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진짜 변호사 맞아요? - 제6회 창원아동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6
천효정 지음, 신지수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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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초월한 우정 그리고 진실찾기

 

 

의뢰인들이 찾아오지 않을 법한 변두리에 사무실을 차린 변호사 빙빙 씨. 그는 연거푸 패소를 당하는 중이다. 이유는 다른 무엇도 아닌 그 놈의 성격 탓! 그러고는 잘못은 의뢰인에게 돌리고 있다. 반갑지 않은 손님인 최 변호사가 찾아와 남은 자존심마저 후벼 파놓지만 그에게 ‘성공. 혹은 부’라는 이름의 복수를 하지 못할 거 같아 아쉬움은 더 크기만 하다. 이런 멘탈 붕괴 직전에 만난 이가 바로 롹이라는 아이다.

 

 

이 녀석은 빙빙 씨가 세 들어 살고 있는 건물주의 손자로 천방지축 개구쟁이다. 롹이 골치 아픈 녀석이란 걸 눈치 챈 빙빙 씨는 녀석과 멀리하려 하지만 월세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건물주에게 매민 ‘서류 한 장’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그 계약’으로 인해 롹이 녀석의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꼬일 대로 꼬인 변호사 생활. 빙빙 씨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가 고민이지만 그럴수록 롹이와의 일들은 계속된다.

 

 

그리고 문제의 사건! 롹이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학교를 찾은 빙빙 씨는 무섭게 롹이를 다그치는 우성이 엄마에게 변호사적 뉘앙스를 담아 이런저런 쓴소리를 해주었다. 우성이 엄마의 입을 쏙 들어가게 만든 빙빙 씨는 아주 자신만만했지만 그 이후로 뜻밖의 사단이 났다. 우성이 엄마가 거짓으로 꾸며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롹이와 빙빙 변호사를 싸잡아 비난하는 글이 시시각각 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한방을 먹은 빙빙 씨와 롹이. 졸지에 재벌 3세와 고문변호사가 된 둘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야기는 롹이라는 아이와 변호사 빙빙 씨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촌극을 다루고 있지만 어른인 빙빙 씨와 아이인 롹이의 세대를 초월한 우정이 잘 그려져 있다. 개구쟁이지만 조숙한 롹이와 궁지에 몰려서야 비로소 인생의 쓴맛을 알게 된 빙빙 씨. 둘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인생이라는 항로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조력자가 된다. 그리고 그 뜻밖의 사건은 둘을 더욱 똘똘 뭉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영화 아저씨를 방불케 하는 어른과 아이, 두 사람의 소중한 인연과 우정을 다룬 이 소설 참 따듯했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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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어요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김정화 옮김 / 봄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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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명령하고 아이는 따라야 하고, '하지마' '이거해 저거해' 하는 그 '이유'에 대해선 딱히 설명도 없고, 이런 부모 아이간의 수직적 의사소통에 관해서 생각의 틈을 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강압적인고 명령일관인 부모가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짓누르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제부터라도 부모들은 아이에게 명령을 하고 혼을 내기 전에 그 이유를 들어보라 그것이 이유 같지 않은 이유여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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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알고 있다! 사계절 아동문고 87
전성희 글, 손지희 그림 / 사계절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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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관한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 <고양이는 알고 있다> 인간의 나쁜 버릇을 알고 있는 듯한 고양이 이야기, 인간의 탈을 섰는지 고양이의 탈을 썼는지 모를 이야기,'고양이의 보은'처럼 보이는 이야기 등등 동화나 만화 같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동네에 스킨십을 나누는 길냥이 친구가 있는 나로선 고양이들이 나오는 다채로운 이야기에 그냥 흠뻑 빠졌다. 하지만 반려묘로서의 고양이가 아닌 이상 고양이들이 처한 현실, 다시말해 길냥이들의 현실은 잔혹한 투쟁의 연속이라는 것. 영역을 가지는 동물들에게 발생하는 그저 그런 일들로 보기엔 그들의 삶은 너무나 처절하다. 내 친구 길냥이를 어쩌다 만날 때마다 얼굴이나 몸을 쓰담다보면 이런저런 상처로 몸이 성한 데가 없다. 인간이 남긴 쓰레기나 뒤져야 하는 처지, 거기에 영역 다툼까지...참 걔들의 인생도 팍팍하기 그지없다. 이따금씩 먹을 걸 챙겨주는 사람이 있기에 망정이지 그마저도 없다면 ㅠㅠ 하지만 고양이는 알고 있다! 자기에게 먹을 걸 가져다 주는 사람이 아주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얼굴을 비벼대며 특유의 애교를 발사한다. "집사야 다음에 올 땐 고기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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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없다! 알쏭달쏭 이분법 세상 1
장성익 지음, 홍자혜 그림 / 분홍고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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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을 넘어서

