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미궁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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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안개미궁 #전건우 #북오션


* 평소에 늘 궁금했던 책이다.

오컬트나 추리 소설을 주로 쓰시는 작가님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은 뭔가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 왔다.

'미로 게임'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대체 어떤 장르일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궁금하면 읽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 들게 되었다.


* 짧은 비명과 함께 눈을 뜬 민욱.

사방은 어두웠으며 싸늘한 공기가 몸을 휘감았다.

의식은 조금씩 또렷해졌지만

여기가 어디인지, 그리고 자신의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자신과 공간에 대한 기억뿐만 아니라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는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 어떤 조합인지도 모른 채,

중학생 아이부터 60대 노부부까지 있었다.

그들은 민욱과는 다르게 이름과 직업은 기억했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때, 머리 위에서 들리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

-게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스테이지 1을 시작하겠습니다.


* 상황을 파악할 겨를도 없이

늑대인간이 그들을 덮친다.

살기 위해서는 도망치거나 싸워야 한다.

그렇게 그들은 게임 속 실제 플레이어가 된다.

스테이지 1의 늑대인간은 이지 모드답게

쉬운 편에 속했다.


* 하지만 스테이지가 거듭될수록

상황은 점점 예측할 수 없게 변한다.

갑자기 물어뜯는 빛나는 나방이 나타나는가 하면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공룡까지 등장한다.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단순히 게임을 지켜보는 느낌보다는

나 역시 그들과 함께 게임 속에 갇힌 듯한

답답함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 그들은 자신 혹은 타인의 목숨을 걸고

끝없는 선택을 해야 했다.

스테이지의 끝이 어디인지,

자신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실제인지 사후세계인지,

아니면 몰카인지도 모른다.

독자인 나도 그들과 함께

열심히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고통은 실제였다.

뛰면 숨이 차고 다치면 피가 나왔다.

그러나 목이 마른다거나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보상이라고는 목숨을 유지하는 것뿐인

이 게임 속에서 그들은 혼란스러워한다.


* 그리고 어느 한 순간,

모두 기억을 되찾게 되고

과거 자신들의 추악한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붉은 안개 속에 감춰진 거대한 악의는

아직 알아채지 못한 채.


* 오컬트와 추리만 잘 쓰시는 줄 알았는데

작가님의 세계는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기존에 읽었던 작가님의 작품들과

조금 다른 결이라고 생각했는데,

읽고 나니 역시 전건우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 끊임없이 '왜?'라는

의문을 던지는 방식은 여전히 작가님다웠다.


*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양파 같은 책이었다.

한 꺼풀 벗겼나 싶으면 또 다른 막이 있고,

그 막을 또 깠나 싶으면 또 다른 막이 있었다.

정말 최종 보스에게 가는 게임처럼

험난한 여정이 가득한 책이었다.


*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만한 추악한 과거였다.

사소하다면 사소했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어떻게 보면 과거에 비해 벌이 과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피해자의 마음을 생각하면

과하다는 말도 쉽게 꺼낼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걸 또 한 번 뒤집는 반전.

정말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클리어하듯 읽었다.


* 엄청난 스케일에 놀랐고,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다.

물론 보상은 돈이 아니었지만.


* 오컬트 소설 전문 작가님답게

으스스한 분위기를 제대로 잡아주면서

끊임없이 '왜?'라는 의문을 던져

추리 소설로서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

가상현실과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것 같은 책이라

남편에게도 한 번 읽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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