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년 로컬은 재미있다
홍정기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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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정기 작가님의 신작.
내돈내산으로 지난 달에 받아서
바로 읽어보았지만 이상하게
리뷰를 못쓰고 있다가 결국 다시 읽음
🤣🤣🤣🤣🤣🤣

* 표지랑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6월 28일인데, 그 동안 뭘 한 건지 모르겠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고,
나 맨날 집에서 노는데도 왜 이리 바쁜지ㅎㅎ
한탄과 함께 다시 펼쳐본 책은
지난 달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했다.

* 알 수 없는 부고 문자로 시작되는 프롤로그.
프롤로그와 목차를 지나자 초등학교 3학년의
어린 아이들이 툭 튀어 나왔다.

* 총 여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첫 번째인 '추적'은 처음엔 귀엽다가,
다음엔 무섭다가, 마지막엔 소름이 돋았다.
13살 딸냥이를 키우고 있는 나는
동물 학대에 관한 이야기는 영상이든
글이든 다 힘들다.

* 눈물부터 차오르고 옆에 있는 냥냥이를
쳐다보지도 못한다.
그 장면을 두 번이나 보게 되다니.
똑같은 장면에서 '잠시 미룰까' 고민했다가
결국 그대로 책장을 넘겼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동생만 데리고
위험에 빠진 상황이었는데,
가면 갈수록 이게 뭐야?
왜..............? 진숙아!!!!!!
마지막엔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싶은
대반전으로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 창 밖의 매미 소리, 찌는 듯한 햇빛에
눈부신 햇살의 여름방학을 생각했었다.
어렸을 적 내가 겪었던 여름방학과
이 아이들, 천안초등학교 소년 탐정단 은기와 충호의 여름방학은 전혀 달랐다.

* 코난덕후 은기는 본인을 스스로를
셜록 홈즈라고 생각하는 아이이다.
스스로를 셜기, 친구인 충호를 충슨이라고 부르며
번뜩이는 두뇌로 사건을 해결하고,
진상을 밝혀낸다.

* 동물 학대를 시작으로 가정 폭력,
층간 소음과 살인 등
어린이의 눈으로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어릴 적부터 온갖 범죄를 보며
크는 건 아닐까 염려도 되었다.
그런데 막상 생각해보면 현실 속의 우리 아이들도
늘 범죄를 보고, 그 위협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학교 폭력도 그들 바로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니까.

* 예전에 유행했던 타임캡슐도 나온다.
약간의 호러도 섞여 있다.
은기와 충호의 역할이 너무 뚜렷하고
우리게 쉽게 볼 수 있는 사건들이지만
그것을 전혀 색다르게 풀어내서
다시 읽어도 재밌었다.

* 그렇게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 끝에
도달하게 되는 에필로그.
아! 하고 알 수 없었던 프롤로그에
어떤 내용이었는지 확신이 생긴다.

* 은기와 충호가 겪었던 일들은
결코 좋은 기억들이 아니다.
그래도 은기와 충호의 기억 속에는
친구와 함께 했던 기억으로
반짝이게 남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충호의 마지막 말처럼,
나에게 은기와 충호는 그렇게 기억될 것 같다.

* 어른이 된 충호의 직업이 무엇인지
너무 쉽게 알 수 있지만 은기는......?
작가님!!! 은기는 어디있습니까!!!!
하고 외치고 싶지만,
후속작이 나올거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어 혼자 열심히 기다려봐야겠다.

