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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붓꽃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2년 11월
평점 :
"이 시집에서 들려오는 것은
인간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
인간이 들어야만 하는 말." _ 신형철 문학평론가
야생 붓꽃
루이즈 글린 지음
정은귀 옮김
야생 붓꽃이란 제목을 듣고 검색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뭐 대단한 도시 사람은 아니지만 솔직히 붓꽃의 형태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색 찬스를 쓰니
'외떡잎식물 백합목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 아이리스라고도 함'이라 쓰여있는데
'아~~ 아이리스' 무릎이 탁 쳐지더라는!
미녀 아이리스와 로마 왕자의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뒤로하고
기어코 아이리스의 사랑을 쟁취한 젊은 화가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떠오르는 꽃이다.
2000년 이후 여성 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2020년 노벨문학상이 미국의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에게 돌아 갔어요.
그녀가 쓴 <야생 붓꽃>을 영광스럽게도 받아 들고 시를 내리 읽어나가는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속삭임이 시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게 보였답니다.
1992년 출판된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야생 붓꽃>은 시인에게 퓰리처상과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시 협회상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미국시사에서 식물에게 이렇게나 다양하고 생생한 그들만의 목소리를 부여한 시인은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다.'
는 극찬을 받았군요.
개인적으로 시는 정말 어려운 분야라 생각합니다.
중,고등학교때 입시 위주로 접해 본 시 때문인지 은근 그 속뜻을 파악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작업(영어의 한글화)을 정은귀 님께서 맡아서 해주셨군요.
영어의 미세한 결과 한국어의 정서를 맞추는 작업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미 시를 가르치는 정은귀 교수가 맡아주셨군요.
앤 섹스턴과 어맨다 고먼의 시를 우리말로 옮긴 정은귀 교수는 대학 강당과 논문을 비롯해 대중 강연에서도 글릭의 시를 강독하고 알리는 열정적인 연구자다. 루이즈 글릭 연구 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논문을 통해 학술적으로 그녀의 시 세계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정은귀 교수의 열정에 감동한 루이즈 글릭은, 자신의 시가 전혀 다른 언어로 옮겨지는 생생한 과정을 꼼꼼히 바라보았다. 시인과 옮긴이가 치열하게, 오랫동안 소통한 끝에 한국 독자들도 글릭의 시 세계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유일한 한국어 정본이 완성되었다.
루이즈 글릭에 의해 창조된 시어 들도 대단하지만
우리 언어가 아닌 시를 한글로 번역하시면서 정성을 기울였을 정은귀 교수님의 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을 우리네 정서에 맞게 옮기면서
원본을 최대한 살리려는 그 느낌이 고스란히
시 속에서 느껴지는 게
애초 시를 좋아하지 않던 저였지만 작품마다 인고의 티가 묻어나는 듯 하여
따스한 기분이 들더군요.
간절한 마음으로 써내려간 작가님의 정성어린 시어를 느껴보기 위해
필사도 해보았어요.
단지 따라 쓰기만 하는 저도 이토록 힘든데
무에서 유를 만들어 한권의 책을 펼치신 루이즈 글릭은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셨을까요?
각 작품마다 꽃을 심어 놓은 듯
함축적 언어로 짧지만 강한 인상 받았던 한편의 시를 매일매일 새롭게 낭독하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던 시집이었습니다.
해당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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