습니다. 문제의 답은 제 행동에 있겠지요?

 

세번째 이야기- 없는 나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모르겠다. 진짜 어렵네.' 절로 한 숨이 나왔네요.

실체 없이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엄마를 정신병원으로 보내려하는 사람들. 반면 없는 나를 있는 아이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정신적 혼돈이 오면서 참 심오한 문제라고 혼자 결론지을 수 밖에......
 

네번째 이야기 - 귀여웠던 로라는

골목에서 만난 갈색 토끼 속에 귀여운 소녀가 있다?

외로워서 반려동물을 친구삼으려는 현대인을 위한 치유소설인가 살짝 연관시켜보았어요.

 

다섯번째 이야기-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

 

얇은 도서였지만 5편의 단편 하나하나가 기묘하고 약간은 괴기스럽기까지하여 더운 여름의 열기를 조금이나마 날려버릴 수 있었던 작품이였습니다. 독서 레벨3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권장한다는 글귀가 딱 맞아떨어졌네요. 읽고있는 성인도 정확한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는데 '초등 고학년 학생이라고 이 작품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까?' 살짝 염려되기까지 하였답니다.

비유컨되 문학작품계의 '전설의 고향'(?)

 

특히 어른동생편이 제일 기억에 콕콕 박혔는데 '애 어른'이란 단어를 극화했나싶기도하고

참 독특한 발상이지만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상황인 것 같아 동감백배였답니다.

 "너는 이미 어른이라고! 정시 차려!"

삼촌을 향해 외치는 엄마의 소리가 요즘 멍때리고 사는 제게 퍼붓는 소리인 것 같아 자극도 되었고요,

'왜 나는 이런 상황을 가정해봤으면서도 한번쯤 글로 표현하지않았나?' 참 창의성 없는 저를 돌아보게한 작품이였네요.

 

송미경작가님의 엉뚱 발랄한 창의성 고조의 작품과 어우러진 서영아 작가님의 그림또한 책 읽는 중간중간 휴게실을 만난 듯 재미나게 쳐다보았는데

<귀여웠던 로라는>의 그림은 소녀를 위한 사랑스런 작품이였다면,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편의 그림은 소년들을 위한 흑백톤의 굵직한 붓터치가 시원스레 느껴졌더랍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는데 송미경 작가님또한 작가의 말을 쓰신 날이 비가 내리던 날이였나보네요.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삶처럼 이야기 속 아이들도 슬픔 많은 세상을 살고 있고, 완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어떤 상황을 만나든 이야기 속 아이들은 이야기를 뚫고 지나간다.'는 말씀에 동감하며 나또한 그런 삶을 개척해왔던 과거를 돌이켜보고 이 책을 읽은 내 아이와 똑같이 느끼려 노력하고 똑같이 고민을 파헤쳐 같은 정신 세계의 끈끈한 동지애를 나눌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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