* 내 기억속에 가장 어린 탐정으로 남을 은기.
은기가 좋아하는 명탐정 코난도
외모만 어리지 머리는 고등학생이니까,
은기가 코난을 능가한 아이임이 틀림없다.
은기의 중학교, 고등학교의 시절이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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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 심리상담센터
한수정 지음 / 잇스토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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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화 기획 소설 잇스토리에서 받아본 책이다. 그동안 내가 읽었던 잇스토리 책들은 뭔가 늘 긴박하고 핑핑 머리를 굴리는 책들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따뜻함이 물씬 풍기는 책도 나올 줄이야~!! * 따뜻하게 비추는 햇살과 작은 골목의 표지부터 이미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 시작했다. 커피 한 잔 들고, 책을 열어보았다. 안그래도 바쁜 월요일 아침, 평소보다 1시간이나 더 일찍 출근 해야하는 수지는 오늘도 종종 걸음으로 근무지를 향해 갔다. * 얼핏 보면 잘 안보이는,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작은 골목 끝에 있는 건물. 1층에는 카페 '벗, 꽃, 나무'가 그 위로는 '초이스 심리상담센터'가 있는 건물이다. 초이스 심리상담센터의 환자로 왔다가 일리미네잇 수술을 받고 취직하게 된 수지. * 그 초이스 심리상담센터에서 일리미네잇을 받는 사람들의 사연으로 이야기는 구성되어 있었다. 외모지상주의에 고통 받았던 사람, 죽음이 두려운 할머니, 우상이었던 형을 죽인 동생, 학대에 시달리던 아이까지 남녀노소 모두 해당되었다. * 그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웠던 사연은 치매 어머니를 돌보느라고 자신을 돌보지 않은 딸의 이야기였다. 엄마의 엄마가 되어버린 딸은 엄마였던 딸이 접어 준 종이학을 보며 버티고는 했지만, 결국 한계에 이르렀다. * 매일 한 병의 와인을 마시고, 수면제까지 복용했던 그녀는 초이스 심리상담센터를 통해서 6개월의 상담과 시술로 마음의 건강을 되찾는 이야기였다. * 다른 이야기들 모두 우리가 충분히 겪을 수 있고, 겪어왔을 수도 있는 이야기였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일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삶을 좌지우지하는 상처와 고통이 될 수도 있다. * 그 많은 이야기들을 보면서 이런 시술이 정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실수, 타인에 의한 상처 뿐만아니라 범죄 피해자 분들께도 이런 시술이 있다면 정말 좋은 일 아닐까? 강도나 성폭력의 피해자가 시술을 받는 장면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런 장면은 없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정말 상처가 되는 일이라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을 수도. * 이야기는 내담자가 상담센터에 들어오고, 일리미네잇을 시술할 지 물어본다. 과거 내담자에게 상처가 되었던 일이 서술되고, 일리미네잇을 시술 받은 환자가 편안한 얼굴로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이야기의 끝부분이었다. * 같은 패턴의 이야기는 공통성을 주었지만 이야기를 하는 화자를 원장이나, 상담센터 직원인 수지를 1인칭 시점으로 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인징 전지적 시점이라 내담자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쉽게 알 수 있었지만 그 아픔에 대해 공감하기는 조금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냥, '아~ 그랬구나.' 정도.....? 누군가의 눈으로 보고, 그에 따른 생각도 볼 수 있었다면 더 공감했을지도 모르겠다. * 그리고 일리미네잇을 받은 내담자들이 모두 편안해진 얼굴로 상담 종료를 듣는 것도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아팠던 사람이라면, '죽음'을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이 시술 후에 어떻게 삶이 변했을지가 더 보고싶었기 때문이다. * 물론 원장님은 시술 후에 다시 상담센터를 찾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모두 행복할 거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걸 독자의 눈으로 직접 보고싶은 마음도 들었다. * 하나같이 모두 안타까운 이야기였고, 공감 가능한 이야기라는 점은 좋았다. 나도 언젠가는 겪을 수 있고, 내 가족, 내 친구가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 * 어디선가 '우울증은 마음이 앓는 감기.' 라는 문장을 본 기억이 있다. 감기에 걸리면 내과에 가서 약을 받는 것처럼 마음의 감기 또한 치료하는 것이 마땅하니 정신과나 심리상담센터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색안경을 끼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지금 우리에게 이런 획기적인 시술은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 살아가는 모두의 마음의 안녕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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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명사 골목의 여름
가시와바 사치코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빛에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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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빛에듀에서 처음 봤을 때,
너무 궁금했던 책이었다.
빨간 방울로 머리를 붂은 작은 여자 아이.
뒤어서 보면 몸보다 가방이 더 커보이는
그런 아이가 있는 골목.

* '귀명사'라는 글자에서 귀신 귀(鬼)를 생각했고,
대충 귀신의 목숨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막상 책을 펼쳐보니, 내가 짐작했던 것과
같지만 조금 다른, 그런 뜻이었다.

