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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ㅣ 쉽게 읽는 지식총서 1
니콜레 랑어 지음, 윤진희 옮김 / 혜원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최근에 읽었던 심리학 서적들은 거의 다가 ’테마형 심리학책’으로 일종의 심리학에 관한 응용서나 실전도서에 가까운 책이었다. 이런 책들을 주로 찾게 된 이유는 아마도 편의성과 대중성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나는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이론적 지식이 많이 부족한 상태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책들은 어렵지 않게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접할 수 있게 해줘서 즐겨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심리학은 대학교 교양 수업으로 두 번 수강했던 적이 있어 대강의 이론은 알고 있지만 명확히 체계가 잡힌 건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쉽게 읽는 지식총서 - 심리학>으로 심리학의 역사와 분파 그리고 효용에 대해 이해하면서 심리학에 관해 나름의 체계를 잡고 정리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책은 심리학의 역사로 시작한다. 심리학은 사상, 즉 철학의 한 분야로 속해 있다가 점차 그 중요성과 필요성이 증대되어 하나의 학문으로 독립하게 된다. 그렇다 해도 그 뿌리는 역시 인간의 사상과 철학에 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은 심리학은 변화를 거듭한다. 인간의 심리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이 융성하고 또 다양한 심리학 실험들이 행해진다. 이 와중에 심리학은 성격 심리학, 사회 심리학, 병리 심리학, 직장 심리학, 사회 심리학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파를 형성하며 세분화되고 전문화된다. 인간의 심리를 여러 상황 속에서 파악하려는 시도와 사람들의 생활 곳곳에 심리학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만든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심리학의 도입과 적용에 관한 내용은 이 책의 3장 ’심리학적 방법과 개입’에서 더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인간의 무의식에 바탕을 둔 채 치료하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 말인 ’심층심리학’은 프로이트라는 익숙한 인물 때문인지 유독 눈에 띄었고, 다양한 방어 메커니즘을 보면서 내가 사용하는 방어기제는 없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꿈속에 나타난 특정한 대상이 상징하는 바를 보면서 최근에 꾸었던 꿈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뒷부분에 가서는 리히터의 심리분석적 가족치료와 게슈탈트 요법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의식, 무의식적으로 수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가족 모두가 치료의 범주에 속한다는 리히터의 이론모델과 성장, 자아실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전적인 책임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게슈탈트 요법은 좀 더 구체적으로 공부하고픈 욕구를 느꼈다.
<쉽게 읽는 지식총서 - 심리학>을 읽는 일은 사실 쉽지 않았다. 심리학의 역사와 종류를 적은 분량으로 압축하다보니 설명과 해석이 필요한 몇몇 부분은 그냥 삼키고 넘길 수밖에 없었고, 글의 연결성이 부족해 읽는 흐름이 끊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반대로 심리학의 계보와 쓰임을 파악하는 데는 아주 편리했다. 분야별 심리학의 내용을 명료하게 정의하고 있고, 쉽게 설명해 놓아 이해하기가 편했고, 뒷부분의 심리치료에 관한 내용 역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은 심리학에 관한 더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쉽고 간편하게 표현된 지식의 속살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 나 역시 심리학에 관련된 테마도서가 아닌 이론서를 읽고 싶은 마음에 벌써 책을 골라두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공부하는 느낌을 갖게 한 이 책, 작지만 강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