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
고수유 지음 / 헤세의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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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어떻게 시간을 빌려준다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었다.

*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으로
타인에게 줄 수도 없고, 뺏을 수도 없다.
늘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가고
지금도 나의 현재는 과거가 되어가고 있다.
인자해 보이는 할머니와 귀여운 까만 고양이,
똑똑해 보이는 앵무새가 있는 타임 전당포.
그곳은 어떤 곳일까?

* 사람이 살다보면 잡을 지푸라기도 없을 때가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거절하고
거부하는 기분.
그렇게 삶의 끝자락에 놓인 사람들은
신의 마지막 자비처럼 '타임 전당포'의
명함을 보게 된다.

* 시간을 빌려주는 전당포라고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는 명함을 본 이들은
밑져야 본전! 하고 전당포에 전화를 건다.
사실이라면 땡큐하고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
이미 잃은 것이 많아서 더 잃을 것도 없으니까.

* 그렇게 그들은 할머니에게 심사를 받게 된다.
과거의 시간은 24시간, 48시간, 72시간의
단위로 빌릴 수 있다.
24시간을 빌리는 데 남은 수명의
19년 하고도 65일을 넘겨줘야 한다.

* 과거에서는 고작 하루인데....?
만약 현재 내가 40세이고,
59세에 죽을 운명이라면
나는 과거로 돌아오자 마자 남은 수명을 주고
죽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남은
수명을 알고 가는 것도 아니다.

* 그럼에도 그들은 꼭 과거로 돌아가고자 한다.
남은 나의 수명을 주고서라도
바꾸고 싶은 한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후회일 수도 있고, 죄책감일 수도 있다.
그 한 순간을 바꿨더라도 현재의 내가
꼭 더 낫다는 보장은 없다.

* 그리고 만약, 과거에서 소원을 이뤘더라도
현재로 돌아오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할머니는 그것을 다르마, 즉 우주의 법칙이라고 했다.
돌아오지 않은 그들은 그 즉시 소멸이다.
꼼꼼하고 깐깐한 우주의 법칙 다르마 안에서
카르마를 행하는 책이라고 하고 싶다.

*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꼭 그에 따른
보상을 받기도, 업보를 받기도 했다.
욕심이 과하면 안 된다.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그들에게는
유혹의 손길이 너무 많았다.

* 만약 나라면, 내 앞에 타임 전당포가 있다면
나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만약 돌아간다면 어떤 부분을 바꿀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 역시나 나는 돌아간다면 7살 때,
비가 오는 그날 밤으로 돌아가고 싶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들어갔던 그 날.
그때 내가 거기에 없었더라면
아픈 발목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던
소풍과 운동회도 없었을 테고
30년 넘게 나를 옥죄는 통증도 없었겠지.

*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시 7살이었던 내가 그 날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거기에 나는 지금의 내 삶에
굉장히 만족하며 살고 있는 편이다.
그 사고 덕분에 나는 두 번째 삶을 사는 기분으로
늘 후회와 미련 없이 지내려고 매우 노력해왔다.
어쩌면, 그 사고조차도 나를 키우기 위한
우주의 법칙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뭐, 진짜 가나마나 내 수명만 날리는 거지.

* 이런 이상하고도 재밌는 상상들을 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삶에 지쳐 생의 끝자락에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만,
진짜 그런 사람들은 책을 안읽는다.
그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시간과 삶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 현재 타임 전당포는 서울/경기 지역에만
있었으니까, 다음에는 전라도/경상도 쪽으로 해서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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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머
모래 지음 / 고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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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호러 소설인줄 알고 읽었다가
사회파 미스터리였던 일이 있어서
다시 호러 책을 찾고 있었다.
그때 책 탑에서 빼꼼히 나를
나를 쳐다보고 있던 책이다.
얼마전에 나한테 수첩 갖고싶냐고
물으셨던 분이 계셨는데......
어떤 수첩인지 한 번 봐보자!

* 드리머.
꿈을 꾸는 사람들이란 뜻의 책.
뒷표지를 보니 불교와 힌두 사상의
신비주의로 가득한 오컬트 요소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가 같이 있다고 한다.
옳거니! 드디어 찾았다!

* 책은 네 친구의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필립, 여정, 기철, 명우.
네 사람은 모두 동갑내기로
고등학교 동창이다.
어떻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네 사람이었지만
그들도 알고있다.
가장 편하고,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는 이들 뿐임을.

