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 - 한 디자이너가 그린 파리지앵의 일상과 속살
이화열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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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스물 아홉의 나이에 '파리'라는 낯선 도시로 떠나 그 곳에 정착해서 '파리지앵'의 삶을 살게된 한 디자이너의 일상을 차분하게 그린 풋풋한 정이 느껴지는 산문이다.

'파리'하면 떠오르는 명소나 낭만적인 풍경은 여기엔 없다. 그 대신에 온전히 자신만(혹은 가족)의 삶을 꾸려나가는 파리지앵들의 소소한 일상과 삶에 대한 여유가 아주 짙게 묻어나 있다.

글쓴이의 친구들인 다양한 파리지앵들의 삶을 호기심반 동경심반으로 구경하듯 즐기면서도 유독 한가지가 머리에 남아 페이지를 넘기는 손을 무겁게 만들었다...

바로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내용이다.

"(중략)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열정을 갖게 하는 거야. 그건 강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 67p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만큼은 세계 어딜 내놔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이들의 열정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교육개혁이란 외침아래 수없이 바뀌는 교육제도와 갈 때까지 가버린 사교육 풍토 속에서 꺼져가는 아이들의 열정을 살리는 일은 오로지 부모의 손에 달렸다...아이들 손에 얼마의 용돈을 쥐어주는 것보다 좋은 학원을 알아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아이들의 마음 속에 꿈과 희망이 무럭무럭 자라나게 할 수 있는 열정을 갖게 하는 일이다.

"내 인생이 성공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거야. 내 아이들은 자기 주관이 있고, 자유롭고, 또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난 그것만 가지고도 반쯤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이야."

버틀런드 러셀의 말처럼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행복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지금까지 쉬운 일을 해봤으니까 이제라도 어려운 일 좀 해보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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