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1
퍼엉 글.그림 / 예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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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번지듯 묻어나 있는 그녀의 일상 속으로

 

 

 

아! 리뷰를 글로 쓰지 않고 그림으로 그려봤더라면 더 좋을 것을! 하지만 그럴 수 없기에 이렇게 쓰고 있네요. 책은 온통 따뜻함과 편안함 그리고 사랑이란 느낌으로 가득 차있어요. 두 사람의 온기로 가득한 일상이란 공간과 그곳에 함께 살며 사랑하는 두 사람. 한 장 한 장 종이를 넘길 때마다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네요.

 

 

책에 등장하는 소소하면서도 예쁜 일상의 모습들은 부러움을 자아내게 해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구나 하고 느꼈어요. 전 이 책으로 퍼엉이란 지은이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이 만남이 이 책으로만 끝나진 않을 것 같네요. 이후로도 작가의 그림과 이야기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려 해요.

 

 

책속 공간도 이 책을 ‘로맨틱 판타지’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큰 창과 높은 천장 그리고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테라스와 아기자기한 소품들. 집안 구석구석이 아주 그냥 사랑스러움이 넘쳐흐르고 있어요! 지은이가 실제 거주하는 주거 공간과 비슷하게 그려진 것인지는 몰라도 요소 하나하나가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었어요.

 

 

아쉬움까진 아니고 작가의 그림을 찬찬히 감상하면서 이랬더라면 어땠을까 했던 게 몇 가지 있어요. 그림과 그림 사이의 시간의 경과나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자칫 그림일기로 변질될 수도 있겠지만 왜 같은 일을 해도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날이 있잖아요? 계절을 느끼는 것도 그렇고요.

 

 

또 하나 들었던 생각은 귀여운 고양이 가필드나 이런저런 이유로 아끼는 물건 또는 정말 정말 특별한 소품 등을 전면에 내세운 에피소드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두 사람’만 너무 알콩달콩하는 게 부러우니까요! 독자들도 좀 딴 데 눈을 돌릴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 까요!

 

 

어쨌든 사랑 충만한! 행복이 넘실거리는! 편안하고 따뜻한 그림들 잘 봤네요. 당연히 후속작도 기대가 되고요. 되도록 빨리 만나보고 싶네요. 많은 독자들이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편안함과 사랑이란 감정이 꿀처럼 뚝뚝 떨어지는 또 다른 예쁜 그림들 금세 볼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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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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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한다. 기존 책과 페이지 수를 비교해보하니 딱히 추가된 주제나 항목은 없는 것 같다. 아쉬운 건 그 때나 지금이나 '굶주리는 세계'는 여전하다는 것. 종종 TV에서 구호 성금 후원 광고를 볼때마다 안타깝지 그지 없다. 세상은 어찌 이리도 불공평하단 말인가. 빈곤과 기아의 한 세계를 구원하는 일은 정녕 요원하다는 말인가?

 

과거 어느 때와 견주어 봐도 더 부유해지고, 세계 각국끼리의 시간적인 거리가 더욱 가까워진 이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손닿을 길 없는 빈곤과 기아라는 절망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한쪽은 잉여 생산물이 넘쳐나고 있는 데에 반해 다른 한쪽은 빵 한 조각조차 먹을 게 없어 언제 있을지 모를 구호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비만을 걱정하고 있을 때, 그들은 쓰레기를 뒤지거나 아사 직전의 상태에 내몰려 있는 것이다.