 

 

처음 책 제목을 보고선 OX 퀴즈 같은 형식으로 아이들에게 재미와 상식을 일러주는 그런 책인 줄로 알았다. 아! 그런데 책을 넘겨보니 이것은 단순한 정보와 유머가 담긴 책이 아니라 나름의 심오함이 담겨 있는 어려운? 책이었다. 책의 초두부터 이 책이 주는 의미, 주제에 관한 다소 강한 어조가 느껴졌다. ‘이분법, 흑백논리를 극복하자’ 책은 이 주제를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었다. “보통 ‘진실’이나 ‘해답’은 이분법으로 나누어진 두 극단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디쯤에 있습니다. 더구나 오로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럿인 경우도 더러 있지요.“

 

 

작은 생물과 산소 같은 잘 보이지 않는 세계는 없는 듯하여도 분명 존재하는 ‘있는’ 세계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물 속, 땅 속의 세계 역시 보이진 않지만 우리 곁에 있는 세계이며 우리는 이를 인지하고 그 세계가 가지는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 똥, 쓰레기... 하지만 이런 것들에도 분명히 나름의 쓸모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책속에서나 접해봤을 노예(제도)는 이 세상 어딘가에 실제로 ‘있기’도 하며 우리가 흔히 ‘돈의 노예’라고 말하는 것처럼 변모된 형태로 바로 내가 사는 이곳에 존재하기도 한다.

 

 

우리가 없다고 여기기 쉬운 것들 중 대다수는 우리가 그저 잊고 있는 것일 뿐이었다. 눈에 보이는 세계, 돈처럼 당장 필요하고 아주 쓸모 있어 보이는 것들에 정신을 쏟느라 그 외의 것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이야기 한다. ‘그런 건 알거 없어’, ‘쓸데없어’, ‘나는 아니야‘ 보이지 않는, 당장의 가치가 없어 보이는, 나와는 상관없는 것 같은, 그 세계를 애써 외면하느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극히 작아졌다. 더 넓은 세계, 더 많은 생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필히 이런 편견과 한계를 극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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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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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흥미로운 뱀파이어 세계

 

 

인간의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는 잊어라! 바로 이 소설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뱀파이어 세계에도 왕조가 있고, 나름의 체계와 문화가 있다. 순수 뱀파이어인 모로이 인간과 반쯤 섞인 댐퍼 그리고 뱀파이어의 원시적인 전형에 가까운 스트리고이.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여느 뱀파이어들처럼 스트리고이는 밤에만 활동하며 말뚝을 이용해야 죽일 수 있다. 모로이는 일종의 왕족으로 피를 먹어야만 하며 유한한 삶을 산다. 그리고 댐퍼는 그런 모로이를 보호하는 임무를 띠는 가운데 인간과 반이 섞인 만큼 식성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이렇게 세 종류의 뱀파이어들이 얽히고설킨 게 바로 이 소설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책 제목의 뱀파이어 아카데미는 소설에 나오는 숲 속의 학교 블라디미르 아카데미를 말하는 것으로 이곳은 마치 호그와트 마법학교처럼 비밀스러우면서도 신기한 일이 벌어지는 장소가 된다.

 

 

소설의 주인공은 10대 소녀 두 명이다. 모로이인 리사와 댐퍼인 로즈가 바로 그들이다. 둘은 친구이자 동료 혹은 그 이상의 관계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댐퍼인 로즈가 모로이인 리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 어쨌든 이 두 소녀에게 예기치 못한 일들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 일들에는 십대들의 풋풋한 사랑도 포함돼 있다! 이전에 보지 못한 뱀파이어들의 은밀한 내막과 사랑, 이것이 이 소설이 주는 가장 큰 재미가 아닐지. 신기하게도 소설에서 순수 인간은 뱀파이어의 희생자가 아닌 조력자 내지 기부자?로 그려지고 있다. 피를 뺏기지 않고 그냥 교환하는 것이다. 분명 인간과 다른 존재이지만 아주 인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뱀파이어들. 그들의 신비한 능력, 사랑, 그리고 그들 세계에서 벌어지는 암투가 낯설면서도 재밌고 신비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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