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49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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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칠보 #박에스더 #안전가옥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조선의 일곱 가지 보물과 옥과 범


* 한국 소설이 읽고 싶었다.

뭐, 나라별로 돌아가면서 책을 읽고 있지만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조선판'이 땡겼다.

아껴둔 책이 몇 권 보였었다.

고심 끝에 '칠보'를 꺼내 들었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고민도 없이

데려온 녀석이니 이젠 읽어줘야지!


* 조선이라는 나라는 사라지고

궁궐은 공원과 동물원이 됐다.

팔도를 다스리던 왕은 일본에

머리를 조아렸고, 그들은 조선에서

나는 것이라면 모두 빼앗고 짓밟았다.

이렇게 암울한 시대에 조선의 큰 무당인

동효는 일곱 아이를 골라

조선의 국운을 녹여 보석으로 만들어 넣었다.


* 금, 은, 마노, 유리, 장미, 녹아, 거거.

일곱 개의 보석은 조선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나라를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도록

만든 그들의 마음이었다.

한 사람이 짊어지기엔 그 운명이 너무 무거워

일곱 개로 나누었고, 이것이 바로 칠보였다.

이 일곱 보석은 모두 모여 다시 엮여야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동효는 이 일을 자신의 친구이자

궁녀였던 소화에게 맡기기로 했다.

소화에게는 그녀보다 더 큰 운명 줄이

머물 아이가 뱃속에 있었으니까.


* 동효의 말을 들은 소화는 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간도로 향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홉 살이 될 때까지도

그들은 조선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

칠보를 빼앗아 조선의 국운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려는 일본군 고독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칠보 아이들이 가진 능력 덕분이었다.

소화의 아이인 옥희는 다른 남매들과 다르게

자신은 능력이 없다며 침울했지만,

소화는 그들을 모두 데리고 조선으로 돌아갈 이는

옥희라며 아이를 달랜다.


* 그러던 어느 날, 간도에서 마적단과

마찰이 있은 후 바로 떠날 준비를 했던

그들을 고독이 덮쳤다.

아이들의 능력은 출중했지만 능력을 쓸수록

칠보화가 빨라져 몸이 굳어만 갔다.

그래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었지만

주술을 사용하는 고독의 많은 병력 앞에서는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옥희는 그날, 모든 가족을 잃었다.


* 그렇게 15년의 세월이 흐른 뒤,

옥희는 국제도시 페이저우의 호화 호텔

뮈게 맨션에서 하녀로 살아간다.

소문과 정보가 모이는 곳에서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옥희 앞에 정체를 숨긴 채

조선 독립군 대장인 최범규가

경호대장으로 오게 된다.


*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은 서로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범규는 운명이 그려내는 흔적을 볼 수 있었는데

그것들은 유독 옥희 주위에서 더 환히 빛났다.

하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극비였고

그랬기에 그들은 서로를 눈에 담으며

조선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 책을 덮은 뒤 처음 느꼈던 감정은

'예쁘다'였다.

나라를 생각해 자신이 가진 가장 귀한 것을

내어주던 그 마음들이 예뻤다.

가족을 잃고, 사랑을 잃고, 친구를 잃을지언정

나라를 잃을 수 없다는 그 신념들이 예뻤다.

그리고 서로를 눈에 담고 있는 옥과 같은 아이

옥희와 호랑이의 눈을 가진 범규가 너무 예뻤다.


* 조선의 국운을 가진 칠보는 극비였고,

범규 역시 조선 독립군이라는 정체는 비밀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엇갈리고 서로를 찌르다 못해

결국 자기 자신까지 상처를 낸다.

이대로 잠겨 죽어도 좋을 만큼 사랑하지만

나라 잃은 백성 앞에서는 그마저도 사치로 치부하고

마음을 다잡는 그들을 볼 때마다 답답해 미치는 줄!


*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미스터 선샤인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국운을 바꾸기 위해 광기 어린

집착을 보이는 그들을 보며 파묘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지금,

한국을 향한 견제라고 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만행이 뉴스로 들려온다.

그래도 꿋꿋이 이겨내고 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들을 볼 때면 독립군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나라를 사랑하고 태극기를 펄럭이며 그 무게를 견디는 자.

그럼 독립군이지 뭐.


* 약 660여 페이지의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옥희와 범규의 이야기가 궁금해 잠도 잘 수 없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간도에서 시작해

몇 년 뒤 봄과 여름을 거쳐 마무리된 책.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 꿋꿋이

살아남아 나라의 운명을 바꾼 그들의 이야기.

여기에 주술과 첩보, 로맨스까지 푹 절여져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고이고이 아끼게 될 책이 또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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