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 바라타 1 - 주사위가 던져지다
크리슈나 다르마 지음, 박종인 옮김 / 나들목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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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계가 담긴 인도의 서사문학 속으로

 생각해보건대 방송을 통해 인도의 신화에 관한 내용을 접할 기회가 비교적 많았었던 것 같다. 인도의 축제를 다룬 다큐에서부터 인도의 젖줄 갠지스 강에 관한 프로그램까지 그 방송내용에는 하나같이 인도의 힌두신화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신화의 발단이나 근본, 형성과정 등은 알 수 없었다. 내가 본 방송에서는 인도의 신화가 하나의 보조재로 사용되었기에 주요 신들의 이름이나 특징 정도를 언급하는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우리의 단군신화나 서구의 그리스 로마신화에 비춰 아주 미미한 지식만 가지고 있던 인도의 신화, 과연 그들의 신화는 어떤 것일까?

<마하바라타>는 인도의 신화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자 인도의 철학과 종교가 결합된 최고의 경전이다. 만약 서양의 탈무드와 성경이 한 권의 책으로 되어있다면 아마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인도사람들은 흔히 <마하바라타>를 가리켜 "세상 모든 것이 마하바라타에 있으니, 세상에 있는 것은 마하바라타에 다 있고,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은 세상에도 없다"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마하바라타>는 방대한 저작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이 기록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기록과 종교적 색채만을 가진 것이 아니라 철학적인 사유가 더해져 읽는 이로 하여금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그럼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 아름다운 유산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마하바라타>의 내용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다. 바라타족에 속하는 쿠루족과 쿠루족에서 파생했다고 할 수 있는 판두족 두 사촌지간이 융합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칼을 들이댈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전쟁이야기다. 능력에 대한 시기와 왕국에 대한 야욕이 촉발한 이 사태는 모략과 배반이 난무하는 가운데 처절한 싸움으로 치닫는다. <마하바라타>의 큰 줄기가 이 두 사촌간의 불화와 반목에 관한 내용이라면 작은 줄기는 두 사촌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능력을 갈고닦으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그 가운데 결혼이나 신과의 영합을 행하기도 하면서 누군가와 손잡거나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를 굴복시키며 세를 확장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간단한 줄거리의 <마하바라타>지만 읽기가 그렇게 수월하지는 않았다. 낯선 지명과 외우기 힘든 인명에서부터 다시금 앞장을 떠들러봐야 하는 인물들의 관계까지 정말 고행 같은 책읽기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이르면 그들이 펼치는 그 웅장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찬란한 그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특히 비마나 아르주나 같은 능력이 출중한 영웅들이 전장을 누비며 적들을 굴복시키는 장면은 큰 쾌감을 준다. 인간과 신이 한데 어우러져 펼치는 웅장한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삶의 지혜와 미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마하바라타>, 책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모습과 지혜의 경구나 내 몸 깊숙이 자리 잡아 나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어주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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