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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까지 비밀이야
안세화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평점 :

#한국소설 #무덤까지비밀이야 #안세화 #한끼
* 저녁에 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니
고질병인 비염이 도졌다.
자다가 깨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잠을 포기하고 펼쳐 든 책이다.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이 뭘까~
고민하다가 배고파서 밥과 펴들었다.
새벽 밥이랑 같이하니 순삭이구먼!
* 산에서 조난당한 세 남자 주원, 태일, 상혁.
그리고 우연히 같이 조난당한 백산.
네 사람은 동굴에서 죽을 날만 기다렸다.
생의 마지막을 이 친구들과 함께하게 될 줄은,
더군다나 자신이 죽은 뒤 아내가 보아서는 안 될
사진 한 장을 처리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주원.
* 그는 결국 핸드폰을 버리기로 결심한다.
잘 움직이지도 않는 몸으로 핸드폰을 버리고 돌아오자
의문에 싸인 눈초리들이 자신을 감싸안는다.
그리고 그때, 이왕 이렇게 된 거 죽기 전에
남들한테 말 못 했던 비밀이나 털어놓자고
제안하는 주원.
* 그는 방금 자신이 처리한 휴대폰 속 사진을 말했고,
수영 강사였던 태일은 철저한 관리 속에서
자신은 술을 참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상혁은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합법적인 도박에 손을 댔다고.
근데 진짜 합법이 맞을까?
* 그런데 세 친구의 비밀을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걸로 만들어버린 백산의 대답.
"전 사람을 죽였어요."
복수나 정당방위가 아닌 그냥,
그래보고 싶어서라는 이유였다.
그것도 한 사람도 아닌 세 사람을 죽인
연쇄살인범이라고 한다.
* 정신을 잃을 것만 같은 분위기에
진짜 정신을 잃으려는 찰나,
저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구조된 네 사람.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구조 직전에 털어놓은 비밀들.
특히 백산의 비밀은 그대로 묻어두고
살아가기에는 매우 위험한 것이었다.
* 주원이 정신을 잃고 있을 때,
태일은 경찰에 백산을 신고했고
상혁은 그의 자백을 받아내겠노라
녹음기를 들고 갔지만 실패했다.
그저 죽기 전의 거짓말로 치부하며
요리조리 빠져나간 백산.
하지만 세 친구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놈은 진짜다.
저놈은 진짜 살인마가 분명하다.
* 그때부터 그들은 백산이 언제 자신들을
죽이러 올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인다.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연쇄살인마가
그들을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그리고 실제로 백산은 세 친구의 주변을 맴돌며
시시때때로 그들의 숨통을 조여온다.
* 그러던 중 상혁이 유서를 남기고 사라지고,
태일이 수영장에서 사고를 당하게 된다.
경찰은 그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고용한 탐정도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자, 그럼 여기서 수의사인 주원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 200페이지가 살짝 넘는 얇은 책이지만
세 친구의 공포를 나타내는 깊이는 대단했다.
여기에 서로 의논을 하면서 시시각각 변해가는
그들의 의견과 행동들은 멍한 머리에서
잠을 싸~악 달아나게 만들었다.
* 오물오물. 밥 한 숟갈에 페이지 한 장.
어쩔 때는 책 보느라고 씹는 것도 잊어버렸다.
독자인 나는 끊임없이 의심해야만 했다.
백산의 말이 진짜 거짓말이었을까?
세 친구의 본능이 잘못 발휘된 것은 아닐까?
아무리 거짓말이라도 사람이 이 정도로
피폐해지게 공포에 휩싸일 수 있을까?
*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크~ 이 맛이지!!
사실 나는 세 친구가 다른 선택을 하길 바랐다.
하지만 내가 그 상황이었을 때,
그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는
장담을 하기는 어려웠다.
* 찰나의 순간, 생각 없이 뱉은 비밀 때문에
살아가는 모든 날이 지옥이 된 친구들.
그들의 공포는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뚜렷했고,
그들의 광기 어린 집착은 또 다른 맛을 제공했다.
비밀은 한 사람이라도 아는 순간
비밀이 될 수 없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역시... 이래서 사람은 주둥이를 조심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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