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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을 듣는 방법
김혜정 지음 / 델피노 / 2024년 7월
평점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노란 헤드셋을 쓰고 있는 소녀의 표지 속에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특히, 제목이 가진 의미도.
* 헤비메탈은 음악의 한 종류 아닌가?
음악을 듣는데도 방법이 따로 있는 건가?
싶은 제목이었다.
11살 무렵에 일어난 교통사고로
지체 장애인이 된 작가님이라니.
어떤 내용이 있을 지 더 짐작이 가지 않았다.
* 그렇게 펼쳐 본 책은 나를 한
레코드 가게로 안내했다.
중학교 때 나도 레코드 가게에 가서
좋아하는 가수의 테이프를 사서 모으기도 했지.
그러다가 CD플레이어로 바로 갈아탔고.
* 학창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때 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한 여자 손님.
2001년에 나온 굿바이 제리
라이브 앨범을 찾는 손님이었다.
아리따운 그 여성 손님은
들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흔히 함부로 이야기 하는 귀머거리.
* 그제서야 제목이 가진 의미를 이해하게 됐다.
그래, 이런 분들이라면 무언가 다른 방법으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지.
지금까지 살면서 왜 한 번도
'들리지 않는 사람의 음악 듣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은 음악을 듣지 않는다고 나 스스로
단정지었기 때문이다.
굿바이 제리 앨범을 찾는 손님을 뒤로하고
보이는 한 소설가.
* 그녀는 소설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꿈을 꾼 이후로 글을 단 한 줄도
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도망치 듯 떠난 곳에서 만난
한 밴드로 인해서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 책은 이렇게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의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상실의 형태도 다양했다.
누군가는 꿈을,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친구를 잃기도 했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사람이 생각 나기도 하고,
어떤 가수로 인해 잃어버린 것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다.
*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의 곁을 지켜주고 같이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의 이야기, 라고 나는
이 책을 한 줄로 이해했다.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이라고 해서
무조건 꽃길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 음악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특히 더 그랬다.
좋아서 시작했지만, 끝까지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문 직업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들은 음악으로 치유를 받는다.
* 음악과 함께 하면서 위로도 받고,
잊어버렸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 오르게 된다.
나 역시도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다.
특히, 운전할 때는 음악이 없으면 안 된다.
이 때는 주로 가요를 듣는다.
* 책을 읽을 때는 사방이 고요한 것을 선호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음악과 함께 읽는다.
주로 가사가 없는 피아노나 첼로를 듣기도 하고
가야금이나 대금을 듣기도 한다.
* 책에는 음악에 대한 취향이 20대 이 전에
확립 된다고 했지만, 내가 가야금과
대금 소리를 좋아하게 된 건
20대 후반 즈음이다.
아직도 어쩌다가 그 소리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 모차르트, 베토벤 교향곡과
가야금, 대금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다.
차분해 지는 마음에 책에 더 집중 할 수 있지만
집에 계시는 냥냥이 님이 주무시는 데
방해가 된다고 해서 일주일에 1~2번만 듣는다.
* 책 속에는 아는 노래도 있고,
모르는 노래도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을 읽을 때 나오는 노래를
같이 듣는다면 더 몰입이 될 지도 모르겠다.
* 흥의 민족이라고 불리는 한국인에게
뗄 수 없는 음악.
그 음악을 통해 마음이 포근하고
따뜻해 지는 책을 만나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