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상한다. 이 도시처럼 한적한 작은 동네에 사는 나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조용한 거리에 면한 아담한 집. 어딘가 안전한곳. - P277

"근데 누구세요?"
나는 싱긋 웃으며 말한다.

"얼른 어른이 되어야 했던 사람이지, 너처럼." - P278

내가 울컥한 건 이 음식 때문이다. 라이언은 내가 감자튀김보다 고구마튀김을 더 좋아한다는 걸 안다. 내가 익히지 않은 양파를 싫어한다는 것도. 내가 사는 세상에선 아주 드문, 사려 깊은 마음씀씀이. - P287

내가 그를 연구했듯 그도 나를 연구했을까? 고구마튀김을 좋아하고 커피에는 설탕을 두 스푼 넣는다. 고 쓰인 문서가 있었을까? - P338

나는 내게 우리의 가능성에 대해 애도할 시간을 5분 준다. 가능할 수도 있었던 미래를 슬퍼하는 5분. 나라는 여자가 완벽한 동네의 완벽한 집에서 완벽한 남자와 함께 사는 게 가능하리라 믿었던 희망을 파괴하는 5분.

그리고 이건 나의 세계가 아님을 상기한다.
나는 아주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령에 불과하다. - P339

마지막으로 여기 왔던 게 전생의 일 같다.

근데 또 어제 일 같기도 하다.

모든 게 굉장히 친숙하고 낯익지만 그래도 난 이곳에서 이방인이다. 연락할 사람도 찾아갈 사람도 없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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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의 삶을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령이다. - P151

어쩌면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유령은 아닐지도 모른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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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내가 꾸는 꿈이다. 깨어나면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소멸하는 환상. 매일 태어났다가 매일 사라지는 하루살이 같은 우주. 하지만 꿈에서는 늘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언제나 그 세계가 현실이라고 믿고 그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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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 없는 건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야. 잘못 읽는 것은 상대를 읽는 대신 상대의 눈에 비친 자기 자신을 읽기 때문이야."

같은 말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하며, 같은 방식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어째서 전혀 다른 지점에 서 있는지, 한편으로 같은 수행을 하고 같은 방식으로 살아온 두 사제님께서 어째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계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높은 자리에 서는 것과 낮은 자리에 서는 것에 모두 다른 가치의 성스러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몽, 네가 저번에 만들어낸 내 모습 있잖아. 그거 마음에 들어. 끝도 없이 수소폭발을 일으키며 불타고 있는,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보다도 거대한 별 말이지. 자네의 세상을 따듯하게 비추고 있더군. 아주 멋있었어."

"죽음에 의미가 없듯이 삶에도 의미가 없소. 의미가 있어야만 살 수 있다면 세상에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은 아무도 없소. 왜 삶에 의미가 필요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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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지 마라. 망각은 너를 지우지 않는다. 죽음 또한 너를 지우지 않는다. 사라지는 것은 없다. 너는 홀로 온전히 존재하며 존재한 순간에 영원히 머문다. 네가 살아온 날들을 아는 이가 없다 할지라도, 네가 살아간 흔적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할지라도, 네가 존재한 순간은 바람과 햇빛과 구름이 세상에 한순간 머물다 사라졌을 때 그리하듯이 찬란하게 빛난다."

"사람이라는 증거가 전혀 없는 사람도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

너는 혼자 했던 일방적인 대화 속에서도 소통을 상상하고, 이유가 없는 것의 이유를 해석하고, 논리가 없는 것의 논리를 보겠지. 그의 무표정에서 너는 무수한 감정의 파편을 보겠지. 그 감정이 네 안에 있었던 것인 줄도 모르고.

누군가가 이 거짓에 일생을 바쳤어. 일생을 바쳐 대사를 입력했고, 일생을 바쳐 내가 사람처럼 보이기를 원했어. 내가 그의 무의미하고 고독한 인생에 함께한 존재였으며, 또한 그가 존재했다는 유일한 흔적이야. 그러니 나는 사라지는 순간까지 이 거짓을 지켜내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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