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는 미국의 흔한 인종차별 문제로 인해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겪는 문제와 함께 세대 간의 소통이 한국전쟁이라는 역사 인식을 통해 어떻게 녹아들어 가는지 잘 표현해 낸 작품이다.주니의 이야기는 주로 학교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친구 사이의 갈등과 인종차별 문제로 내용을 이끌어 가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대화에서는 조부모가 어린 시절 겪었던 한국전쟁의 참상에 대해 주니에게 이야기로 전달해 주는 방식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전쟁의 참상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민 3세인 주니에게는 조부모로부터 전해 듣는 이야기가 충격으로 다가온다.전쟁통에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이야기,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같은 민족끼리 벌이는 이념전쟁에 대한 아픈 한국 역사를 이민 3세가 학교 역사 프로젝트를 통해 간접경험하게 되는 과정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주니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또 다른 이야기인 인종차별 문제는 흔히 한국인들에게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참고 버티는 과정이 사춘기 여자아이를 통해 그려지는데 결국 이 문제로 주니는 우울증이 와서 치료까지 받게 된다. 현실적으로 요즘 이민 3세면 마냥 참고 있지만은 않을 텐데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주니라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해 낸 것 같다. 미국의 심각한 사회갈등을 야기하는 인종차별 문제를 학교에서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 잘 드러나있고, 같은 학교의 다른 유색인종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반면 이 책에 등장하는 한국계 이민 3세인 주니와 에스더는 방관하거나 아니면 침묵을 하는 캐릭터로 묘사되는데 전형적인 한국인들의 특성을 이 두 캐릭터에 투영시킨 듯하다. 소설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출간되었지만 어른이 읽어도 굉장히 흡입력 있는 내용이라서 이 책을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내용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지만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그림이 전혀 없기 때문에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약간 부담스러울 것 같기는 하다. (책 좋아하는 우리 집 6학년 아들은 하루 만에 다 읽기는 했다)이 책의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