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 연애 백서 - 유혹에서 피임까지,당신이 및처 몰랐던 사랑.성의 모든 것
위르겐 브라터 지음, 김혜숙 옮김 / 민음인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실용적인 성지식 쌓기


이런... 완전히 속은 느낌이다. <실용연애백서>가 이런 종류의 책일지는 정말 몰랐다. 난 그저 이 책이 연애에 관한 남녀의 심리나 행동을 통계적으로 접근해서 재밌고 아기자기한 연애를 돕는 그런 종류의 책인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완전 예상을 빗나갔다. <실용연애백서>는 순전히 성에 관한 이야기로 일관하는 '성 상식책'이다.


솔직히 의학을 전공했다는 저자가 어찌 이런 성에 관한 책을 냈을까 하는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성에 관한 오류를 재밌게 풀어 바로잡아 보려 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아마도 몸에 관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의학을 공부한 터라 몸으로써 이루어지는 행위인 성에 자연스레 관심이 이어졌고 그 관심이 지적인 호기심과 맞물려 이 책의 출간으로 이어졌지 않나 싶다.


일단 내용은 10가지 파트로 나뉜다. 각 장의 제목만 살펴보면 1장은 남과 여, 사랑과 결혼. 2장은 섬세한 사랑의 도구, 몸. 3장은 사랑의 기술. 4장은 섹스의 심리, 섹스의 생리. 5장은 연애하면 더 궁금한 성 의학. 6장은 미혼남녀도 꼭 알아야할 임신과 출산. 7장은 성 발달과 성교육. 8장은 사랑의 또 다른 모습, 성적 소수자. 9장은 금기된 욕망들. 그리고 마지막 10장은 가지각색 성 문화다.


1장은 남녀 사이에서 성을 매개로 한 은밀한 '기류'와 성에 관한 일반적인 통설에 관해 다루고 있다. 내용 중에 '남자는 여자의 단순한 관심을 오해할 때가 많다'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 좀 마음이 아팠다. 2장은 성과 관련된 우리 몸 곳곳을 소개해 주는 장이다. 이 장만큼은 시각적인 자료가 필요했던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3장의 제목은 사랑의 기술로 성 행위에 이르는 방법과 다양한 성 행위를 다루고 있다. 당연하지만 프롬이 말한 기술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4장과 5장은 성에 관한 심리와 생리를 언급한 장이다. '건전한 성의식', '쾌적한 성' 이라는 측면에서 아주 유용한 내용들이 많다. 6장은 임신과 출산을 다루는 장이다. 성에 관한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지만 가장 중요하기도 한 부분이라 비간에 다뤄지는 그런 내용이다. '첫 경험은 대부분 여자가 주도한다.'는 부분이 좀 이색적이기는 했지만...

8장은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 젠더와 같은 성적 소수자를 다루고 있다. 이성의 옷차림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트랜스베스타이트란 말을 처음으로 보게 됐다. 9장은 성에 관한 금기를 다룬 장이다. 매춘이 유발하는 경제효과가 어마어마해서 많이 놀랐다. 마지막 장은 지역, 문화, 종교 등에 따른 성 문화를 다루고 있다. 앞 장의 매춘에 못지않게 포르노의 경제효과는 정말 대단했다.


이처럼 <실용연애백서>는 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와 지식들을 풀어 놓는다. 책 제목에 '백서'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방대한 내용 중에는 흥미위주로 접근된 내용이 적지 않다. 게다가 주로 쓰이는 방식인 통계적 접근이 믿을 수 있는지 또 표본은 적당했는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에 관한 잘못된 오류를 바로잡고자 했던 저자의 노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제 성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면 이런저런 게시판을 기웃거리거나 지식인에 물어 볼 게 아니라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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