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뭔가를 시작할 때 내가 가장 겁쟁이고, 내가 가장 용감하다."

제목과 함께 표지를 장식한 이 문장이 계속 마음에 남아 쉬이 책장을 넘 길 수 없었다.

계획했던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의 어려움, 그 막막함...
하지만 일단 행동으로 옮기고 나면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은 점차 사라지고 점점 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머뭇거리다가 결국 포기해버리면 자신감 대신 자괴감이 남아 쉬운 일도 어렵게만 느껴지게 된다.

그러면 나는 어떤가? 겁쟁인가 아니면 용감한 쪽인가?
아무래도 겁쟁이에 가까울 것 같다...

이야기에 나오는 료운과 다쿠지, 게이치로, 고스케 이렇게 네명의 아이들은 용감한 녀석들이다.
조금이라도 기록을 줄이기 위헤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는 녀석들의 머리속에는 오로지 '수영'만이 존재한다.
수영이라는 종목이 가지는 특성상 기록단축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며 이들은 모두 그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을 만큼 용감하다.
하지만 수영을 벗어나면 상황은 좀 다르다.

료운은 가출한 친구 어머니를 보고도 망설이다가 끝내는 얘기하지 못하고, 후지모리를 좋아하면서도 친구에게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한다.

다쿠지는 헤픈 어머니에다 대학에 가고 싶은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고, 게이치로는 무너진 가정에다 게이짓한 전력에 의기소침해 있고, 고스케가 그나마 양호하지만 아무 여자에게나 추근덕거리는 주접맨이다.
이들은 수영을 할 때 와는 달리 어느 누구도 자신의 상황에 맞게 대처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가장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서 서로에 대한 화살로 갈등이 폭발하지만 '수영'에 대한 공통된 열망에서 나오는 무의식적인 힘에 의해 서로에 대한 적개심은 어느새 사라지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다.

여기서 아쉽게 이야기가 마무리되지만 즐거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뒤섞인 채 눈물을 흘리며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는 녀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물 속에서 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용감했던 네명의 아이들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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