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나의 사소한 이야기를 글로 쓴다. 이 이야기가 특별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라 나의 진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나의 상처뿐만 아니라 당신의 상처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 P178

고통은 파도처럼 마음에 들이쳤다가 빠져나가기를 반복한다. 쉼없이 마음으로 들어와서 자국을 내고, 물러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다시 돌아온다. 내 잘못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잘못하지 않았는데도, 노력했는데도, 잘해보려고 했는데도 겪어야 하는 상처들이 있다. - P187

불안과 두려움에 두 발을 딛고 선 나의 삶은 언제나 지금이 아니라 미래에 있었다. - P188

따져 묻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함께 느껴주는 행동은 아픈 사람을 자신만의 두려움에서 자유롭게 한다. 마음은 단죄의 대상이 아니다. 비록 그늘지고 아픈 마음이더라도 그 마음을 억누를 필요도, 부정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되지 않는데 억지로 자신을 사랑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된다. - P197

우리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모두 외로운 어린 여자아이였던 우리는 왜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서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에 가닿고자 했을까. - P199

나는 언제나 소설쓰기가 깊은 애도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처리하지 못했던 슬픔을 다시 한번 깊이 느끼며 소화하는 일이라고. 그리고 그 과정이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속 기억을 끌어내 어떤 애도를 가능하게 할지도 모르리라 희망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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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삶을 통해 내가 알게 된 건, 무슨 이유로든 숨겨놓은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어떤 감정이든 바라보고 인정해야 했다. 그래야 마음이 덜 병들 수 있었다. - P128

휴식은 내가 아닌 모습으로 가장한 상태를 견디지 않아도 될 자유 - P132

어떤 변화가 오든 가슴을 열고 맞이하기를. 조바심내며 지금의 소중함을 내팽개치지 않기를. 작은 순간들을 음미하는 법을 배우기를. 천천히, 더 천천히 ……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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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삶은 결코 통제할 수 없으며 삶의 사건들은 인과관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언제쯤 모든 규칙을 깨고 펼쳐지는 삶의 불규칙성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연약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언제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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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에 심연 같은 것은 없다는 생각에서부터 폭력이 시작된다. 내가 너를 아는데 말이야, 내가 너보다 너를 더 잘 아는데 말이야…… - P54

당신이 나를 떠나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더라도 나는 받아들일 것이다. 당신이 내게 준 마음과 우리가 나눈 시간에 대한 감사를 나는 버리지 않을 거니까. 당신이 내게 준 빈짝이는 순간은 내게 영원히 남아 있을 테니까.
그후에도 나는 여기에 남아 여전히 나인 채로,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 내가 되어 살아갈 것을 안다. - P65

어떤 사랑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걸 - P76

내 진짜 삶은 언젠가 어떤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불완전해 보이는 여기에 있다. - P97

겨울은 거듭하여 다시 다가올 테지만 영원하지 않으며 나는 아무리 차가운 바람이더라도 그것에 몸을 싣고 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니까.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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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의 나는 항상 그런 식의 선택을 했다. 치명상을 입지 않을 길을 찾고 겉으로 무난해 보이기 위해서 나를 속였다. - P30

마음속 욕구를 따라 살지 못하는 것, 거기에서 초래된 여러 문제를 그저 성실히 생활해나가는 것으로 회피하고만 있었다. - P31

달콤한 미결정의 상태

............ 나는 완벽할 수 없어서 나아가지 못한 것이 아니라 단지 내 수준을 인정할 자신이 없어서 우물쭈물 했을 뿐이었다. - P32

왜 죽는 꿈은 길몽일까. 나는 그때 친구의 꿈에서 죽었다.
이십대의 마지막, 내가 놓아주고 작별해야 했던 예전의 나는 실제로 죽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다른 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 P38

이 책이 세상에 나가 어떤 평가를 받든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그 글이 완벽하지 않아도, 나름의 결점이 있다고 해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온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걸 내가 알았으니까. 그 순간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 P42

나는 작가로서의 내가 인간으로서의 나를 피해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 P44

내가 외면한 상처는 점점 더 깊은 곳에 박히는 녹슨 못 같다는 걸, 그리하여 겉으로는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그 상처가 사실은 더 끈질긴 방식으로 나를 장악한다는 것도 나는 이해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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