* 그 날도 여느 때처럼 필립의 집에 모였다.
여정은 기철에게 또 차여서 화가 났고,
기철은 그런 여정을 애써 외면 한채
어떻게 하면 명우에게 돈을 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필립은 이 모든 것에 관심이 없었고,
명우는 왜 자신이 여기서 저들과 어울리고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 그렇게 술이 한 잔, 두 잔 들어가고
명우는 필립의 찬장에서 컵을 꺼내려다가
우연히 낡고 까만 수첩을 발견하게 된다.
그 수첩을 손에 쥐는 순간,
알 수 없는 충동에 휩싸였다.
'어떻게 해서든 이 수첩을 손에 쥐고 싶다'
라는 욕망에 사로잡힌 명우.

* 명우는 필립에게 수첩을 팔라고 하지만
필립은 돈 천 만원에도 수첩을 팔지 않겠다고 한다.
나중에 기철에게 들은 바로는
그 수첩은 필립의 외할머니가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사이비 종교인 가리교에서 나온 수첩이라고 한다.

* 그 수첩에 손이 닿았을 때 부터
이상한 꿈을 꾸게 되는 명우.
그는 결국 기철을 시켜 그 수첩을
자신에게 가져오게 한다.
기철은 여정을 시켜 필립을 집 밖으로
불러내게 하고, 여정은 기철이 사준
미우미우 원피스에 홀랑 넘어가서
유일한 친구인 여정을 배신할 것만 같다.

* 다행인지 불행인지 의리는 있었던 여정은
필립에게 그 수첩을 가지고 나오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필립이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필립의 가방에서 그 수첩을 꺼내고
여정은 알 수 없는 꿈을 꾸게 된다.

* 그렇다.
수첩이 손에 닿으면 수첩은 그 사람을
꿈의 길로 인도한다.
꿈의 내용은 각기 제각각이다.
그리고 그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도 매우 어렵다.

* 사이비 종교에서 나온 수첩을
둘러싼 네 친구의 관계,
수첩이 주는 힘과 그 힘을 이용하려는 다툼까지.
와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스릴 넘쳤다.
중간 중간 툭툭 튀어 나오는,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장면들은
책을 읽는 나마저도 그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만족할 수 없는 현실을
만족할 수 있는 현실로 바꿔 줄 수 있는 힘.
그러나 그 힘에는 무시무시한 대가가 따른다.
아무렇지도 않게 배신을 하고,
때리고, 베고, 상처를 준다.

* 이런 수첩이 실제로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손을 뻗을 것인가?
내 손을 뒤로 감출 것인가?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뒤흔들고,
이룰 수 없는 꿈을 쥐고픈 욕심을
종교적으로 빗대어 오컬트적으로
잘 풀어낸 책이었다.
오컬트 충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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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사냥 안전가옥 오리지널 39
임이정 지음 / 안전가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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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추리 소설을 비롯한
장르의 책들만 읽다보니,
호러가 너무너무 읽고 싶었다.
늘 3월부터 5월 초까지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는 나로서는,
이 스트레스들을 해소할 것이 필요했다.

* 아껴둔 책들 사이를 뒤적거리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음, 작년 국제도서전 때 제목만 보고
냉큼 집어온 책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제목만 보고
냉큼 펼쳤다.
이 제목을 누가 호러가
아니라고 생각하겠는가?

* 책을 펼친 나에게 도깨비 대신에
부모를 잃은 한 형제가 나타났다.
태오와 수오.
두 살 터울이나 수오가 생일이 빨라
학년은 한 학년 차이인 형제.
그날 밤, 형과 함께 몰래 밤마실을
나간 수오는 그날 부모를 잃었다.

* 장례식장에 온 어른들은
형이 제 부모를 죽였다고 수군댔다.
이제 열 두 살인 형이 수오에게는
얼마나 든든한 존재인지도 모르면서
수군대는 그들이 너무 싫었다.

*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흘러
수오는 대학에 입학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머리는 좋아
법학과에 입학했다.
형은 그런 수오를 뒷바라지 하느라고
여태 안 해본 일이 없을 지경이었다.

* 한동안은 삼촌 집에서 지냈지만
이내 형은 수오의 손을 잡고 도망쳤다.
그리고 태오는 수오의 보호자이자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연락이 뜸한 형제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연락이 안된 적은 없었다.

* 그래서 수오는 태오를 찾아 나섰다.
태오의 행적을 캐던 중, 눈에 들어온 여자 하나.
도둑질, 거짓말, 상습적인 도주.
이 세 단어로 설명되는 여자와 태오는
무슨 사이였을까?

