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명성아파트
무경 지음 / 래빗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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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1939년명성아파트 #무경 #래빗홀


* 한국 소설이 읽고 싶어서 꺼내든 책이다.

'1939년 명성아파트'.

일제 강점기인 그 시절, 경성 변두리에

지어진 고급 아파트에서는

무슨 일이 생긴걸까.


* 시작은 억울함이었다.

식모 입분은 양갱을 훔쳐 먹었다는 누명을 쓰고

주인에게 매를 맞은 뒤 쫓겨난다.

하지도 않은 일을 부정할 수조차 없는 어린아이.

그 장면에서부터 마음이 꽤 쓰렸다.


* 그렇게 추위에 벌벌 떠는 입분의 눈에

막 주인 집에서 나오는 여성이 들어왔다.

다짜고짜 "마님."이라고 부르며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애걸한 입분.

몇 가지 물어보던 여성은 입분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를 명성아파트로 데려갔다.


* 그렇게 새로운 주인 밑에서

보다 나은 식모살이를 하게 된 입분.

어느덧 반 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즈음,

아파트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 2층에 사는 정작가를 필두로

아파트 내에서 영화 촬영이 시작된 것이다.

마쓰 감독을 비롯한 영화 촬영인들은

명성아파트 빈 방에 머물게 되었고,

그때부터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입분은 마쓰 감독의 제안으로 마님을 돌보면서

그들의 밥도 해주게 되었다.


* 영화 촬영팀이 들어오면서

아파트는 갑자기 들썩이기 시작한다.

낯선 사람들, 낯선 분위기.

어딘가 불안한 공기가 감돌던 그때—

사건이 터진다.

관리인 우에다 씨가

201호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리고 벽에 적힌 단 한 마디.

‘대한독립.’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아파트는 폐쇄되고,

입분과 마님은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열두 살 소녀가 순사 앞에 서 있는 장면은

읽는 내내 숨이 막힐 듯 답답했다.

이건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시대 자체가 주는 공포에 가까웠다.


*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두 번째 사건이 벌어졌다.

4층의 유진언니가 사망한 채로

1층에서 발견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영화 촬영을 하기로 했던

아파트 관계자 두 명이 살해 되었고,

최초 목격자 또한 마님과 입분이었다.


* 아파트가 곧 허물릴 거라는 얘기가 있고,

입분은 다음 거취를 정해야 했다.

하지만 입분에게 친절했던 우에다 씨와

유진언니를 죽인 범인을 밝히기 전까지는

화가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았다.

마님의 말을 길잡이 삼아 하나씩 생각해 보는 입분.

그녀는 과연, 소설 속 명탐정 셜록처럼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


* 암울한 시기에 식모살이를 하는 입분을

중심으로 명성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빠른 전개와 더불어 실제로 입분이 나에게

조곤조곤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어른이 아닌 열두 살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었으나

착하고 곱디고운 입분은 영영 몰랐으면 싶었다.


* 읽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각시탈 같은 존재가 나타나줬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씁쓸하다.


* 책을 덮고 다시 표지를 보니

그 안에 살던 사람들의 ‘일상’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에겐 평범한 하루였겠지만,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괜히 더 애틋하게 남는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볼 수 없겠지만,

입분의 성장과 마님의 일상은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한국소설추천 #책추천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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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레스토랑
니레 이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열림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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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뱀파이어레스토랑 #니레이츠키 #열림원


* 책을 읽다보면 처음에는 재미있었다가

갈수록 뒷심이 부족한 용두사미 형이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갈수록 재밌어지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했다.


* '뱀파이어 레스토랑'.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뱀파이어를 요리하던가,

뱀파이어가 손님이던가 그것도 아니면

뱀파이어가 셰프인 레스토랑일 거라 짐작했다.

그들이 인간 손님을 받든, 아니면 그 안에서

어떤 특별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었다.


* 하지만 책을 열어보니 전혀 아니었다.

전 세계를 초토화한 31년간의 은익 전쟁.

종전 후 수년이 흐렀지만 사회는 안정되지 않았다.

그 불안정한 사회의 틈에 고급 회원제 식당인

옴브렐로에는 은밀하게 인간 요리를 제공했다.


* 화자인 오스발도는 옴브렐로에서

인간을 해체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그 날도 평소처럼 배달된 재료를

해동하려고 했다.

하지만 죽었어야 할 시신이 도리어

눈을 번쩍 뜨더니 오스발도를 물어버렸다.


