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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7월
평점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사실 파수꾼의 후속작인 여신을
먼저 받아봤었다.
심지어 파수꾼을 읽어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기록해 놓은 것도 없고
여신을 읽으려고 보니 내용이
어렴풋하게 떠오를 뿐 선명하지 않았다.
* 대충 주인공의 이름과
녹나무의 파수꾼이 어떤 일을 하는지만
떠오를 뿐이었다.
당시, 도서관에서 빌려 봐서 책도 없었다.
그래서 책도 받으면 좋지! 라는 마음과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 주거침입, 기물파손, 절도미수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 레이토.
꼼짝 없이 감옥에 가겠구나 싶었는데
구세주가 나타났다!
레이토는 존재조차 몰랐던
엄마의 이복 언니, 즉 레이토에게는
이모가 나타난 것이다.
* 이모인 야나기사와 치후네는
한 눈에 봐도 부자 이모였다.
이모는 레이토의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신에
조건을 하나 걸게 된다.
녹나무의 파수꾼이 되라는 것.
* 동전 던지기로 운명을 결정했던
레이토에게 파수꾼 역할은 안 할 수가 없었다.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액의
변호사비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등 떠밀려서 시작된 파수꾼의 일.
그런데 이모는 이게 어떤 일인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다.
* 낮에는 경내를 청소하고
밤에는 기념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의 사항과 밀초를 건네준다.
녹나무 안에서 사람들이 염원을
드린다는 것 말고는 아는 것이 없다.
그건 말로는 설명이 안되니
직접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 혼자 일을 시작하고 스스로를
견습생이라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을 때,
묘한 여성이 어슬렁 거리는 것이 보였다.
녹나무의 기념은 무조건 혼자여야만 하고,
그때는 파수꾼도 그 근처에 갈 수 없는데
이 여자는 막무가내로 떼를 쓰기 시작한다.
* 찬찬히 사연을 들어보니,
내심 고개가 끄덕여 지는 레이토.
'아빠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
녹나무에게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유미의 말에 슬슬 동조하게 된다.
작전 세우기를 핑계로 유미와 자주
만남을 갖게 되는 레이토.
이 와중에 이모님의 호출도 간간히 있다.
* 유미의 이야기를 듣고,
이모님께 꾸중을 들으면서 지내다 보니
슬슬 녹나무의 '기념'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믐달엔 예념을, 보름달엔 수념을'이
기본이었던 것이다.
* 이와 더불어 녹나무에 기념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듣고, 느끼는 동시에
치후네 이모님에게 배우는 것 또한 많아졌다.
수념을 하기 위한 규칙 또한 이해가 됐다.
* 아빠는 얼굴도 모르고,
엄마는 초등학교 때 돌아가셨다.
레이토에게는 후미 할머니만이
유일한 가족이었다.
어느 날 이모라는 분이 나타나서
직장도 구해주고, 옷도 사주고,
같이 여행도 간다.
* 레이토는 그렇게 마음이 쑥쑥 성장해갔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없는 치후네에게,
조실부모하고 형제도 없는 레이토에게
그 둘은 유일한 혈육이었다.
유미네 가족을 보면서,
또 소키의 속마음을 들으면서
'가족'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
* 처음에 레이토는 염세적인 시각과
자기 비판을 늘어놓는 아이었다.
그런데 책의 마무리 쯤엔 어느새
이모에게 도움도 주고, 지켜 줄 수 있는
어엿한 가족이 되었다.
위로도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이다.
* 한 사람의 성장이 녹나무 하나로 인해
극단적으로 변했을 리는 없다.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누군가의 성장에는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관심, 사랑과 꾸중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 이모의 마음을 들은 레이토의 기분을
나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외로웠던 둘에게 '가족'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어서 참 기분이 좋았다.
한 번 읽었던 책이라 페이지를 넘길수록
슬슬 기억도 났다.
* 그래도 페이지를 덮을 수는 없었다.
그때, 그 시절에 내가 느낀 점과
지금의 내가 느낀 점이 참 달랐기 때문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몇 번씩 녹나무를 찾는 건가?
싶기도 했다.
사람을 성장하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니까.
* 책을 읽다 보면 두 번째 읽었을 때가
훨씬 더 좋은 책이 있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랬다.
추리소설 대가로 알려진 작가님의
눈물 쏙 빠지는 힐링소설.
남녀노소 누가 읽어도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