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 서른 살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는 52가지 방법 ㅣ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30대를 위한 52가지 심리 테라피
부모의 품과 학생신분에서 벗어나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30대는 직면하는 모든 일이 버겁고 고통스럽기만 하다. 관계 맺기의 어려움, 일의 책임에 대한 두려움 등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이미 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한 30대라면 비교적 고통은 덜 할 지도 모르겠다. 사회로 들어가는 길목에서부터 수없이 많은 좌절과 패배의 쓴잔을 마신 이들에겐 고통과 상실감이 배가 되어 돌아온다. 더욱이 암울한 현실,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다보면 책이 손에 잡히지 않고 알 수 없는 상념에 빠져버린다. 이런 저런 걱정으로 공부할 시간을 좀먹고, 한숨과 푸념의 하루하루가 계속되다 보니 무언가를 시도할 에너지조차 남지 않는다. 뭔가 의미 있고 내게 행복을 가져다 줄 일을 하고 싶은데 내 생각은, 내 몸은 그러질 못하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럴까,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쉽사리 행동의 변화로까지 이어지진 못한다.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또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 걸까?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는 머뭇거리고 망설이며 자기만의 방에 갇혀있는 이 땅의 모든 30대들에게 위안의 한마디를 전한다. 괜찮으니까 힘을 내라고 말이다. 책에는 서른의 터널을 지나는 현명하고 유익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매사에 긍정적일 것, 자기연민이나 우울의 늪에서 벗어날 것,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을 가질 것 등을 강조하며 수많은 사례로부터 귀감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다. 서른살이들을 위한 현명한 조언이 담긴 이 52가지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내 이야기인 것만 같았다. 아직 나이로는 서른에 이르진 않았지만 나 역시도 그들처럼 괜한 것에 아파했고,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못했으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독단적이고 이기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울과 절망의 늪에 항상 발이 빠져 있었고, 냉소와 무관심으로 나를 숨긴 채 벽을 만들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솔직한 내 모습, 진짜 내 생각과 만나면서 잘못을 인정하게 되었고, 삶에 변화를 주는 동기도 찾게 되었다.
저자는 책속에서 냉소야말로 가장 위험한 병폐라고 지적한다. "냉소가 위험한 이유는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허무주의와 무력감, 분노와 파괴력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해 봐도 안 된다는 무력감은 원하는 것의 가치를 파괴해버림으로써 더 이상 욕망하지 않게 만든다. 그래서 냉소주의자는 현실로부터 한 발 떨어진 방관자가 되어 모든 것을 비웃는다." 한 인간의 영혼을 좀먹는 가장 무서운 것이 '우울'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저자는 '냉소'를 꼽았다. 게다가 오히려 우울이란 감정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하며 '정상적인 우울감정'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일련의 '감정적 상황'이 냉소가 아닌 정상적인 범위의 우울함에 속해 있다면 그것은 나쁜 게 아니라 더 좋은 내일을 위한 단련의 과정일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부정적인 생각, 자포자기적인 마음으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그저 자신을 믿고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내 길을 걸으면 된다. 그러면 분명 밝게 웃을 그날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