* 자신을 뱀파이어 루카라고 소개한

금발의 미청년은 오스발도가

뱀파이어의 저주에 벗어나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 안나의 피를

마셔야만 한다고 했다.

오스발도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

그 안에 또 다른 흡혈귀를 찾아야만 했다.


* 하지만 안나를 찾는 것은

루카와 오스발도 뿐만이 아니었다.

마녀라고 불리는 비앙카도 불로불사를

노리고 쌍둥이 흡혈귀를 찾고 있었다.

그녀 역시 쌍둥이 형제를 달고 다니는 채로.


* 뱀파이어에게 물려 또 다른 뱀파이어를 찾는

이야기가 어째서 '뱀파이어 레스토랑'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순전히 이 제목이 가진 의미가 궁금해서

끝까지 읽어봤다고 해도 무방하다.


* 비앙카에게 한없이 낮춰지는 오스발도가

그녀의 눈을 피해 안나를 찾을 수 있을까,

의심도 들었다.

그들이 부딪힐 때마다 총 소리와 피가 난무했고,

늘 누구의 승리도 아닌 채 싸움이 끝났다.

그러다 문득,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아주 비밀스러운 진실들이 드러난다.


* 전쟁으로 인해 잃어버린 것들과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고통 받는 이들.

그 삶 속에서 뱀파이어를 만났고,

그들은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나는

왜 이 책의 제목이 '뱀파이어 레스토랑'인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것보다 더 나은 제목은 없었으리라.


* 공기마저도 서늘하게 얼려버릴 것 같은

총격전과 짓누르는 듯한 공포,

숨 막힐 듯한 두려움 속에서 찾은 한 줄기 빛이었다.

뱀파이어는 햇빛을 받으면 죽는다.

그러나 이런 빛이라면 영원을 사는

뱀파이어도 살아가는 힘을 줄 것 같았다.

응달에만 사는 뱀파이어에게 들이친 한 줄기 빛.

그게 바로 '뱀파이어 레스토랑'이었다.


* 처음에는 뱀파이어를 요리하는 식당인 줄 알았는데

열어보니 총 소리가 난무하는 액션 소설인 줄 알았다가

마지막에는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임을 알게 되었다.

흐뭇한 미소와 함께 그들이 그려갈 미래가

눈부시고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길 바라본다.


#소설추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뱀파이어 #인육식당 #쌍둥이 #흡혈귀 #저주

#전쟁 #상처 #감정서사 #다크판타지 #판타지

#독서일지 #독서기록 #오늘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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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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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소설 #염소가웃는순간 #찬호께이 #한스미디어


* 계속해서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찬호께이 작가의 책을 꺼내 들었다.

‘염소가 웃는 순간’.

13·67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제목만으로는

도무지 내용을 짐작할 수 없다.

그저 호러 소설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었다.


* 약간의 정보만 가진 채, 펼친 책은

홍콩 문화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에게로

나를 초대했다.

화자인 아화는 누가봐도 평범한 남학생이다.

막 대학에 입학했다는 설렘을 느낄새도 없이

가장 친한 친구인 버스의 사랑을 응원하고자

여학생들 무리에 끼게 된다.


* 귀신이 나온다는 노퍽관에 배정 받은

아화는 또래 여학생들과 함께

노퍽관 7대 불가사의에 대해

이야기하며 친해지게 된다.

그러던 중 그들의 이야기에 끼게 된

한 선배는 이 기숙사 자리 아래,

과거 화재로 사라진 저택의

지하실이 남아 있으며 그곳에서

기이한 의식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 이 지하실은 악마 소환 의식이

벌어진 지하실로 호기심에 잔뜩

물든 그들은 결국 그곳을 둘러보기로 한다.

지하실에서 친구 버스의 제안으로

초혼 게임을 하게 된 그들.

아화는 친구들에게 속아 큰 웃음을

선사하지만 그 이후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 시간이 늦어 잠자리에 들기로 하고

흩어졌던 여학생들과

더 놀기로 한 남학생들.

그런데 여학생 중 한명이 사라졌다고

다시 남학생이 있는 휴게실로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사라진 방식이 심상치 않다.


* 노퍽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의 방식으로 사라진 버스와 칼리.

눈 앞에서 사라진 친구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던 아화는 곧 100년 전 괴담의

장소로 떨어지게 되고,

곧이어 다른 괴담들도 현실이 되어

눈 앞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노퍽관의 7대 불가사의는

더 이상 이야기가 아닌 ‘현재’가 된다.