* 그닥 도덕적이지 않은 삶을 살았던
조아랑의 뒤를 쫓으면서 수오는 그녀가
태권도 청소년 국가대표였던 h를 매일
검색하는 것을 알게 된다.
h와 조아랑은 어떤 관계일까 싶을 때,
하나의 뉴스가 보도된다.
야산에 묻힌 채 발견된 시신이
태권도 청소년 국가대표였던
h의 시신이라는 것이다.

* 그녀가 h를 죽인 것일까?
아니면 h의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는
형이 그를 살해한 것일까?
수오가 공부에 매달려 있는 사이
형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온갖 추측을 해봐도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호러 소설이 읽고 싶어서 들었던 책이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전개되어
실망한 것도 잠시, 어느새 태오와 수오,
아랑의 이야기에 푹 빠져서 책장을 넘겨댔다.

* 이 책은 쉽게 얘기하면 가출 청소년,
그들의 비행과 현 실태를 가장 처참한 모습으로
보여주는 사회파 미스터리였다.
특히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부모의 선택에 의해
생과 사, 삶이 갈리고 이것들은 모두
'부모의 사랑'으로 포장된다.

* 어린 나이에 '비참하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삶을 산 태오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끝까지
진실을 동생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읽으면서 내내 참담했다.

* 내가 모르는 곳에서
지금도 태오, 수오, 아랑 같은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을거라 생각하니 두렵기도 했다.
어른으로서 부끄럽기도 했다.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 나를 이렇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할 줄이야.

* 그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덜 아프고 덜 비참한 삶을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가볍게 펼친 책이었는데
책을 덮고 나니, 마음이 세상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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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2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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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친인 영두님께 선물로 받은 책이다.
내 책을 넘기면서 읽고 싶은 책 없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조심스레 데커 시리즈를 요청했고,
친절한 영두님 덕분에 책을 받아서 볼 수 있었다.

* 에이머스 데커는 전에는 미식축구 선수였다.
경기 중 불운의 사고를 당해 그는
과잉기억증후군과 공감각에 이상이 생겼다.
그 어떤 것도 한 번 보고, 들은 것은 잊을 수 없었다.
전 편에서 머리에 충격을 받은 후,
데커의 머리 속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펼쳐졌다.
그리고 이번 편에서 인지연구소가
데커에게 확실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확인해 주었다.

* 데커에게 일어난 변화는 머리 속 뿐만 아니었다.
파트너였던 알렉스 재미슨은 데커를 떠나 뉴욕으로 갔다.
거기서 투자은행가와 사랑에 빠졌다.
그의 상사였던 로스 보거트는 은퇴해 애리조나로 갔다.
그리고 데커가 형사였을 때 파트너였던
메리 랭커스터.
그녀는 초기 치매였고, 자신의 딸을 잊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데커에게 털어놓으며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 파트너를 모두 잃은 데커에게
새로운 파트너가 생겼다.
FBI 특수요원 프레더리카 화이트는
데커와 족히 30 센티미터는 차이가 나는
작은 흑인 여성이었다.
그녀와 함께 데커는 새로운 상사 존 탤벗의
명령으로 플로리다에 가게 되었다.

* 그곳에는 연방 판사와 그 여자의 경호원이
시체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방 판사인 줄리아 커민스는 이혼을 했고,
미식 축구를 하는 아들을 두고 있었으며,
전 남편은 그녀의 집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

* 그녀의 경호원 앨런 드레이먼트는
아르마니 정장에 까르띠에 시계,
페라가모 신발을 신고 슬로바키아
구권이 목구멍에 박힌 채로 총을 맞아 사망했다.
줄리아는 속옷 차림에 눈이 뚫린 안대가 씌워졌고
'레스 입사 로키토르' 라는 카드와 함께 죽어있었다.

*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발견된 것으로 보이는
두 명이 사망한 살인사건.
데커는 이 사건을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야 하는지,
아니면 각각 따로의 사건으로 봐야하는지 고민한다.
줄리아의 가족과 지인들,
드레이먼트의 지인과 다녔던 회사를 조사하면서
그의 회사였던 감마의 초대 사장이
3년 전 실종된 사실을 알게 된다.

* 슬로바키아 출신의 사장이 갑자기,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과
연방 판사와 그녀의 경호원이 죽은 사건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메리 랭커스터를 잃고, 머리 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든 것과 같은 기분에
알렉스도 없는 상황에서 그는
사건을 해결해야만 했다.

