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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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단편 소설집을 꺼내들었다.

 ‘야경’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밤의 풍경을 담은 잔잔한 이야기들을 떠올렸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작품이 보여주는 건

단순한 밤의 정취가 아니라,

낮에는 감춰져 있던 인간의 내면과

불안, 죄책감, 욕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이 책은 여러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이야기가 서로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이상하리만큼 하나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바로 ‘어둠’이다.

그리고 그 어둠은 귀신이나 괴물이 아니라,

결국 인간 안에 존재하는 감정들에서 비롯된다.


* 요네자와 호노부 특유의 담담한 문장은

큰 소리로 감정을 터뜨리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인물들을 따라가게 만들고,

독자가 스스로 균열을 발견하게 만든다.

그래서 사건 자체보다도

그 사건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 특히 좋았던 점은

각 단편들이 단순히 반전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고 난 뒤 묘한 여운과 찝찝함을 남긴다는 점이었다.

분명 이야기는 끝났는데,

인물들의 밤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만 같은 느낌.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도

한동안 조용히 생각하게 된다.


* 화려한 트릭이나 강렬한 자극보다는,

인간 심리와 감정의 그림자를 천천히 비춰내는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만족할 단편집이다.

밤길을 혼자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처럼,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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