 

그들이 그토록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척박한 땅이나 날씨와 같은 기후적 요인에서 내전, 압제와 같은 정치, 종교적인 이유 그리고 국가도 어쩌지 못하는 부의 불균형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좀처럼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일로에 있다는 사실이다. 가난한 나라의 기아인구와 무심한 나라의 빈곤층은 그래서 해마다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더욱 안 좋은 여건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세계의 이웃들이 불충분한 구호 외에 다른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통해 프랑스와 미국, 유럽연합 등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아프리카나 남미 지역의 평화와 민주화를 방해했으며 그들이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폭군과 전쟁에 시달리면서 타국의 작은 원조만을 기다리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비옥한 토양을 가진 몇몇 아프리카 나라들이 오로지 돈에 눈이 먼 군벌들과 기생충 같은 국가의 수뇌부들 때문에 가난에 허덕이는 줄 알았었다. 물론 이 같은 경우도 맞는 이야기지만 가려진 또 하나의 사실인 선진국들의 은밀한 방해공작이 그들의 궁핍한 삶을 더욱 부채질했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일 작물만을 재배해야 하는 나라, 헐값에 질 좋은 생산물을 헌납해야 하는 나라, 바로 이들 나라 뒤에는 몇몇 선진국들의 검은 손이 있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목숨조차 위협하는 나라를 의지하고 살아야 하는 그들의 삶은 처참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는 거의 필연적인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인 구호의 손길 역시도 미약하다. 가망이 없는 이에게는 치료조차 할 수 없으며 접근 불가능한 나라에 있는 사람에게는 음식물조차 전달할 수 없다. 난관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고, 보급품은 절대부족인 상황에 있다.

 

기아는 현재 전 세계 곳곳에 만연된, 최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지만 우리는 그 상황조차 잘 모르고 있다. 신종 플루나 자카 바이러스와 같이 자국의 국민이 위협당하는 일이 아니면 언론에서는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영양 결핍으로 생사를 헤매는 아이들과 더럽고 오염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최악의 상황에서 겨우 목숨을 이어가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런 삶에 주목하지도 관여하지도 않고 있다.

 

그렇다면 희망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사회 구조의 근본적인 전복이 필요하다고 한다. 신자유주의 같은 폐단 많은 시장원리를 없애고, 부의 불평등을 획기적으로 개산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또한 가난한 나라 역시 개혁의 칼을 세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빈곤과 기아의 세계화를 막는 시작은 집중된 부와 권력을 누그러뜨리고, 자력으로 일어서는 법을 터득하는 것부터 일 것이다. 그들이 어서 빈곤의 덫을 걷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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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감시원 코니 윌리스 걸작선 1
코니 윌리스 지음, 김세경 외 옮김 / 아작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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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폴리팩스 부인>을 읽고서 감탄해 마지않았다. 긴장감과 재미가 매우 적절히 어우러진 참으로 신기방기한 스파이물이었던 것이다. 그 책의 작가 도로시 길먼은 이미 타개했지만 새삼 할매 작가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구나 하고 느꼈었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한 명의 할매 작가와 만났으니 바로 코니 윌리스! 게다가 이번에 SF다. 더욱이 각종 상을 휩쓸었던 걸작선이란다. 부푼 기대와 함께 첫 장을 열었다.

 

 

<화재감시원>은 중단편 모음집이었다. 각각의 이야기 첫 장에는 제목과 함께 수상했던 각종 상의 이름이 자랑스레 쓰여 있었다. 일단 처음 만난 건 [리알토에서]라는 제목의 단편. 양자역학에 관련된 이런 저런 박사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시종일관 수다스럽게, 종횡무진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물들이 대화를 하긴 하는데 각자 자기말만 하는 것 같았다. 도대체 학술대회는 어떻게 됐다는 건가? 과연 제대로 호텔에 예약을 하고 투숙한 이는 누구인가? 라는 의문만이 남았다. 빌어먹을 양자역학은 왜.....;;;

 

 

중간에 몇 작품을 건너뛰고 [화재감시원]을 읽었다. 1983년에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영국으로 타임슬립하는 내용이었다. 주인공은 실습 차! 런던 대공습이 벌어지던 그 전쟁의 한 구역으로 돌아간다. 거슬러간 과거에서 그의 역할은 바로 화재감시원! 정확하게는 세인트폴 대성당의 화재를 감시는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폭격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는 실습의 임부를 잊지 않으며 성당 내외부의 곳곳과 그곳의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옥스퍼드 사전 한 권과 함께 성당에 머무르던 중 바솔로뮤는 랭비라는 인물과 묘하게 부딪히게 된다. 둘은 서로를 도와야 하는 위치지만 한편으론 경계하며 관찰한다. 그리고 대공습이 벌어지던 때에 둘의 신경전은 극에 달하고 처절한 현장에서 그동안 품었던 모든 이야길 꺼내 놓고 만다. 랭비의 예측은 얼추 맞았다. 바솔로뮤는 스파이였다. 다만 나치의 협력자가 아니라 먼 미래에서 온 실습자였다!