* 겁은 많은 만큼 호기심도 많아
납량특집을 좋아하는 가즈.
올 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식구들과 머물기에는 좀 심하게 큰
집에서 삼촌도 같이 살고 있다.
여름의 최고 조합인 수박과 납량특집을
신나게 즐긴 가즈.
새벽에 화장실 가고 싶은 것만 빼면
참 좋은 조합인데 말이지~

* 1층으로 내려가서 다시 밖으로 나가
조금 걸어야 있는 화장실에 가기가
너무 귀찮았던 가즈는
가랑비에 오줌 소리가 묻힐걸로 예상하고
그냥 창문 밖에서 볼일을 본다.
그 순간!!! 창문 밖으로 하얀 무엇인가가 보인다.

* 빨간색 방울 머리와 하얀 기모노,
하얀색 오비의 작은 여자 아이였다.
"귀신아다!!!"를 외치며
한바탕 소동과 부모님의 꾸지람이 있은 다음 날,
학교에서 놀라운 것을 목격하게 된다.

* 분명 어제 가즈의 집에서 나온
하얀 기모노의 소녀가 '아카리'라는 이름으로
책상에 떡하니 앉아 있는 것.
그런데 가즈를 제외한 모든 이가 아카리를 안다.
집단 몰카라고 하기에는 그들의 반응이
너무 사실적이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가즈 자신에게
이상이 있는지 걱정이 된다.

* 그때 수업에서 옛날 지도를 보게 됐다.
가즈의 집이 있는 그 골목의 이름은
'귀명사 골목'이다.
절도 없는데 어째서 귀명사라는 이름이 붙은 걸까?
갑자기 나타난 저 아이와 관계가 있는걸까?

* 학교가 끝난 후, 조심스레 아카리의
뒤를 밟는 가즈.
그런데 가즈의 집과 멀지 않다.
아카리를 아는 친구들의 말이 진짜였던 것이다.
실체는 없이 목소리만 들리는 아카리의 엄마.
그런데 동네 어르신들과 아이들은
그 엄마도 또렷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휑한 집에 가구도 없이 투명 엄마와
지내는 아카리의 모습은 너무 이질적이었다.

* 여름 방학 숙제인 자유연구에서
이번에는 토마토가 아닌 옛 지명 조사를
하기로 결정한 가즈.
부모님의 도움으로 미나카미 할머니를 만난 가즈.
근데 이 할매, 뭔가 알고 있는 듯한 눈치다.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즈에게서
뭔가를 캐내려고 한다.

* 고집 쎈 망할 할망구와 그녀의 고양이 기리코의
도움으로 융성사 주지스님을 만나게 된 가즈.
그에게서 '귀명사'의 정확한 뜻을 알게 된다.
돌아올 귀(歸)에 목숨 명(命),
죽은 이가 돌아와 산 사람들의 사이에
섞여서 태연하게 산다는 것이다.

* 그럼 아카리가 그렇게 돌아온 아이인가?
아카리가 귀신이라는 것을 발설하게 되면,
아카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온갖 잡생각 끝에 가즈는 결단을 내린다.

* 고집불통 할매의 도움으로
아카리가 원하는 것을 완성한 가즈.
매일매일 할머니를 찾아가 조르고, 떼쓰고,
싸우며 얻어낸 귀중한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또 다른 소설, '달은 왼쪽에 있다.'

* 이 소설의 결말을 보면서
미나카미 할머니의, 그리고 가즈의
진짜 속내를 살짝 엿볼 수가 있었다.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다면,
나는 누구를 살려 달라고 빌어볼까~했지만
그건 불공평한 일이라는 미나카미 할머니의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가는 게 제일이지.

* 어린 아이들의 눈으로 귀신을 보고,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초반에는 자신을 내내 한심해 하던 가즈가
여름방학 사이에 훌쩍 커버린 듯한 느낌도 들었다.
어른이 가슴 속에 간직한 꿈,
친구를 지키는 강한 마음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책이었다.

