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상한다. 이 도시처럼 한적한 작은 동네에 사는 나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조용한 거리에 면한 아담한 집. 어딘가 안전한곳. - P277
"근데 누구세요?" 나는 싱긋 웃으며 말한다.
"얼른 어른이 되어야 했던 사람이지, 너처럼." - P278
내가 울컥한 건 이 음식 때문이다. 라이언은 내가 감자튀김보다 고구마튀김을 더 좋아한다는 걸 안다. 내가 익히지 않은 양파를 싫어한다는 것도. 내가 사는 세상에선 아주 드문, 사려 깊은 마음씀씀이. - P287
내가 그를 연구했듯 그도 나를 연구했을까? 고구마튀김을 좋아하고 커피에는 설탕을 두 스푼 넣는다. 고 쓰인 문서가 있었을까? - P338
나는 내게 우리의 가능성에 대해 애도할 시간을 5분 준다. 가능할 수도 있었던 미래를 슬퍼하는 5분. 나라는 여자가 완벽한 동네의 완벽한 집에서 완벽한 남자와 함께 사는 게 가능하리라 믿었던 희망을 파괴하는 5분.
그리고 이건 나의 세계가 아님을 상기한다. 나는 아주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령에 불과하다. - P339
마지막으로 여기 왔던 게 전생의 일 같다.
근데 또 어제 일 같기도 하다.
모든 게 굉장히 친숙하고 낯익지만 그래도 난 이곳에서 이방인이다. 연락할 사람도 찾아갈 사람도 없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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