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보이는 것만 믿니?
벤 라이스 지음, 원지인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처음 표지를 보고 '그냥 수필이려나' 지나치려다 책을 잡게 되었는데

왠걸 한 번 책에 눈길을 쏟을 뒤로 그 눈길을 거둘 수가 없었습니다.

유아 책은 글밥이 적어 빨리 읽는 반면 조금 글밥이 있다 싶은 책은 읽는 속도가 느려

책을 한 권 읽으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 상황때문에 바쁜 일상에 쫓겨 책 한권 마치기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근데 이 책은 만 하루도 못돼 그 자리에서 후딱 읽어버렸답니다.

왜 그럴까요?

책 내용이 그만큼 흥미롭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블랙홀'같다고 해야할까? 

 

저는 아이를 힘들게 갖는 과정중 뭔가 기댈만한 마음의 안식처를 찾고자 종교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종교를 창시한 사람에게 매달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유일신도 싫고 종교를 창시한 사람들을 숭배하는 것도 싫어합니다.

그저 마음 속에 '믿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을 잡고 혼자 성실한 자세로 기도드리고 마음을 안정시켜

다행히 예쁜 내 새끼들을 맞이하게 된 거랍니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만 믿음에 대한 뭔가가 있었기에 종교에 대한 불신을 갖지 않고 살고있는것또한

보이는 것만 인정하지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가 책 내용에 비춰 생각해 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뭔가가 나의 불안함을 잠재웠고 차분해진 마음 속에 정성을 가해

눈에 보이는 내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태어나게 한 것이지요.

 

이 책에 나오는 켈리앤에게는 보이지않는 상상 속 친구 두 명 - '포비와 딩언 '이 있답니다.

우리나라 동화에서는 흔히 나오지 않지만 외국 동화에서 많이 나오는 상상의 친구들~

(눈에 보이는 것을 확신하고 그렇지 않는 것은 귀신으로 취급하는 우리네 정서와 달리 상상 속 친구까지 인정해 주는

외국의 정서가 서로 비교될만 한다해야할까요?)

몇 해전 모 코미디 프로 한 코너에서 '동수'라는 상상의 친구를 소재로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를 펼쳤는데

상상의 친구를 모시는 것이란 대단한 상상력이 아니면 웃음의 대상으로 몰락해버릴 수있기때문에

상당히 조심할 필요가 있긴하죠?

 

하지만 감수성 예민한 캘리앤은 상상의 친구를 그것도 두명씩이나 데리고 다니면서

자신의 생활을 꾸려나가지만 어느날 그들을 잃어버리고 마음의 병을 얻게 됩니다.

포비와 딩언을 인정않던 오빠는 점점 병들어 가는 켈리앤을 위해 자기가 할 수있는 모든 정성을 쏟으며

그 마을에서 얻을 수있는 '최고의 선물 = 오팔'까지 기꺼이 내놓으며

상상의 친구들을 인정하고

꼭 눈에 보이는 것만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듯 싶습니다.

책 후반부 켈리앤이 원하는 포비와 딩언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무리가 아닌가 싶었지만

그것을 준비하는 정갈한 마음 자세를, 그리고 진실한 마음은 누구에게든지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여

백배공감이 가더라구요.

상상속 친구를 잃고 얻은 마음의 병으로 심약해져가는 켈리앤을 살리고자하는 진실된 오빠의 마음!

모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장례식이 잘 정돈되어 켈리앤이 되살아날 줄 알았는데

일주일 뒤 캘리앤의 죽음을 맞았다는 sad ending을 대했을때 무척 슬펐지만

죽은 동생을 '죽었다'고 내 눈에 보이지않아서 '없어지는 존재'로 믿지않는

애슐몰 윌리엄슨의 믿음때문에 슬프지 않게 끝맺은 할 수 있었답니다.

 

영국에서 오팔을 찾기위해 이주해 온 삭막한 이주민들은 보이지않는 오팔에 대한 믿음으로

보물찾기 놀이를 하지만

진정 마음 속의 보석을 보지 못하는 삭막한 현실을 켈리앤의 죽음으로 그리고 켈리앤의 상상 속 인물을 존중해주는

윌리엄슨의 노력하는 과정이

삭막한 현실을 살아가는 건조한 가슴에 단비를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다시 한 번 표지를 보며 책 내용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엮어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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