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vol. 2 - 세상 모두를 사랑한 여자
야마다 무네키 지음, 지문환 옮김 / 엠블라(북스토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걸 실감한 1권이었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서 중학교 여교사가 되기까지 혐오나 실패라는 단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카와지리 마츠코의 인생이 한순간 어긋나 점점 더 알 수 없는 길을 걷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모두가 짜기라도 해서 그녀를 절망의 끝으로 내몰았던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는 삶의 비운의 연속이었다.


여동생 쿠미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허겁지겁 도망쳐 점점 더 일그러지고 있는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2권은 밑바닥 저 끝까지 내몰리는 마츠코의 처절한 삶을 보여준다. 매춘과 마약의 타락한 생활에서 결국 동거남 살해라는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 감옥에 수감되는 마츠코.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그녀는 죽기를 각오하지만 뜻밖의 인연은 그녀에게 희망을 품게 한다. 감옥 안에서 마츠코는 경찰에 잡히기 전 자신에게 살갑게 대해준 시마즈씨 와의 장및빛 미래를 꿈꾸며 미용사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린다. 목표를 위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수감생활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운명의 여신은 한 번 더 그녀를 비웃어 주고, 그녀가 그토록 꿈꾸었던 작고 소박한 희망마저도 물거품이 되고 만다.


희망의 부질없음을 뼛속 깊이 깨달은 마츠코. 감옥에서 배운 미용 기술로 그저 하릴없이 의미없는 하루하루를 살던 중 자신의 제자였던 류 요이치와 만나게 된다. 정말로 기묘한 이 만남. 그리고 마츠코는 또 다시 거친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몸을 내맡기게 된다. 

마츠코의 과거에서 현실로 이어지는 내용과 그녀의 조카인 쇼가 고모인 마츠코의 삶을 추적하는 내용이 교차 서술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마츠코의 파란만장한 인생여정을 보여주는 한편. 어느 시점 이후 죽는 순간까지 그녀에게 부재해 있던 가족(혈육)이 그녀를 찾아 주고, 그녀의 삶을 이해해 준다는 내용을 아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저자의 후기나 역자의 후기 없이 소설의 종결과 함께 썰렁하게 마무리되는 점이 좀 아쉬웠지만 야마다 무네키라는 일본 작가를 알게 됐다는 것으로 그 아쉬움을 대신한다.


모든 꿈이 조각났음에도 세상 모두를 사랑한 여자 마츠코. 그녀의 이야기는 정말 오래도록 내 마음 속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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