* 여름 방학을 앞둔 초등학교 4, 5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참 재밌는 책이었다.
어른들에게는 미스터리 판타지 동화가 될 듯 하다.
아카리와 가즈의 미래를 나름대로
상상해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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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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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여신을 하루 빨리 보고 싶어서
파수꾼이 끝나자 마자 바로 펼쳐 보았다.
한 뼘 더 성장한 레이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와 더불어 콩닥콩닥 설레기까지 했다.

* 그 날도 어김없이 경내를 청소하던 레이토에게
세 명의 어린 아이들이 찾아왔다.
하나는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고
하나는 초등학교 고학년, 다른 하나는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이었다.

* 그들은 일반 관람객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만든 '시집'을 경내에 비치하고
판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레이토는 난감했지만 아이들의 간절한 부탁에
손수 돈통까지 만들어주며 자리를 내주었다.

* 아이들이 만든 시집은 레이토의 예상대로
잘 팔리지 않았다. 아니, 아예 팔리지 않았다.
그런데 어떤 청년이 돈을 내지 않고
시집을 가져가는 것을 보았다.
뒤쫓아가 잡은 레이토는 돈을 내놓으라며 성화지만
우연히 만난 시의 주인 유키나는
그냥 돌려보내는 대신 독후감을 써달라고 한다.
그 시는 읽고 싶은 분께 드리고 싶어서
만든 시집이니 괜찮다고 했다.

* 한바탕 소동이 끝난 후에도
레이토의 일상은 시끄러웠다.
기념식을 하던 남성인 갑작스레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게 된 것이다.
녹나무의 촛불도 제대로 끄지 못하고,
종무소 문단속도 못하고 레이토는
구급차에 같이 타게 되었다.

* 다음 날 아침 뉴스에서 강도상해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범인은 얼마 전 시집을 가져간 그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경찰은 월향신사에도 찾아와
수색을 시작한다.
범인이 녹나무 속에 숨어들었기 때문에
흔적을 찾는다는 것.
그런데 왜, 레이토도 감시하는 거지?

* 한순간에 의심을 받게 된 레이토는
치후네 이모와 함께 '해피 카페의 날'을 찾아갔다.
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이모가 고민을 이야기 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을 찾은 것이다.
거기서 만난 어린 소년, 모토야.
모토야는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뒤
인지장애가 생겼다.
그런데 그 인지장애가 조금 심하다.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 전날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토야에게 레이토는
찰나의 한 순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병원에서 모토야를 다시 만나고
우연한 계기로 그가 신사에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그 일은 시작되었다.

* 유키나의 시집을 본 모토야는
순간적으로 생각난 이미지를 그려냈다.
그 그림을 본 유키나는 모토야가
시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야기를 엮어보기로 했다.
유키나는 글을, 모토야는 그림을 그리는
공동작업 형태의 그림책을.

* 매일 기억을 잊는 모토야에게
그 작업은 쉬울리가 없었다.
레이토는 항상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고,
유키나는 어린 동생과 아픈 엄마를 돌봐야 했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태어난 놀라운 이야기.

* 그 그림책을 낭독하는 사람도,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한 발자국 멀리 서서 책을 보는 독자도
감동 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마지막엔 정말 남편이 놀릴까
몰래몰래 눈물 훔치느라 애를 썼다.

* 아이들의 손에서 탄생한 이야기는
어른들의 머리를 띵~ 울리는 것이 있었다.
책을 덮고 나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의 일은
모두 선한 영향력을 발생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성선설을 믿는 사람이다.
모태신앙이 불교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윤회, 지옥도 철썩 같이 믿는다.
그래서 늘 내가 착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그 모든 것은 언젠가 나에게 돌아온다고 믿는다.
이 책도 그랬다.

* 손수 돈통까지 만들어서 자리를 내어준
레이토의 작은 행동이 이렇게
대단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 증상이 심해지는 치후네 이모와
모토야의 마지막 장면은 오열하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마냥 슬프지는 않고,
가슴 속에 따뜻한 무언가가 남아있었다.
지금, 현재가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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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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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사실 파수꾼의 후속작인 여신을
먼저 받아봤었다.
심지어 파수꾼을 읽어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기록해 놓은 것도 없고
여신을 읽으려고 보니 내용이
어렴풋하게 떠오를 뿐 선명하지 않았다.

