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가 모두에게 똑같은 삶을 보장한다는 것은 흔한 오해였다. 어쨌든 그녀의 생각은 그런 방향으로 흘렀다. 공산주의가 실제로 보장해주는 것은, 혈통과 행운 대신 국가가 나서서 공익을 꼼꼼히 따져본 뒤 누구에게 무엇이 돌아갈지 결정한다는 점이었다. 이 간단한 원칙에 따라, 많은 국민의 공익을 위해 남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는 동무가 더 많은 자원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논리적인 결과였다. - P33

사실 그의 초상화 두 점이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 걸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주로 그린 사람들이 귀족이었으므로, 1920년에 모스크바 예술인 조합은 그를 미학적으로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평가해 화가 면허증을 회수했다. 그래서 생계를 위해 그는 청소부가 되었다.

"결국 빗자루는 아주 커다란 붓이 아니겠소?" 리트비노프가 빙긋 웃는 얼굴로 말했다. - P36

"우리 할머니가 즐겨 하시던 말씀이 있지. 살면서 무엇을 선택하든 자기 몫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화가의 삶이 누군가의 눈에는 가볍게 보일지 몰라도, 나는 초상화의 주인공을 앞에 두고 완성된 그림의 베일을 걷은 뒤 그 사람의 표정을 볼 때마다 내가 할머니의 말씀대로 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소. 이봐요, 내가 아까 빗자루를 붓에 비유한 건 반만 농담이었소. 이건 나한테도 놀라운 일인 것 같은데, 학교에서 방금 청소한 복도를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걸 볼 때면 내가 내 몫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다시 느끼거든."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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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세상 끝까지 당신과 같이 가서 그 끝이 어딘지 알아낼 생각이었어." - P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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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상한다. 이 도시처럼 한적한 작은 동네에 사는 나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조용한 거리에 면한 아담한 집. 어딘가 안전한곳. - P277

"근데 누구세요?"
나는 싱긋 웃으며 말한다.

"얼른 어른이 되어야 했던 사람이지, 너처럼." - P278

내가 울컥한 건 이 음식 때문이다. 라이언은 내가 감자튀김보다 고구마튀김을 더 좋아한다는 걸 안다. 내가 익히지 않은 양파를 싫어한다는 것도. 내가 사는 세상에선 아주 드문, 사려 깊은 마음씀씀이. - P287

내가 그를 연구했듯 그도 나를 연구했을까? 고구마튀김을 좋아하고 커피에는 설탕을 두 스푼 넣는다. 고 쓰인 문서가 있었을까? - P338

나는 내게 우리의 가능성에 대해 애도할 시간을 5분 준다. 가능할 수도 있었던 미래를 슬퍼하는 5분. 나라는 여자가 완벽한 동네의 완벽한 집에서 완벽한 남자와 함께 사는 게 가능하리라 믿었던 희망을 파괴하는 5분.

그리고 이건 나의 세계가 아님을 상기한다.
나는 아주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령에 불과하다. - P339

마지막으로 여기 왔던 게 전생의 일 같다.

근데 또 어제 일 같기도 하다.

모든 게 굉장히 친숙하고 낯익지만 그래도 난 이곳에서 이방인이다. 연락할 사람도 찾아갈 사람도 없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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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의 삶을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령이다. - P151

어쩌면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유령은 아닐지도 모른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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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내가 꾸는 꿈이다. 깨어나면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소멸하는 환상. 매일 태어났다가 매일 사라지는 하루살이 같은 우주. 하지만 꿈에서는 늘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언제나 그 세계가 현실이라고 믿고 그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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