* 그리고 이 사건은 그들이 사망했던 시점에서
3년 전 사장이 실종됐던 시점으로,
그보다 더 먼 과거로 흘러가 그들이
절대 밝혀지지 않길 원했던,
꽁꽁 숨겨뒀던 진실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

* 처음에 메리 랭커스터의 죽음과 함께
인지연구소 소식에 걱정과 근심으로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었다.
홀로 남은 데커가 알렉스 없이 잘 지낼 수 있을까..?
물가에 어린 애를 내놓은 것 마냥
안절부절 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 사건이 복잡하기도 했지만
전에 없이 데커는 자신이 보고
머리에 저장해 두었던 것들을 자주 복기했다.
이미지들이 바로 연결되지 않은
접속 불량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그는 그의 초능력을 발휘했다.

* 데커가 메리의 딸인 샌디에게,
줄리아의 아들인 타일러에게 하는 말들을 보면,
데커의 변화가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다,
라고 생각했다.
책을 덮을 때 보니 어느새 찌푸렸던 미간은
펴져 있었고,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도 서려있었다.

* 나도 데커만큼이나 알렉스가 그립기도 했지만,
어느새 그의 새 파트너에게 스며들게 되었다.
탤벗은 그닥 마음에 들진 않지만.
책을 덮고 나니 후련하기도 하면서
뭔가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이다.
다음에는, 또 그 다음에는 어떤 모습의
데커를 볼 수 있을지 걱정과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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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오마카세 한국추리문학선 20
황정은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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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오마카세라 함은 메뉴의 종류와 요리하는 방식을
모두 셰프에게 맡긴다는 뜻의 일본의 문화로
요즘에는 고급 일식 요리 코스를 뜻하기도 한다.

*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셰프가 자신의
실력을 뽐내는 요리로 늘 대접 받는다, 라는
느낌을 주는 요리이다.
하지만 이 앞에 '살인'이 붙으니
느낌이 확 달라졌다.
뭐지? 대체 무슨 뜻이지?
살인도 코스가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책을 펼쳐보았다.

* 오늘도 그는 일식 고급 요리점인
스바라시의 문을 열었다.
무송빌딩의 건물주 최현성.
아버지 최무송이 남긴 건물을 상속 받은 그는
아버지와는 다르게 개쓰레기 건물주였다.

* 무송 빌딩에 입점한 점포들에게 갑질은 기본.
성추행과 성희롱은 덤이고,
입점한 점포들을 이용하면서 단 한 번도
돈을 내본 적이 없는,
놀부 저리가라 하는 못된 심보의 소유자였다.

* 그래도 건물주여서일까?
그에게 눈독을 들이는 여성들이 있었다.
리노헤어숍의 원장 정선아와
물들임염색방의 하민정이었다.
두 여자는 절친이면서 동시에
한 남자를 둘러싼 치정의 주인공들이었다.

* 염색방에서 최현성을 두고 정선아와
하민정이 몸싸움을 벌이게 된다.
무송빌딩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지켜보았고
얼마 뒤, 조물주 위에 있다는 건물주
최현성이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 담당 형사인 지형사는 탐문을 하던 중
전 건물주인 최무송과 현 건물주인 최현성의
대비되는 행보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뭔가 꺼름칙한 최무송의 죽음.
최무송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한 것이었다.
한 빌딩에 두 건물주가 사망했다.
건물을 노린 이의 연쇄살인인가 싶었을 때,
헤어숍의 정원장 또한 사망한 채 발견된다.

* 최현성을 둘러싼 치정 범죄일까?
아니면 건물을 둘러싼 살인 사건일까?
지형사도 읽는 이도 당최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그러던 중 그는 최무송이 총애했다고
알려진 몇 개의 점포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그 중 하나의 점포인 내과에서
트릭을 밝혀 낼 실마리를 찾게 된다.
다음 살인 오마카세를 대접 받을 이는 누구일까?

* 책을 읽는 내내 미친듯한 몰입도에
혀를 내둘렀다.
단 한순간의 지루함도 없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최현성의 죽음은 '업보'의 형태로 보였었다.
그동안 점주들을 어지간히도 괴롭혔어야지.

* 누가 죽였든 간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그의 행보에 사실 잘 죽었다 싶기도 했다.
마무리가 어떻게 지어질지 엄청 기대했는데
이렇게 맺어질 줄이야.

*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가족의 형태와
타인의 시선, 한 건물을 둘러싼 치정과
상속 이야기들을 보면서 이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뻔하지 않은 트릭과 뻔뻔한 사람들이
이루어낸 이야기.

* 읽는 내내 초밥과 회가 너무 땡겨서
조금 고통스럽기는 했지만,
배고픔을 뒤로하고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는
맛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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