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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주는 연애 상담소
김호애 지음 / 토닥스토리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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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
추리소설보다는 조금 가벼운 장르의
책을 연달아 읽고 있다.
예를 들자면 무당이나 귀신, 요괴 같은.
평소에도 워낙 좋아하는 장르지만
요즘은 특히나 더 손이 많이 간다.
특히 한국 소설이라면 더욱더.
* 그런 와중에 우연히 눈에 띈 책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로맨스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 소개를 보니 눈에 띄는 한 줄이 있었다.
'귀신들의 못다 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오컬트 로맨스.'
로맨스에 오컬트가 버무려졌다?
그렇다면 무조건이지!!!
* 결혼정보회사 매듭의 에이스 커플매니저 보영.
그녀는 사람들의 인연을 알아보는
특이한 능력이 있었다.
흔히 이야기하는 새끼손가락의 붉은 실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에워싸는
공기의 농도를 통해 저절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런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회사에 몸담은 지 10년.
* 그런데 어느 날, 말도 안 되는 스캔들로 인해
사직서를 냈다.
나였다면 엄청 억울했을 것 같은데
보영은 생각보다 담담했다.
그녀는 보일러가 고장 난 월세방을 벗어나
오랜 친구이자 만신인 외할머니의 제자인
지혜의 신당으로 들어갔다.
* 지혜는 선녀님을 모시는 무당이었다.
무슨 일인지 선녀님이 화가 나셔서
지혜는 선녀님을 달래러 발리로 떠난 참이었다.
지혜를 대신해 정화수를 뜨고,
신당을 보살피며 지내는 보영.
만신인 외할머니 순정보살님이 아신다면
경을 칠 일이지만 얼어 죽을 수는 없으니까.
* 그렇게 지혜의 신당에서 지내게 된 보영은
지혜를 대신해 동지 치성을 드리게 되었다.
정성스레 상을 차리고, 평소 선녀님이 좋아하시는
마카롱도 깔별로 맞춰서 올렸다.
간단한 의례였을지라도 마치고 나니 기운이 쭉 빠졌다.
제상에서 내린 팥죽으로 끼니를 때우고
벌렁 드러누운 보영은 그대로 잠이 들었다.
* 잠깐 쉰다는 것이 너무 오래 잔 모양이었다.
밤 11시, 마당 쪽에서 발을 끌며
걷는 소리가 들려와 순식간에 잠이 달아난
보영은 환한 달빛 아래 한 여자를 보았다.
지혜를 대신해 이야기라도 들어주려고
여자를 신당으로 들인 보영은
곧 거울에 비치지 않는 그녀를 보고 혼절하고 말았다.
* 그렇다.
한밤중에 찾아온 그녀는 귀신이었다.
그런데 들고 온 이야기는 더 가관이었다.
결혼 후 암으로 죽은 여자는 남편을 떠나지 못해
그 주변을 맴돌았다.
시간이 흐르고 남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기자
그녀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찾아왔다.
오늘 새로운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하려는
남편을 막아달라고.
* 그렇게 한 번 찾아온 귀신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죽어서도 연애가 하고 싶다며 연애운을
보러 온 젊은 청년이 있는가 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영혼 결혼식을 하고 싶으니
그 사람을 죽여달라고 찾아온 영혼도 있었다.
어떻게든 귀신들을 피하려고 했지만
이내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보영은
귀신들의 부탁을 빙자한 협박을 들어주게 된다.
* 죽어서도 사랑을 놓지 못하는 귀신들.
그들을 보면 못다 이룬 사랑이 안타까웠다.
얼마나 한이 됐으면 보영에게까지 찾아왔을까.
하지만 마냥 슬프기보다는 은근한 코미디가 더해져
재미있는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마지막에는 살짝의 감동도 있었다.
* 목차를 절기로 나타낸 것도 매우 좋았다.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에서 시작해
봄이 온다는 입춘에서 끝을 맺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끝이 매우 아쉬웠다.
이번에는 보영이 귀신들의 초짜 커플매니저였으니
귀신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에이스 커플매니저가
되는 모습까지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보영의 러브 스토리도!
* 연애를 하고 결혼한 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그래도 사랑은 늘 어렵다.
그건 모든 걸 다 알 것만 같은 귀신들에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읽는 내내 괜히 웃음이 나고 마음이
술렁술렁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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