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벤치에 앉아 인생을 생각하다
잔 카제즈 지음, 박노출 옮김 / 브리즈(토네이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충만한 삶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한층 더 깊게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없다. <철학의 벤치에 앉아 인생을 생각하다>는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월마트의 한 종업원에 이르기까지 과거 속 인물들과 현대에 사는 사람들 사이를 넘나들며 철학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들을 쏟아 놓는다. 그들의 인생관, 삶의 궤적, 추구하는 가치 등을 따져보며 진정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추출해서 나열한다. 그리고 그 요소들을 따로 떼어내어 그것들이 갖는 진정한 가치, 의미 하는 바 등을 재서술하며 또 한 번 사람들의 인생을 샘플로 활용해 다시금 인생에 관해 생각할 시간을 마련한다.

하지만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그러한 요소들은 개인에 따라서 편차가 심하다. <철학의 벤치에 앉아 인생을 생각하다>에서는 특정 가치에 전심전력하거나 현 상태에서의 자신이 원하는 최고의 가치에 관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길 몇 개의 내용으로 추려보면 누군가는 중년 이후의 톨스토이처럼 ’초월성’에 목을 맬 수도 있고, 촌각을 다투는 죽음의 현장에서 잠시 쉬는 것조차 쉬이 허락할 수 없는 파머처럼 ’도덕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을 수도 있으며 고단하고 기계적인 삶을 사는 노동자들처럼 단지 좀 더 편안하고 유연한 삶을 살게 만드는 ’자율성’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 있는 삶의 모습은 그렇게 모두 다른 것이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자신이 원하는 삶이 모습 속에 행복이 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들에겐 적어도 ’행복의 추구’라는 공통점은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들과 같지는 않다. 소소한 욕망의 충족 속에 달콤한 행복의 열매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욕망충족 이론을 예로 든 부분에서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의 맹점을 아프게 꼬집는다.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과 가치와 선택의 주체가 되는 것은 이상세계에서나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가진 욕망들의 상당수는 조작, 허위정보, 혹은 노골적인 속임수의 결과다. ...... 우리가 이 물건 하나 장만하고 나면 당신 인생이 나아질 거라고 말할 때 우리는 당신 인생을 욕망의 주체로서 존중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뉴욕 메디슨 가 어디에 있는 광고회사를 칭찬하고 있는 것인가?"

자신의 욕망을 충복하는 게 행복의 전부라 믿었던 사람들은 그렇게 속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더욱 분명해 지는 사실이 하나 생겼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추구하는 도덕성과 자율성 그리고 초월성 등은 주체적인 것이면서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책에서는 이보다도 더 복잡한 사유의 과정을 통해 행복을 향한 그런 ’필수적인 가치’들을 조명하고, 분석하고, 서로 비교해 보기도 한다. 쉽사리 이해되는 과정이 아니라 따라가기가 좀 벅찼지만 말이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벤치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생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정리한다. "충만한 삶이라는 산의 정상에 오른 사람이라면 1급 목록에 등재된 모든 덕목들을 부여받고, 2급 목록에 포함된 덕목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취하게 될 것이다." 이 말은 곧 절대적인 기준으로 완벽한 삶을 산 누군가가 사람만이 정상의 문턱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의 정상에 이르기 위해 내게 남?어도 나는 이 책과의 만남을 통해 정상으로 향하는 길의 이정표 정도는 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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