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기를 통과하든 통과하지 않았든 우리는 매 순간 사라져 없어지고 있어요. 우리는 순간이라는 신비 속에 잠시 존재했다 사라지는 허상이며, 그런 의미에서는 실상 존재하지도 않아요. 우리가 일관성 있고 서로 연결된 개체라는 착각은 딱 하나에서 오는 거예요."
권현수는 제 머리를 가리켰다.
"기억이죠. 정보예요. 물질이 아니라 정보가 개체를 이어주는 거예요
…… 수녀님은 전송하기 전에도 매일매일 이전의 자신과 다른 존재였어요.……"
그는 다시 다른 전송기로 들어갔고, 내 기준에서는 또 죽었다. - P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