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스바루 -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
덕 파인 지음, 김선형 옮김 / 사계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생태적인 삶을 위한 한 뉴요커의 고군분투기

편의적이고 경제적인 일상 그리고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있는 도시를 뒤로하고 시골로 향한 남자가 있었다. 언뜻 무모해 보이는 이 모험을 강행한 그는 향수병에 시달린다거나 특별한 요양이 필요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게 아니다. 단지 은연중에 그의 삶 전체를 지배하고 있던 기존의 모든 에너지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석탄과 석유 등 고갈되어가는 에너지원이 아닌 다른 에너지원을 통해 그토록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엄청난 노력이 내포되어 있는 이 결정은 일단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일거리를 그에게 안겨 준다. 청정에너지라 할 수 있는 바이오 원료로 구동 가능한 자동차 엔진을 다는 것부터 자신의 집 근처에 풍력과 태양력을 이용한 전기 장치를 만드는 것까지 기존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량과 개조가 필요했다. 비단 돈 뿐만이 아니라 상당한 정보와 기술 그리고 노력이 소요되는 이 일을 그는 특유의 호기심을 가지고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한다.

또 한 가지 일은 그가 키우려고 하는 염소에 관한 것이다. 염소젖을 취할 목적으로 그는 젖먹이 염소 자매를 데려오지만 이 어린 녀석들을 키우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먹이와 보금자리 문제는 그래도 쉬이 해결 할 수 있었지만 갑작스레 병을 앓게 된 한 녀석을 보살피는 일이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고역이 되었다. 꺼져가는 생명을 보는 그 안타까움이란. 하지만 극진한 치료로 염소가 활기를 되찾자 그는 한껏 고양된 채 다른 일도 씩씩하게 헤쳐 나간다.

도시의 수도국과 전기회사를 더 이상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그는 더욱 생기발랄해진다. 초짜 농부의 허술한 농장을 노리는 맹수들을 경계하면서 펌프나 집열기 같은 장치들을 손수 손보면서 그렇게 그의 자립 농장 생활은 점점 무르익어간다. 때마침 생긴 또 다른 가족과 더불어서 싱싱한 채소를 기르고, 도시의 다양한 상품이나 먹거리에 대한 유혹을 떨쳐 보내면서 명실상부한 농장의 주인으로 자리매해 간다.

시골 농장을 꾸리기 위해 집을 구하고, 바이오 연료가 동력원이 되는 차를 만들고, 대체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시설들을 설치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상당히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더욱이 <굿바이, 스바루>는 단순히 이상적인 모습의 삶 자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삶에 다가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한 한 인간의 강한 집념과 의지를 엿보인다.

그처럼 굳은 결심으로 전혀 다른 삶으로의 전환을 시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본문에 나오는 것처럼 생태적인 삶을 위한 몇 가지 실천만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니 꼭 실천해야겠다. 효율 좋은 전기기구를 사용하고, 자동차 사용을 되도록 줄이며 정말 물 쓰듯 하는 물의 사용량과 음식 찌꺼기나 쓰레기를 줄이는 일만이라도 실천하다면 우리는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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