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가 모두에게 똑같은 삶을 보장한다는 것은 흔한 오해였다. 어쨌든 그녀의 생각은 그런 방향으로 흘렀다. 공산주의가 실제로 보장해주는 것은, 혈통과 행운 대신 국가가 나서서 공익을 꼼꼼히 따져본 뒤 누구에게 무엇이 돌아갈지 결정한다는 점이었다. 이 간단한 원칙에 따라, 많은 국민의 공익을 위해 남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는 동무가 더 많은 자원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논리적인 결과였다. - P33
사실 그의 초상화 두 점이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 걸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주로 그린 사람들이 귀족이었으므로, 1920년에 모스크바 예술인 조합은 그를 미학적으로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평가해 화가 면허증을 회수했다. 그래서 생계를 위해 그는 청소부가 되었다.
"결국 빗자루는 아주 커다란 붓이 아니겠소?" 리트비노프가 빙긋 웃는 얼굴로 말했다. - P36
"우리 할머니가 즐겨 하시던 말씀이 있지. 살면서 무엇을 선택하든 자기 몫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화가의 삶이 누군가의 눈에는 가볍게 보일지 몰라도, 나는 초상화의 주인공을 앞에 두고 완성된 그림의 베일을 걷은 뒤 그 사람의 표정을 볼 때마다 내가 할머니의 말씀대로 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소. 이봐요, 내가 아까 빗자루를 붓에 비유한 건 반만 농담이었소. 이건 나한테도 놀라운 일인 것 같은데, 학교에서 방금 청소한 복도를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걸 볼 때면 내가 내 몫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다시 느끼거든." - P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