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청소년기의 자아 찾기를 주제로 7가지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리플리>형의 아이디를 도용해 인터넷에서 형인 척한 것을 들킨 후 병원에서 리플리 증후군 판정을 받은 포타는 가족의 치료 권유를 무시한 채 가족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버려진 실험실에서 자신을 대신할 수 있는 휴먼 안드로이드 리플리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리플리를 성공적으로 집으로 들이기 위해서 포타는 실험실에서 리플리와 자신과의 완벽한 동화를 위해 차근차근 계획을 밟아가는데...한참 예민한 나이의 포타가 평판 좋은 형이 부럽기도 했을 테고 형에 대한 질투심도 있었을 것 같다. 잘난 형제가 있는 아이들 누구나 사춘기 시절 한 번쯤 경험할 수 있을법한 감정을 휴먼 안드로이드라는 기발한 소개를 이용해 탄생시킨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베프를 만드는 씨앗>'1년 동안 다른 별에서 살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외계인'나'는 지구의 한 중학교에 배정되면서 예지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에 '베프 씨앗'을 사용한 후 예지와 더욱 가까워지게 되는데...청소년 또래집단에서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는지, 그리고 친구와 더욱 친밀해지고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외계인 '나'에 비유해서 도대체 왜 지구인들이 친구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지 경험한다는 이야기로 흥미롭게 풀어나간 에피소드이다.<모던 서동요:슈크림 볼 소녀는 없다>예술고 무용과에 재학 중인 선화는 어릴 적 아빠 회사의 광고 모델인 슈크림 볼 소녀로 유명세를 겪은 적이 있는 학생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학교의 조서동이라는 남학생이 학생 래퍼 경연 대회에서 슈크림 볼 소녀를 대상으로 쓴 랩 가사로 인해 선화가 조서동의 여자친구라는 소문이 방송계와 학교에 퍼지게 되면서 그 소문으로 인해 선화는 매우 고통받게 되는데...청소년의 이성 교제와 연예계 데뷔라는 소재로 전개되는 단편. 언제부터인지 아이들의 이성 교제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요즘에는 초등학생들도 연애를 하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장래희망이 유튜버, 연예인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모던 서동요는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이다.<시간 여행자의 방문>사고를 당한 이해준이 여자친구 지아가 전학 온 시점으로 시간 이동을 해서 절대로 내년 1월 8일에 방파제에 가지 말라고 경고해 주는데...유체 이탈을 통한 시간 여행이 가능할는지 아직은 모르겠지만(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실현 가능성 없는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시간 여행이라는 남녀노소 모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소재를 이용한 에피소드이다.<반딧불이>다니던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일으키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의 한 기숙학교로 전학 간 반디가 대안학교에서 경험하는 기이하고 무서운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학교폭력의 가해자 입장에서 바라본 전개로 구성되는 단편. 원래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항상 이슈가 되는 소재인데 최근에는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로 인해 더욱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강사이자 나 또한 학부모이기에 학교폭력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기에 항상 관심 가지고 신경 쓰고 있는 분야인데 반딧불이에서 등장하는 반딧불과 달팽이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오버랩되어서 섬뜩한 느낌을 받았던 이야기이다.<두근두근, 터닝 포인트>나를 드러내기를 꺼리는 사진부 소년 '나'는 같은 사진부의 오혜민과 사진부 숙제를 하기 위해 헤이리에 같이 갔다가 오혜민으로 부터 고백을 받게 되는데...'나'는 감추고 있던 비밀 때문에 이방인 취급받는 걸 피하기 위해 일부러 조용하게 지낼 사진부에 가입했던 것이었는데 의도치 않게 오혜민 덕분에 갈대밭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시작하면서 이방인이 아닌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나아갈 터닝 포인트를 완성하게 된다. 짧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에피소드이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이 겪는 혼란스러움을 십 대의 연애라는 소재를 사용해 자연스럽게 풀어가는데 실제로 겪은 트라우마는 쉽게 없어지지 않고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방인이 적응해 나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주제이기도 했다.<세이렌이 울리는 밤>남자친구 빈이가 바다에서 실종된 이후로 해인이는 빈 이가 왜 자발적으로 바다로 뛰어들었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빈이와 다녔던 추억의 장소들을 방문해 보면서 미스터리한 빈이와 빈이 엄마의 사고에 대한 진실이 용바위에 갔던 날 밤 빈이 아빠를 만나게 되면서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하는데...누구에게나 사랑하는 주변 사람을 잃는 상실감은 아주 크게 다가온다. 세이렌이 울리는 밤은 십대에 겪은 죽음이라는 상실을 통해 남자친구를 잃은 소녀 해인이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죽음을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해서 슬프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일곱 가지 이야기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에피소드였다.서로 다른 환경과 사건에서 찾아가는 자아를 십대 청소년을 통해 그려나가는 최상아 작가의 단편 소설집 자아 찾기ing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도 청소년 시절의 감성을 느껴가며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이다.이 책의 리뷰는 출판사 서포터즈로서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