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평점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여신을 하루 빨리 보고 싶어서
파수꾼이 끝나자 마자 바로 펼쳐 보았다.
한 뼘 더 성장한 레이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와 더불어 콩닥콩닥 설레기까지 했다.
* 그 날도 어김없이 경내를 청소하던 레이토에게
세 명의 어린 아이들이 찾아왔다.
하나는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고
하나는 초등학교 고학년, 다른 하나는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이었다.
* 그들은 일반 관람객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만든 '시집'을 경내에 비치하고
판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레이토는 난감했지만 아이들의 간절한 부탁에
손수 돈통까지 만들어주며 자리를 내주었다.
* 아이들이 만든 시집은 레이토의 예상대로
잘 팔리지 않았다. 아니, 아예 팔리지 않았다.
그런데 어떤 청년이 돈을 내지 않고
시집을 가져가는 것을 보았다.
뒤쫓아가 잡은 레이토는 돈을 내놓으라며 성화지만
우연히 만난 시의 주인 유키나는
그냥 돌려보내는 대신 독후감을 써달라고 한다.
그 시는 읽고 싶은 분께 드리고 싶어서
만든 시집이니 괜찮다고 했다.
* 한바탕 소동이 끝난 후에도
레이토의 일상은 시끄러웠다.
기념식을 하던 남성인 갑작스레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게 된 것이다.
녹나무의 촛불도 제대로 끄지 못하고,
종무소 문단속도 못하고 레이토는
구급차에 같이 타게 되었다.
* 다음 날 아침 뉴스에서 강도상해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범인은 얼마 전 시집을 가져간 그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경찰은 월향신사에도 찾아와
수색을 시작한다.
범인이 녹나무 속에 숨어들었기 때문에
흔적을 찾는다는 것.
그런데 왜, 레이토도 감시하는 거지?
* 한순간에 의심을 받게 된 레이토는
치후네 이모와 함께 '해피 카페의 날'을 찾아갔다.
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이모가 고민을 이야기 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을 찾은 것이다.
거기서 만난 어린 소년, 모토야.
모토야는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뒤
인지장애가 생겼다.
그런데 그 인지장애가 조금 심하다.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 전날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토야에게 레이토는
찰나의 한 순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병원에서 모토야를 다시 만나고
우연한 계기로 그가 신사에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그 일은 시작되었다.
* 유키나의 시집을 본 모토야는
순간적으로 생각난 이미지를 그려냈다.
그 그림을 본 유키나는 모토야가
시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야기를 엮어보기로 했다.
유키나는 글을, 모토야는 그림을 그리는
공동작업 형태의 그림책을.
* 매일 기억을 잊는 모토야에게
그 작업은 쉬울리가 없었다.
레이토는 항상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고,
유키나는 어린 동생과 아픈 엄마를 돌봐야 했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태어난 놀라운 이야기.
* 그 그림책을 낭독하는 사람도,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한 발자국 멀리 서서 책을 보는 독자도
감동 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마지막엔 정말 남편이 놀릴까
몰래몰래 눈물 훔치느라 애를 썼다.
* 아이들의 손에서 탄생한 이야기는
어른들의 머리를 띵~ 울리는 것이 있었다.
책을 덮고 나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의 일은
모두 선한 영향력을 발생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성선설을 믿는 사람이다.
모태신앙이 불교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윤회, 지옥도 철썩 같이 믿는다.
그래서 늘 내가 착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그 모든 것은 언젠가 나에게 돌아온다고 믿는다.
이 책도 그랬다.
* 손수 돈통까지 만들어서 자리를 내어준
레이토의 작은 행동이 이렇게
대단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 증상이 심해지는 치후네 이모와
모토야의 마지막 장면은 오열하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마냥 슬프지는 않고,
가슴 속에 따뜻한 무언가가 남아있었다.
지금, 현재가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