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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화바이룽 지음, 김소희 옮김 / 서사원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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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코끼리를 씻어낸 여자의 2분의 1 삶이 주는 묵직한 울림
*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진짜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직업을 가진
여성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너무 직관적으로 이해했음을 알게 된 것은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면서 부터이다.
* 리뷰를 읽을수록 그들이 얘기하는
줄거리 속에서 내가 이해한 것이
엉터리임을 알게 되었다.
그 속에서 그럼 나는 하나의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코끼리'는 뭘까?
어떤 상징적인 의미일까? 하는.
* 그렇게 프롤로그를 지나 마주한 것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한 가족이었다.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로 이루어진
이 가족은 아빠인 밍런의 발언으로
한순간에 갈라질 위기에 놓여있었다.
* 밍런은 아내인 정팡에게 결혼한 이후
거대한 코끼리가 자신을 짓누르고 있다며
이혼을 요구한다.
정팡은 이런 남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독자인 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갑자기? 왜?
이런 의문은 나만 가진 게 아니었나 보다.
* 정팡은 밍런에게 여자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흥신소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팡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밍런은 여자는 아니라고 딱 잘라 얘기하면서도
무언가 정팡을 속이는 듯 했고,
더구나 이상한 물품을 산 영수증까지 나왔다.
지금 아이들에게 전혀 필요 없는 영수증이.
* 그렇게 시간은 흘렀지만 팡 언니의
조사 결과는 깜깜 무소식이었다.
그렇게 둘은 아들 샤오위의 제안으로
일주일에 3일은 정팡이, 3일은 밍런이
아이들을 돌보고, 일요일 하루는
온 가족이 모이는 것으로 합의하고 이혼했다.
* 이혼이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
그리고 정팡에게 새로 생긴 시간들을
고민해야만 했다.
정팡은 이것을 2분의 1의 삶이라고 정하고
3일간의 계획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 우리의 삶이 늘 그렇듯이 정팡도
꼭 계획했던 것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그래도 최대한 새로운 출발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왔다.
남편인 밍런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다.
정팡의 2분의 1 삶의 3일이 채 끝나기도 전에.
* 처음에는 지극히 평범해 보였던 가족의 갈등과
그로 인한 파괴,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부부'라는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가장 가까운 타인이며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내 가족은 그의 선택으로 남이 되었다.
* 그런 전 남편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정팡과
그로 인해 마주하게 된 결과들.
까도까도 끝이 없는 양파와 같은 책이었다.
밍런이 숨기고 있던 것이 얼마나 대단한
비밀일까 싶었는데 막상 마주하고 나니,
엄청난 듯하면서도, 어쩌면 별것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이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내가 쉬이 짐작할 수
없는 그 고통의 깊이를 생각해 볼 수도 있었다.
* 앉은 자리에서 홀랑 다 읽게 되는
미친 흡입력에 감탄했다.
정팡이 밍런의 비밀을 마주하고,
그 뒤에 보인 행동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냉정하게
전 남편을 이해해주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제 혼자라는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 그리고 이런 사실들이 눈에 보이는 순간,
나는 제목이 가진 상징적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이 제목보다 더 찰떡인 제목은 없으리라.
정팡은 그렇게 코끼리를 목욕시키며
오늘도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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