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인(否認)이 배반의 보이지 않는 한 변형임을 알고 있었다. 외부에서 보면 부인을 하는 건지, 비밀을 지키고 있는 건지, 심사숙고하는 건지, 난처함과 불쾌함을 피하려는 건지 구별할 수가 없다. 그러나 자신의 의중을 드러내지 않는 본인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부인은 배반의 다른 몇 가지 떠들썩한 유형들과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의 토대를 앗아가버린다.-82쪽
"넌 말하고 싶지 않은 거니, 아니면 말하고는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거니?"-84쪽
매주 똑같은 산책로를 맴돌면서 한나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면 생각 하나가 따로 떨어져나가 제 나름대로의 길을 쫓다가는 결국 제 나름대로의 결론을 이끌어내곤 했다.-1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