* 기숙사에 들어온 지 채 하루도 안되어

괴담에 갇혀 버린 그들.

대학에 입학했다는 설레임을 만끽할

틈도 없이 목숨을 건 사투가 시작된다.

대학 생활의 설렘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살아남기 위한 선택과 공포였다.


* 나도 대학 다닐 때 초반에는

기숙사 생활을 했던 터라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뒷 내용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페이지가 쏟아지듯 넘어가고,

끝내 예상을 완전히 뒤집는 반전에 숨이 막혔다.


* 호러 소설의 탈을 쓴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는 작품이었다.

익숙한 공포장치 ㅡ

초혼 게임과 바포메트라는 악마를

바탕으로 그 위에 쌓아가는 7대 불가사의.

그 7개의 괴담을 회수해 가는 과정,

마지막 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게 하는

그 힘이 마치 악마와도 같았다.


* 신입생의 설렘으로 시작해

공포로 물들었다가 마지막에는

잔잔한 미소로 마무리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동내역

이 이야기가 정말 ‘괴담’이었을까,

아니면 끝까지 사람의 이야기였을까.


* 이래서 찬호께이를 끊을 수가 없다.

어떤 책을 펼쳐 들어도 나를

실망 시키지 않는다.

이 정도의 이야기가 아직 스크린으로

옮겨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의아할 정도다.


#기숙사괴담 #7대불가사의 #반전소설

#공포주의 #밤에읽지마세요 #실화괴담

#소름주의 #초혼게임 #미친반전

#공포소설 #호러소설 #미스터리소설

#도시괴담 #북스타그램 #독서기록 #소설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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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의 단두대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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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소설 #살로메의단두대 #유키하루오 #블루홀6


* 따끈따끈한 블루홀6 신작!

유키 하루오의 다이쇼 시대 3탄이

'살로메의 단두대'란 이름으로 찾아왔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두꺼운 페이지와

나를 미치게 하는 표지!

살로메의 단두대에 머리를 들이밀 자가

누구인지 재빨리 열어봤다.


* 시작은 '시계 도둑과 악인들'에

잠시 등장했던 코넬리스 판 림스데이크가

일본을 방문하면서 벌어졌다.

화가인 이구치의 그림을 우연히 본 그는

그림을 사고싶어했지만

미공개작이었던 그 그림을 미국에서

본 적이 있다고 얘기한다.


* 자신의 작품이 위작으로 전락한 순간,

이구치는 더 이상 화가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진짜’를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탐정이 된다.

평소라면 하스노가 맡았을 자리지만,

이번에는 그 공백마저 이야기의 긴장으로 작용한다.

누군가를 쫓는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누구인지 되묻는 이야기.

이 지점에서 이미 이 작품은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선다.


* 또 다른 화가 친구인 오쓰키와

자신이 몸담고 있던 흰갈매기회 회원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던 도중,

이구치는 흰갈매기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진행됐던 위작에 대해 듣게 된다.

그 친구는 곧 자신이 책임지고 이 일을

모두 밝히겠다고 하지만,

위작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에

시체들이 먼저 튀어나온다.


* 이구치의 처조카인 미네코가 외딴 오두막에서

목격한 살로메의 시체.

그리고 이 다음부터 흰갈매기회 회원들이

살로메의 주인공이 되어 그와 꼭 닮은

모습으로 살해당하는 사건들이 줄지어 발생한다.

같은 흰갈매기회 회원인 이구치와 오쓰키도

용의자로 간주되어 경찰 조사를 받는 와중에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계속해

발생되는 기묘한 사건들.


* 바쁜 하스노를 대신해 이구치는

자신의 그림을 훔친 도작범을 잡고,

흰갈매기회 회원들을 살해한 범인도

잡을 수 있을까 궁금해 하며 눈에

쌍불을 켜고 책만 읽어댔다.

그리고 드디어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

대충 짐작은 했지만 '대체 왜?'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을 때, 하스노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준다.


* 왜 하필 살로메였는지,

그 단두대에 머리가 들이밀어진 자는 누구인지,

도작범과 살인범의 정체와 동기까지.

무엇 하나 아쉬울 것 없는 책이었다.

아마 책을 덮은 후의 내 표정은

종장 마지막 장면의 미네코의 표정과

꼭 닮아있지 않았을까.


* 오쓰키를 너무 싫어하는 사에코의 모습과

헛소리만 늘어놓는 것 같지만

어떨 땐 가장 현실적인 모습인 오쓰키는

약방의 감초처럼 제 역할들을 톡톡히 해냈다.

