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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자개장 - 전대미문의 자개장 타임머신
박주원 지음 / 그롱시 / 2025년 5월
평점 :

#한국소설 #판타스틱자개장 #박주원 #그롱시
* 한국 소설이 읽고 싶었다.
이 갈증을 해소시켜 주길 바라면서
600페이지가 넘는 아주
긴 소설책을 집어들었다.
'판타스틱 자개장'.
자개장은 전복 껌데기 따위를 썰어낸 조각으로
이것을 박아 꾸민 장롱이다.
어렸을 적, 할머니 집에 하나씩은 있었던 농.
얼마나 판타스틱한 일이 있을까
기대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 작가의 꿈을 꾸던 박자연은
공모전 결과를 기다리다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빠의 옆집에 사는 이웃 남자의 전화로
아빠가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중이라고 했다.
얼굴에 매직으로 그은 번개 표시를 달고
그렇게 아빠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 아빠인 박관수는 전직 직업 군인 출신으로
췌장암 4기라고 했다.
아빠는 코마 상태로 들어갔고,
자연은 아빠의 병상에서 떠나더라도
자신에게 사과는 하고 떠나라고 외친다.
* 일단 양평의 집으로 돌아온 자연은
날아오는 엄마의 잔소리를 피하고자
오래도록 집에 있던 자개장 안으로 숨어들었다.
순풍인 듯한 살랑이는 바람이 불어오고,
늘어지게 한숨 자고 나오니
이게 무슨 일이람?
* 시간은 어제로 되돌아가 있었다.
그렇다면 아빠가 쓰러지기 전에
병원에 모시고 가 처치를 할 수도 있다!
아빠에게 사과의 말 한마디를 받게다는 일념으로
어떻게든 아빠가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게 고군분투하는 자연.
* 처음에는 당연히 실패했다.
그렇게 다시 자개장으로 들어간 자연은
이틀 전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갔다.
실패를 거듭하고 자개장으로 다시 들어갈수록
현재와는 더 먼 과거로 가는 자연.
그리고 그렇게 먼 과거로 갈수록
시계에 표시되는 타이머는 짧아져만 갔다.
* 처음에는 사과 한마디 받겠다고
고군분투하는 자연을 보는 게 재미있었다.
아빠를 위해 산삼을 찾겠다고
지리산을 휘젓고 다니고,
심지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하고,
감옥에 다녀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고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녀는 늘 같은 결말에 다다랐다.
* 당최 이여자는 학습이란 게 없는건가?
언제나 똑같은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왜 깨닫는 것도, 바뀌는 것도 하나 없으면서
아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까?
어리석어 보였다.
반복이 이어질수록 인물의 선택과 태도에
변화가 없었고, 그 점이 점점 답답하게 느껴졌다.
* 책에 흥미를 덜어내는 데는
구조도 한 몫했다.
간간이 보이는 오타들은 애써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중복되는 문장 심지어
문단이 통으로 반복되는 걸 보면서
진저리를 칠 수 밖에 없었다.
* 그래도 한 번 펴들었으니 언제쯤
자개장이 타임슬립을 하게 해주는 이유를
알게 되는지 보자 하는 심정으로
끝까지 읽었다.
어떻게 보면 뻔하디 뻔한 이야기였다.
오히려 일련의 사건들을 줄이거나,
반복적인 장면 연출을 줄였더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아이디어는 흥미롭지만 반복 구조를
버티게 할 변화와 설득력이 부족한 작품이었다.
* 한국 소설이 읽고 싶다는 갈증은
해소 됐으나, 처음의 기대와 다르게
줄어드는 흥미에 당황했다.
페이지 수가 있는 책이라 킬링 타임용으로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요즘 어째 기대를 충족시키는 책을
만나기 어려워 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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