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말은, 우리는 어쨌든 죽을 거잖아요. 어쩌면 죽는 방법이 전부 다 나쁘기만 한 건 아닐 거예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죽는 법도 있겠지요."

내 관심사는 내가 이 종이 위에 긁어서 만들고 있는 이 자국들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다. 만약 이 글자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면, 삶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고, 나 역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 규칙으루 정해줘야 아는 사람이라면, 그걸 일일이 설명해줘야 아는 사람이라면, 그럼 그자는 절대루 옳은 일을 하는 조은 사람이 댈 수 엄쓸 거에여. 뭐가 옳구 그른지 신이 알려줘야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 평생 뭐가 옳은지 모를 거구여."
"하지만 법에 따르면……"

"법은 옳은 일과 아무 상관두 엄써여. 법에서는 내가 노예라구 하자나여."

연필을 들고, 나는 글로써 나 자신을 존재하게 했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좋아했어, 짐. 마을 사람들의 얼굴을 봤어? 거짓말인 걸 알았을 텐데도 믿고 싶어했어. 넌 어떻게 생각해?"

"사람들은 원래 이상해여. 믿구 시픈 거짓말은 믿으면서 무서운 진실은 무시하구 시퍼하져."

나는 항상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도망과 탈출은 같지 않았다.

나는 나 자신에게 자유를 얼마나 원하는가?

노예 소유를 거부하지만 타인의 노예 소유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노예 주인과 다를 바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노예제에 반대하는 북부 백인들의 입장을 생각해봤다. 노예제를 끝내고자 하는 욕구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백인의 죄책감과 고통을 진정시키고 억누르려는 필요에서 비롯됐을까? 그저 지켜보기에는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 걸까? 그런 관행을 허용하는 사회에서 살아가자니 기독교인의 감정이 상했던 걸까? 그들이 벌이는 전쟁의 원인이 무엇이든 노예 해방은 부수적인 약속이며 부수적인 결과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계속 노를 젓고 싶어요? 아니겠죠." 내가 그의 대답을 대신했다.

"노 젓는 일로 급여를 받고 있나요? 아니요. 내가 무섭고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두려워서 노를 젓고 있나요? 네. 그렇다면 당신은 노예와 다를 것이 없네요, 대처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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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나 은 같은 금속은 시간을 견딘다.
은으로 만든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진에서 우리는 그들의 시절까지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후세에 물려주지 못할 것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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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과거는 그 기억이 즐거울 때만 돌이켜보는 거예요. - P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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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극소수고, 내가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그보다 더 적어. 나는 세상을 알아갈수록 불만도 늘어가는걸. 하루하루 지날수록 모든 사람들의 성격에는 모순이 있고, 겉으로 드러난 미덕과 분별력도 신뢰할 수 없다는 믿음이 확고해지는 것 같아. - P180

종종 보면 우리를 기만하는 건 우리 자신의 허영심이야. - P181

돈이 목적인 결혼과 분별 있는 결혼의 차이가 뭘까요? 어디까지가 신중함이고, 어디서부터 탐욕일까요? - P202

이전에도 자주 깨닫곤 했지만, 조바심치고 갈망하며 기대한 일이 실제로 실현되더라도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음을 깨달았다. 그러니 진정한 행복이 시작될 다른 때를 지정해야했다. 자신의 소망과 희망이 이루어질 때를 정해놓고 다시 한번 기다리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당장 자신을 위로하고 또다른 좌절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 - P302

‘다행이지 뭐.‘ 그녀는 생각했다. ‘뭔가 아쉬운 구석이 있어야지. 모든 계획이 완벽하다면 틀림없이 실망스러운 일이 생길걸........ 모든 면에서 즐거움이 보장되는 계획은 결코 성공할 수 없어. 약간 사소한 걸 애석해하다보면 전체적인 실망을 막아낼 수 있으니까.‘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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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최선을 다했지만, 그런다고 고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 고통은 또다른 것이었다. 고통은 한결같지 않았고, 익숙해지거나 무덤덤해지지도 않았다. 고통엔 혈통도, 종도 없었다. - P510

누군가의 묘비를 세워주는 일. 박유정은 그것이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누군가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기억하는 것이 사람의 책임이라고. - P511

나무는 언제나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늘 어느 한쪽이 작게 흔들리고 있었다. 작은 가지나 잎사귀들, 나무의 꼭대기나 가장 멀리 뻗어나간 가지의 끝, 그곳들이 항상 흔들렸다. - P522

낮에 보면 저 흔들리는 잎사귀들 사이로 밝고 환한 빛이 쏟아지겠지. - P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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