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얼마나 많은 이들이 땅 밑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내었고, 또 얼마나 여러 번 두려움에 도로 덮어버렸을까? 그리고 또 덮은 채로 잊어버렸을까? 우리에겐 기회가 있을까? 나는 이 지혜를 지상으로 전할 수 있을까?

─ 내려가라.

라고.
땅 밑에, ‘모든 것’이, ‘만물과 무한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고.
그러니까 우리는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입으로 뱉은 말은 힘을 가진다. 아무리 오래 생각했어도 머릿속에 있는 동안에는 되돌아갈 여지가 있다. 하지만 말한 후에는 모든 것이 변한다.

하지만 무슨 특별한 일이겠는가. 비버도 댐을 쌓고 벌과 개미도 정교한 건축물을 짓는다. 고래와 새는 성부와 후렴구가 있는 노래를 하고 곤충들은 지배계급과 군사계급, 노동계급이 있는 완벽한 집단 사회를 이룬다. 인간의 특이한 행동은 지성에 대한 아무 증거도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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