* 대충 주인공의 이름과
녹나무의 파수꾼이 어떤 일을 하는지만
떠오를 뿐이었다.
당시, 도서관에서 빌려 봐서 책도 없었다.
그래서 책도 받으면 좋지! 라는 마음과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 주거침입, 기물파손, 절도미수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 레이토.
꼼짝 없이 감옥에 가겠구나 싶었는데
구세주가 나타났다!
레이토는 존재조차 몰랐던
엄마의 이복 언니, 즉 레이토에게는
이모가 나타난 것이다.

* 이모인 야나기사와 치후네는
한 눈에 봐도 부자 이모였다.
이모는 레이토의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신에
조건을 하나 걸게 된다.
녹나무의 파수꾼이 되라는 것.

* 동전 던지기로 운명을 결정했던
레이토에게 파수꾼 역할은 안 할 수가 없었다.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액의
변호사비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등 떠밀려서 시작된 파수꾼의 일.
그런데 이모는 이게 어떤 일인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다.

* 낮에는 경내를 청소하고
밤에는 기념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의 사항과 밀초를 건네준다.
녹나무 안에서 사람들이 염원을
드린다는 것 말고는 아는 것이 없다.
그건 말로는 설명이 안되니
직접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 혼자 일을 시작하고 스스로를
견습생이라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을 때,
묘한 여성이 어슬렁 거리는 것이 보였다.
녹나무의 기념은 무조건 혼자여야만 하고,
그때는 파수꾼도 그 근처에 갈 수 없는데
이 여자는 막무가내로 떼를 쓰기 시작한다.

* 찬찬히 사연을 들어보니,
내심 고개가 끄덕여 지는 레이토.
'아빠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
녹나무에게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유미의 말에 슬슬 동조하게 된다.
작전 세우기를 핑계로 유미와 자주
만남을 갖게 되는 레이토.
이 와중에 이모님의 호출도 간간히 있다.

* 유미의 이야기를 듣고,
이모님께 꾸중을 들으면서 지내다 보니
슬슬 녹나무의 '기념'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믐달엔 예념을, 보름달엔 수념을'이
기본이었던 것이다.

* 이와 더불어 녹나무에 기념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듣고, 느끼는 동시에
치후네 이모님에게 배우는 것 또한 많아졌다.
수념을 하기 위한 규칙 또한 이해가 됐다.

* 아빠는 얼굴도 모르고,
엄마는 초등학교 때 돌아가셨다.
레이토에게는 후미 할머니만이
유일한 가족이었다.
어느 날 이모라는 분이 나타나서
직장도 구해주고, 옷도 사주고,
같이 여행도 간다.

* 레이토는 그렇게 마음이 쑥쑥 성장해갔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없는 치후네에게,
조실부모하고 형제도 없는 레이토에게
그 둘은 유일한 혈육이었다.
유미네 가족을 보면서,
또 소키의 속마음을 들으면서
'가족'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

* 처음에 레이토는 염세적인 시각과
자기 비판을 늘어놓는 아이었다.
그런데 책의 마무리 쯤엔 어느새
이모에게 도움도 주고, 지켜 줄 수 있는
어엿한 가족이 되었다.
위로도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이다.

* 한 사람의 성장이 녹나무 하나로 인해
극단적으로 변했을 리는 없다.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누군가의 성장에는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관심, 사랑과 꾸중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 이모의 마음을 들은 레이토의 기분을
나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외로웠던 둘에게 '가족'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어서 참 기분이 좋았다.
한 번 읽었던 책이라 페이지를 넘길수록
슬슬 기억도 났다.

* 그래도 페이지를 덮을 수는 없었다.
그때, 그 시절에 내가 느낀 점과
지금의 내가 느낀 점이 참 달랐기 때문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몇 번씩 녹나무를 찾는 건가?
싶기도 했다.
사람을 성장하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니까.

* 책을 읽다 보면 두 번째 읽었을 때가
훨씬 더 좋은 책이 있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랬다.
추리소설 대가로 알려진 작가님의
눈물 쏙 빠지는 힐링소설.
남녀노소 누가 읽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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