이들이 없었다면 아마 통통 튀는 다이쇼 시대가 아니라

음울하고 암울한 다이쇼 시대가 될 뻔했다.


* 소녀에서 여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는 미네코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해 나가는 미네코.

금지옥엽 외동딸에서 이제 엄연히

한 사람의 몫은 하는 듯 하다.


* 그 시대 여성의 성형 수술을 향한

시선도 알 수 있었고,

예술과 광기의 사이에서 부유하며

나는 이번에도 그들과 웃고 울었다.

다음 다이쇼 시대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그 안에서 그들은 또 얼마나 성장해 있고,

무엇이 변해 있을지 너무 기다려진다.


* 출판사 도장깨기 7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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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닉스 스톰 2 엠피리언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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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설 #오닉스스톰2 #레베카야로스 #북폴리오


* 2권을 읽으며 든 생각은

'역시 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었다.

1권보다 훨씬 밀도 높고 흥미진진한 전개 덕분에,

이 시리즈의 진정한 묘미를 제대로 만끽한 기분이다.


* 베닌으로 변해가는 제이든을 위한

치료법과 앤다나의 가족을 찾는 여정은 계속된다.

대륙을 떠나 섬들을 유랑하는 과정은

마치 만화 '원피스'의 모험을 보는 듯한 설렘을 주었다.


* 지혜의 신 헤데온을 섬기는 헤도티스에서

제이든의 어머니와 조우하기도 했다.

대원들을 잃을 뻔한 고비를 넘기고

행운의 신 지날의 섬을 지나,

동료를 묻으러 간 무인도에서

그들은 마침내 꿈에 그리던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 바로 앤다나의 가족인 '이리드 종족'이다.

그들은 나름의 시험을 거쳐야 했지만,

생각보다 이른 재회에 내심 당황하기도 했다.

이야기의 말미에나 등장할 줄 알았던

가족들을 벌써 만나게 될 줄이야.


* 이리드 가족에게서 절망적인

전언을 들은 일행은 다시

바스지아스 군사학교로 복귀한다.

또 한 번의 군사 재판을 각오했지만

상황은 의외로 담담하게 흘러갔고,

그 속에서 감춰졌던 '두 번째 능력'들이

서서히 베일을 벗는다.


* 바이올렛의 두 번째 능력은 앤다나가 준 선물로,

본인도 모르는 사이 발현되었다.

개릭을 포함한 낙인자들 역시

꽁꽁 숨겨왔던 능력들을 드러낸다.

비록 독자와 바이올렛,

제이든만이 아는 비밀이지만 말이다.


* 솔직히 앤다나를 통해 발현된

바이올렛의 새 능력은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다.

이것이 과연 베닌으로 잠식되어가는

제이든을 구원할 열쇠가 될 수 있을까?

"너는 마법이다"라고 말하는 이리드 종족의

의미심장한 말도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마법이 없는 곳에서 유일하게 테른,

앤다나와 소통하던 그녀의 모습에서

그 실마리를 짐작해 볼 뿐이다.


* 폭풍 전야의 고요함도 잠시,

앤다나가 가족을 따라 떠나며

바이올렛은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그 와중에 그녀를 노리는 베닌에 의해

미라가 인질로 잡히는 절박한 사건이 터지고 만다.


* 바이올렛은 미라도, 피난민들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브래넌에 의해 선택의 기로에 선

그녀가 보여준 전투신은 내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휘몰아치는 폭풍우와 내리꽂히는

벼락을 상상하며 읽는 동안,

실제로 어디선가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전율을 느꼈다.


*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긴 이야기에

지치기도 하지만, 후속작이 나오면

나는 또다시 홀린 듯 책장을 펼칠 것을 안다.

이번처럼 지난 줄거리를 잊어

헤매는 일이 없도록 미리 철저하게 준비도 마쳤다.


* 바이올렛과 제이든의 신뢰는 굳건하나,

그들을 둘러싼 주변 상황은 너무나 위태롭다.

이번에도 충격적인 결말로 끝을 맺었기에,

다음 권을 만날 때까지 또 얼마나

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야 할지

막막함과 기대가 교차한다.


* 드래곤과 함께하는 짜릿한 로맨스로

시작해 대륙의 운명을 건 정치와

전쟁의 서사로 확장된 소설.

과연 이 시리즈의 끝은 어디일지,

그 종착지가 사무치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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