 

 

죽고 사는 문제로 하루하루가 악몽인 상황을 관찰하는 실습자라니! 참 고약한 설정이다. 랭비가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임에도 엄청난 스케일의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소소하면서도 차분하고 재밌게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도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이제 [화재감시원]으로 신뢰를 회복했으니 남은 단편들과 함께 <여왕마저도>라는 윌리스의 또 다른 책도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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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진짜 변호사 맞아요? - 제6회 창원아동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6
천효정 지음, 신지수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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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초월한 우정 그리고 진실찾기

 

 

의뢰인들이 찾아오지 않을 법한 변두리에 사무실을 차린 변호사 빙빙 씨. 그는 연거푸 패소를 당하는 중이다. 이유는 다른 무엇도 아닌 그 놈의 성격 탓! 그러고는 잘못은 의뢰인에게 돌리고 있다. 반갑지 않은 손님인 최 변호사가 찾아와 남은 자존심마저 후벼 파놓지만 그에게 ‘성공. 혹은 부’라는 이름의 복수를 하지 못할 거 같아 아쉬움은 더 크기만 하다. 이런 멘탈 붕괴 직전에 만난 이가 바로 롹이라는 아이다.

 

 

이 녀석은 빙빙 씨가 세 들어 살고 있는 건물주의 손자로 천방지축 개구쟁이다. 롹이 골치 아픈 녀석이란 걸 눈치 챈 빙빙 씨는 녀석과 멀리하려 하지만 월세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건물주에게 매민 ‘서류 한 장’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그 계약’으로 인해 롹이 녀석의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꼬일 대로 꼬인 변호사 생활. 빙빙 씨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가 고민이지만 그럴수록 롹이와의 일들은 계속된다.

 

 

그리고 문제의 사건! 롹이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학교를 찾은 빙빙 씨는 무섭게 롹이를 다그치는 우성이 엄마에게 변호사적 뉘앙스를 담아 이런저런 쓴소리를 해주었다. 우성이 엄마의 입을 쏙 들어가게 만든 빙빙 씨는 아주 자신만만했지만 그 이후로 뜻밖의 사단이 났다. 우성이 엄마가 거짓으로 꾸며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롹이와 빙빙 변호사를 싸잡아 비난하는 글이 시시각각 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한방을 먹은 빙빙 씨와 롹이. 졸지에 재벌 3세와 고문변호사가 된 둘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야기는 롹이라는 아이와 변호사 빙빙 씨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촌극을 다루고 있지만 어른인 빙빙 씨와 아이인 롹이의 세대를 초월한 우정이 잘 그려져 있다. 개구쟁이지만 조숙한 롹이와 궁지에 몰려서야 비로소 인생의 쓴맛을 알게 된 빙빙 씨. 둘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인생이라는 항로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조력자가 된다. 그리고 그 뜻밖의 사건은 둘을 더욱 똘똘 뭉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영화 아저씨를 방불케 하는 어른과 아이, 두 사람의 소중한 인연과 우정을 다룬 이 소설 참 따듯했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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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어요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김정화 옮김 / 봄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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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명령하고 아이는 따라야 하고, '하지마' '이거해 저거해' 하는 그 '이유'에 대해선 딱히 설명도 없고, 이런 부모 아이간의 수직적 의사소통에 관해서 생각의 틈을 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강압적인고 명령일관인 부모가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짓누르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제부터라도 부모들은 아이에게 명령을 하고 혼을 내기 전에 그 이유를 들어보라 그것이 이유 같지 않은 이유여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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