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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사냥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39
임이정 지음 / 안전가옥 / 2024년 8월
평점 :

* 요즘 추리 소설을 비롯한
장르의 책들만 읽다보니,
호러가 너무너무 읽고 싶었다.
늘 3월부터 5월 초까지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는 나로서는,
이 스트레스들을 해소할 것이 필요했다.
* 아껴둔 책들 사이를 뒤적거리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음, 작년 국제도서전 때 제목만 보고
냉큼 집어온 책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제목만 보고
냉큼 펼쳤다.
이 제목을 누가 호러가
아니라고 생각하겠는가?
* 책을 펼친 나에게 도깨비 대신에
부모를 잃은 한 형제가 나타났다.
태오와 수오.
두 살 터울이나 수오가 생일이 빨라
학년은 한 학년 차이인 형제.
그날 밤, 형과 함께 몰래 밤마실을
나간 수오는 그날 부모를 잃었다.
* 장례식장에 온 어른들은
형이 제 부모를 죽였다고 수군댔다.
이제 열 두 살인 형이 수오에게는
얼마나 든든한 존재인지도 모르면서
수군대는 그들이 너무 싫었다.
*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흘러
수오는 대학에 입학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머리는 좋아
법학과에 입학했다.
형은 그런 수오를 뒷바라지 하느라고
여태 안 해본 일이 없을 지경이었다.
* 한동안은 삼촌 집에서 지냈지만
이내 형은 수오의 손을 잡고 도망쳤다.
그리고 태오는 수오의 보호자이자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연락이 뜸한 형제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연락이 안된 적은 없었다.
* 그래서 수오는 태오를 찾아 나섰다.
태오의 행적을 캐던 중, 눈에 들어온 여자 하나.
도둑질, 거짓말, 상습적인 도주.
이 세 단어로 설명되는 여자와 태오는
무슨 사이였을까?
* 그닥 도덕적이지 않은 삶을 살았던
조아랑의 뒤를 쫓으면서 수오는 그녀가
태권도 청소년 국가대표였던 h를 매일
검색하는 것을 알게 된다.
h와 조아랑은 어떤 관계일까 싶을 때,
하나의 뉴스가 보도된다.
야산에 묻힌 채 발견된 시신이
태권도 청소년 국가대표였던
h의 시신이라는 것이다.
* 그녀가 h를 죽인 것일까?
아니면 h의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는
형이 그를 살해한 것일까?
수오가 공부에 매달려 있는 사이
형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온갖 추측을 해봐도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호러 소설이 읽고 싶어서 들었던 책이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전개되어
실망한 것도 잠시, 어느새 태오와 수오,
아랑의 이야기에 푹 빠져서 책장을 넘겨댔다.
* 이 책은 쉽게 얘기하면 가출 청소년,
그들의 비행과 현 실태를 가장 처참한 모습으로
보여주는 사회파 미스터리였다.
특히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부모의 선택에 의해
생과 사, 삶이 갈리고 이것들은 모두
'부모의 사랑'으로 포장된다.
* 어린 나이에 '비참하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삶을 산 태오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끝까지
진실을 동생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읽으면서 내내 참담했다.
* 내가 모르는 곳에서
지금도 태오, 수오, 아랑 같은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을거라 생각하니 두렵기도 했다.
어른으로서 부끄럽기도 했다.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 나를 이렇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할 줄이야.
* 그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덜 아프고 덜 비참한 삶을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가볍게 펼친 책이었는데
책을 덮고 나니, 마음이 세상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